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는 어릴 때 엄마가 돌아가시고 친척집을 전전하다가 메이 아줌마와 오브 아저씨와 함께 살았다. 누구보다도 깊은 사랑을 주던 메이 아줌마가 돌아가시자 오브 아저씨는 메이 아줌마가 자신의 주위에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은 심령교회까지 찾아간다. 이 과정에서 많은 역할을 하는 이가 클리터스이다. 서머는 클리터스를 우습게 생각하지만 결국은 클리터스의 진솔함에 눈을 뜬다. 죽은이는 영원히 사랑하는 사람들 곁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같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준다. 그리고 클리터스를 통해서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다는 것은 경제적인 부와 관련이 없다는 것도 알게 해 주는 이야기이다. 메이아줌마가 서머에게 쓴 그 글이 사랑받고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알게 해 준다.

내세라는 것을 과학적인 견지에서 설명하고 있지만, 줄거리 보다 며칠 새에 읽었던 책들과 관련해서 죽음과 내세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생각하게 해 주었다.
그리고 이 책의 역자가 처음에 한 말, "SF를 전혀 접해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을 이해시키기 가장 어려운 점은, SF는 신기한 기계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모험담이 아니라는 것이다. SF는 오히려 과학과 기술의 발달에 따라 사람들의 생활과 감정, 사고 방식은 얼마나,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사람들은 과학 기술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그를 통해 스스로를 어떻게 바꾸어 나갈까를 탐구하는 소설이다."라는 것이 내가 SF를 읽는 이유를 그대로 대변해 주었다.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명쾌하게 표현을 못하는 것이 내 능력의 부족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 약간은 슬프기도 했다.

우리가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에 대한 하나의 대답을 들려주는 이야기이다. 죽음은 두려워해야 할 것이 아니라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 저자의 생각은 죽음을 맞이할 때의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이 책에서는 임사체험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그런 글을 보면 죽음이 두렵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믿을 수 있을 것 같다. 살아있는 동안 열심히 살되 죽음도 잘 받아들일 수 있다면 잘 살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현재의 내 처지도 되돌아보게 한다. 과연 화해를 할 수 있을까?
저자의 다른 책들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