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장 지글러 지음, 유영미 옮김, 우석훈 해제, 주경복 부록 / 갈라파고스 / 200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저자는 스위스 인으로 유엔산하기구에서 식량지원프로그램을 수행하고 있는 학자다.
저자의 소개가 앞서는 것은 이 책이 어떤 기반을 둔 사람으로부터 나온 책인지
아는 것도 중요할듯 싶어서이다.

신자유주의나 빈부격차문제, 기아 문제등은 , 특히 한국에서 정치적 경제적 기반에따라
그 해석이 극명하게 갈라지는 문제이기 때문에 더 그렇다.

이런저런 뉴스들을 보면 솔찮이 세계적인 기업들을 많이 거느리고 있는 나라다. 제약회사들,
네슬레 같은 회사, 그리고 금융회사들도.
특히나 국제기구의 본부나 회의 등의 자주 열려서 다보스, 취리히, 바젤, 제네바 등
우리 귀에 익은 도시들도 적지 않은 편이다.

그런 나라 출신이 이런 주제의 책을 쓴다는게 조금 얄‚œ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양극단을 겪어본 입장에서 보다 더 현실적이며 진실한 내용이 나올수도 있다는 생각에 진지하게 읽어보았다.

‘기아’라는 문제는 전지구적인 문제중에 비교적 덜 심각하게 알려진 문제가 아닌가 싶다.       어릴 적에 ‘we are the world’라는 노래가 기억이 나고 몇 년전 김혜자씨의 홍보활동, 그리고 우리나라에는 한비야씨가 그런 쪽의 활동을 하고 있다는 점 정도가 알고 있는 전부다.
그리고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지금의 기아문제는 기후변화로 생긴 어쩔 수 없는 일시적 현상이고 다만 현재 활동이 부족할 뿐 돕는 손길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인줄 알았다. 그러나 이 책은 과거에 기아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던 사람들의 체험을 소개하며 기아문제는 나아가 신자유주의까지 연관되어 있는 해결하기 복잡한 문제라는 점을 이야기 한다.

기아의 악순환이 이루어지는 과정은 이렇다.
기아로 어려움을 겪는 나라들은 대부분 정치문화적으로도 후진국이다. 부정부패 또한 심하다. 기아를 해결하고자 하는 지도자는 대부분 이런 부정부패를 해소하고 민주적이고 공정한 시스템을 구축하려 한다. 이는 독점적인 이윤을 얻어가는 (외국)기업에게는 위협이 되고 돈을 무기로 다른 나라를 좌지우지하는 강대국에게는 눈엣가시가 된다. 또한 신자유주의의 입장에서는 기아를 해결하고자 하는 불필요한(!) 정부의 규제가 늘어난다. 결국 여러 공작을 통해 위협은 제거되고 가난과 굶주림은 계속된다.

이 책은 또  많은 사람들의‘자유’라는 개념의 이해에 대해 오해가 있음을 지적한다.
물론 자유는 일반적으로 우호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리고 흔히 신자유주의라는 말에 포함된 ‘자유’라는 말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하곤 한다. 그러나 신자유주의에서의 자유는 자본의 자유만을 의미한다는 점을 일깨운다. 인권과 인간성, 생존권에 대한 무시가 그 속에 깔려있는 개념인 것이다.  

전세계의 식량은 전 인류가 먹고도 남을 만큼 풍요로운데 선진국에서는 쓰레기통으로 버려지고
어디서는 먹을게 없어 울 힘조차 없이 조용히 죽어가고 있는 현실.
신자유주의의 본고장 미국과 FTA협상이 타결된 한국에서 나와 같은 시민은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
너무나 미약한 존재의 가벼움을 느끼지만 저자의 서문으로부터 희망을 얻어본다.


===========================================================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중략....

그렇다면 희망은 어디에 있는가? 희망은 서서히 변화하는 공공의식에 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수천 만명이 기아로 사망하고 수억 명이 만성적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것이 아주 자연스런 일로,
피할 수 없는 숙명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현재는 그 주범이 살인적이고 불합리한 세계경제질서라는
사실을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다.
...
중략..
..
현실은 살인적인 부정의로 물들어 있다. 풍요가 넘쳐나는 행성에서 날마다 10만명이
기아나 영양실조로 인한 질병으로 죽어간다.
그렇지만 인간의 의식은, 희생자들뿐만 아니라 북반구 국민들의 의식은
이런 상태를 오래 참지 못할 것이다. 변화된 의식은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이
충분한 식량을 확보하고 인간다운 삶을 누리기를 원한다.
기아로 인한 떼죽음은 참으로 끔찍한 반인도적 범죄이다.

다른 사람의 아픔을 내 아픔으로 느낄 줄 아는 유일한 생명체인 인간의 의식 변화에
희망이 있다.

2007년 1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장 지글러()유엔인권위원회 식량특별조사관)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한국어판 저자 서문 중..)

 


댓글(0) 먼댓글(1)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from 風林火山 : 승부사의 이야기 2007-11-18 22:01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장 지글러 지음, 유영미 옮김, 우석훈 해제, 주경복 부록/갈라파고스 2007년 11월 도서목록에 있는 책으로 2007년 11월 8일 읽은 책이다. 관심분야의 책들 위주로 읽다가 알라딘 리뷰 선발 대회 때문에 선택하게 된 책인데, 이런 책을 읽을 수록 점점 내 관심분야가 달라져감을 느낀다. 총평 물질적 풍요로움이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이기에 이 책에서 언급하는 "기아의 진실"은 가히 충격적이다. 막연하게 못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