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에게 집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느닷없이 들어서였다.
소녀의 옷차림은 초라하지도 사치하지도 더럽지도않은 그 나이에 맞는 정상적인 거였고, 머리 모양도 약간의 멋을 낸 티가 귀여운, 그 나이의 평균치의 머리 모양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것은 건물로서의 집이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편안하고 따뜻한 대화가 있고, 자유와 구속이 적당히 조화된 가정으로서의 집이었다. - P48

그 소년도 남보다 더 불량해 보이거나 초라해 보이지 않는 평균치의 소년이었다. 그러나 집 없는 아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또 났다. 남부럽지 않게 거두어주는 집은 있을지 모르지만 타인과 제대로 말하는 법을 가르쳐주는 가족이 있는 집은 없는 아이처럼 보였고, 괜히 백화점 안을 쏘다니는 소년 소녀들의태반이 완전한 집은 못 가진 아이들이 아닐까 하는 근거없는 생각도 들었다. -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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