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누 인간 파란 이야기 3
방미진 지음, 조원희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르다‘라는 사실이 두려움이 되고, 불안을 만들고, 피하고 경계하다가 결국 없애야 하는 존재로 받아들이는 인간의 무서운 본성을 동화에서 만나게 되다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진짜 영웅이라야 팀을 위해서 들이받히기도하고,
다른 사람을 돋보이게해줄 수 있는 거란다
너한테 많은 걸 배웠어.

너의 팬
레인보우 바이트 - P23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무렇지 않게 ‘우리‘와 ‘너희를 구별해 말하는 가일을 보자, 상남은 또다시 마음이 복잡해졌다. 가일이 말을 이었다.
"아까 공장으로 내려갔다 당한 사람들, 너희들이 말하는 비누인간들, 식량 가지러 간 거 아니야. 대화하려고 간 거라고, 우리는계속해서 말하고 또 말했는데…….."
"네가 인간이 아닌 건 충분히 알겠으니까, 그만 떠들어‘
상남은 가일의 말을 끊으며, 물었다.
"나는 뭐 하러 데려온 거야?"
"인질."
대답은 짧았다. 가일은 슬픈 표정으로 덧붙였다.
"네가 마지막 희망이야. 우리는 살고 싶어." - P105

마을에 울려 퍼지는 ‘위험하지 않습니다‘는 문구가 ‘죄 없는 그들을 당신들이 죽였지‘라고 말하는 듯했다. 노인부터 어린아이까지마을 주민 중, 손에 하얀 피를 묻히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었다.
"사람도 아니었잖아."
"맞아요. 중요한 건 사람이 아니었다는 거죠."
하지만 다들 알고 있었다. 사람이 아니었지만, 사람과 다르지 않았음을, 그들도 우리와 같았다. 이기적이고 계산적인 이도 있었고,
배려심 깊고 푸근한 이도 있었다. 모를 수가 없었다. 한 계절이 지나도록 부대끼며 같이 살았으니까. 같이 일하고, 물건을 사고팔았으며, 같이 공부하고, 대화를 나누었다. - P112

"사, 사람이 아닌데 어떻게 살인이야?"
누군가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반박했다.
"그분들이 사람이 아니면 뭔가요?"
"피도 하얗고, 피, 피부도 하얗고."
"실종자 중에 백색증 환자가 있었나요? 피부색이 다르면 사람이아닌가요? 이 세상에는 많은 희귀병이 있죠. 그분들은 사람이 아닌가요? 사람의 정의가 뭔가요?" - P11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오는 내가 손을 뗐는지도 모른 채 열심히 페달을 밟았는데 뱀처럼 이리 꿈틀, 저리 꿈틀 하면서도용케도 쓰러지지 않고 가는 거였다. 난 너무 기뻐서 팔짝거리며 소리라도 지르고 싶었지만 지오가 놀라서 또 넘어질까 봐 입을 막았다. 우스꽝스럽게 비틀대며 앞으로 꾸역꾸역 나아가는 지오의 자전거를 숨죽인 채 바라보았다. 불에 덴 것처럼 화끈거리는 손바닥을 바지에 문질렀다. 지오가 뒤를돌아보더니 환하게 웃었다. 그렇게 환하게 웃는 건처음 보았다. 우리의 첫 번째 작은 성공이었다. - P19

나는 또 네 생각을 한다. 너는 어디에도 없고, 어디에나 있다.
네가 지금 여기 있었으면, 여긴 숨어 있기 좋은곳이니까. 욕심과 미움이 힘을 다투는 곳이 아니니까. 다시 세상이 고요해질 때까지 너를 데려와 여기 함께 숨어 있고 싶다. - P54

나는가파른 림 로드에서 산양을 올려다보았다. 산양은나를 내려다보았다. 발밑은 붉은 절벽, 하지만 마음만은 가벼웠다.
"내가 무사히 지나가게만 해 달라고 빌던 벼랑길에, 저 작고 예쁜 것이 살고 있더구나. 남편과 나는 집으로 돌아왔고 보다시피 무사히 늙었단다." - P6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녀에게 집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느닷없이 들어서였다.
소녀의 옷차림은 초라하지도 사치하지도 더럽지도않은 그 나이에 맞는 정상적인 거였고, 머리 모양도 약간의 멋을 낸 티가 귀여운, 그 나이의 평균치의 머리 모양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것은 건물로서의 집이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편안하고 따뜻한 대화가 있고, 자유와 구속이 적당히 조화된 가정으로서의 집이었다. - P48

그 소년도 남보다 더 불량해 보이거나 초라해 보이지 않는 평균치의 소년이었다. 그러나 집 없는 아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또 났다. 남부럽지 않게 거두어주는 집은 있을지 모르지만 타인과 제대로 말하는 법을 가르쳐주는 가족이 있는 집은 없는 아이처럼 보였고, 괜히 백화점 안을 쏘다니는 소년 소녀들의태반이 완전한 집은 못 가진 아이들이 아닐까 하는 근거없는 생각도 들었다. - P5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