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선가 추천한 책이라서 제목만 적어 놓은 것을 빌리러 갔다가 옆에 꽂힌 같은 작가의 책이라 같이 대출해 왔다.

[마가렛 타운] 보다는 [다른 세상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를 더 재미있게 읽었다.

[마가렛 타운]은 엄마는 우울증으로 자살하고 아빠는 암으로 죽은 딸에게 아빠가 부모에 대한 이야기를 기록해 둔 것이다. 딸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치고는 적나라하지만, 엄마가 자살했다는 그 사실로 인해 상처받을지도 모르는 딸에게 그것은 사실이기는 하지만 진실은 아니라며 아빠가 쓴 글은 감동적이다. 어쩌면 아빠 자신이 아내를 이해한 방법이기도 했으리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여러 명이 마가렛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이야기는 현실성이 없기는 하지만 누구나 자기 마음 속에 여러 명의 자아가 살고 있는 것을 참 잘 표현했다.

[다른 세상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는 다른 세상, 즉 죽으면 가게 되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이다. 다른 세상이란 자기가 세상에 살았던 나이만큼 거꾸로 먹어서 아기가 되면 다시 떠나는 곳이다.  주인공은 16살이 되기 전에 교통사고로 죽게 된 소녀이다. 다른 세상의 존재 유무를 떠나서 살아가는 방식을 되돌아 볼 수 있게 해 주었다는 점에서 재미있게 읽었다. 밑줄 그어두고 싶은 구절이 많았는데, 그것은 다음에 책을 보면서 해 둘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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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이라고 아이들 둘 다 늦게 일어난다. 지금은 내가 너무나 바빠서 그냥 두기도 하지만  규율을 몸에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재촉을 해야 하는건지 잘 모르겠다. 학기 중에는 어떻든 제 시간에 일어나서 학교를 가니까, 방학이라도 그냥 놔 두어도 되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저희들이 하루에 정해 놓은 분량의 과업을 하기만 하면 나머지 시간은 자율적으로 사용하도록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결과도 본인들 스스로 책임을 지도록 해야지, 언제까지 부모가 따라다니면서 챙겨줄 수 없잖아! 사실 게으른 엄마의 변명이기도 한 것 같네.

아무튼 지금 상황에서는 아이들이 정해놓은 분량의 공부를 했는지를 점검만 꼬박꼬박 해 주는 것이 내가 할 일인 것 같다. 그나마도 제때 못해주니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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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머리와 옆머리를 짧게 자르고 와서 너무 예쁘다. 왜 갑자기 마음이 변했을까? 사실 전의 머리 스타일은 아무리 봐도 어울리지 않았다. 유행이기는 하다만.

나는 아들이 좀 대범해서 유행같은 것 따라가기 보다는 무시했으면 하지만 자신이 소심해서 그럴 수 없다고 하는 아이에게 강요할 수도 없으니...

남편한테 아이가 자신이 소심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더니 대뜸 하는 말이 그것이 아니라 잘난 척하고 싶은 것이 아니냐고 한다. 그래서 나는 내가 그런 성격이 있어서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간다고 했더니, 이해가 안된다는 듯이 고개를 젓는다.

며칠 전 선배하고 만나서 한 이야기 중에 아들 가진 엄마들은 다들 남편하고 아들 사이에서 중개자 노릇하느라고 힘들어한다고 했다. 아마 나도 그 대열에 끼게 되겠지?

딸이 방학하면 파마를 하고 싶다고 해서 그것을 남편에게 말하고 허락을 해 주었다. 그렇게 하고 싶어하는 것을 못하게 하면 나중에 동티가 날 지 모르니, 지금 하게 해 주는 것이 그 갈망을 없애는 것이 아니냐고 설득을 하기는 했지만, 생각해 보니 남편한테 슬쩍 언질만 주고 딸더러 직접 허락을 받으라고 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부터는 그런 전략을 사용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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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세 권은 대충 읽었고, 나머지 두 권은 아주 재미나게 읽었다.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현상인 것 같기도 하다. 소설에 몰입하기 어려운 시기. 해야 할 일이 잔뜩 쌓여 있을 때는 소설에 몰두하기가 어렵다. 아마 그래서일까? 아니면, 내가 판타지에 흥미를 잃은 것일까?

[눈사태 속에서 부르는 노래]는 생각할 거리를 많이 주는 책이기는 하지만, 아예 책 뒤에 대놓고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는 것에는 찬성하지 않는다. 생각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데 꼭 그렇게 해야만 할 것 같은 강박감을 준다고나 할까? 내가 갖는 편견일수도 있지만 아무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자연이 주는 재난보다는 재난에 대처하는 사람들의 태도와 부모와 가족을 잃는다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해 주었다. 그리고 눈 속에 파묻힌 사람을 구조하기 위해서 열사람이 죽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도 생각하게 되었다. 전에는 나도 이것이 정당한가에 대해서 확신하지 못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확신하게 되었다. 구조하는 사람들은 현재 살아있고, 죽을지 안죽을지는 모르는 일이지 않은가? 하지만 눈 속에 묻힌 사람은 생사여부를 알지 못하는데 그냥 버려둘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사실 재난을 당한 사람을 구하는 행위는 나중에 자기 처지가 그렇게 되었을 때 구함을 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해 주는 것이 되기 때문에 이타적 행위가 인간 유전자에 기억된 것이 아닐까 싶다.

[믿음의 엔진]과 [왜 사람들은 이상한 것을 믿는가]는 라디오 방송에서 듣고 읽게 되었는데, 재미있게 보았다. 회의적 사고, 과학적 사고의 중요성을 절절히 느끼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밑줄 긋기에 인상깊은 구절을 기록해 두었다. 이런 책은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읽어야 하는데.

[왜 사람들은 이상한 것을 믿는가]가 좀 더 술술 읽히기도 했고, 번역도 매끄러운 것 같다.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지 않는 '하나님'이라는 표기가 눈에 거슬려서 [믿음의 엔진]은 읽기가 껄끄러웠을 수도 있다.

맹목적인 믿음과 내 종교만이 유일한 잣대라고 믿는 사람이 많은 사회일수록 살아가기가 빡빡할 것이고, 특히나 그런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 지도층 인사에 많다면 더욱 힘들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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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의 엔진 - 천사, 귀신, 부적, 종교, 징크스, 점성술...... 이성을 뛰어넘는 인간 믿음에 관한 진화론적 탐구
루이스 월퍼트 지음, 황소연 옮김 / 에코의서재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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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람들의 믿음을 결정하는 것이 무엇인지 밝혀내기 위해 이 책을 저술했다. 이 책에서 나는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믿음보다는 사람의 믿음을 결정하는 인과적 믿음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그 주된 내용은 인간의 생각과 믿음이 동물과 어떻게 결정적으로 다르며, 이것이 어떻게 진화해왔는가 하는 것이다. -5쪽

나는 과학에 충실한 사람이며, 세상을 이해하는 최선책 또한 과학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과학자로서 종교를 바라본다. 그렇지만 종교가 다른 사람의 삶을 방해하지 않고 과학과 충돌하지 않는다면 종교에 적대적인 태도를 가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6쪽

사람들은 기존의 믿음과 관련해서 증거를 조사할 때 자신이 보고자한 바를 보고, 결론지으려고 기대한 바대로 결론을 내리는 성향이 있다. 반증이 나타날 때도 자신의 믿음을 포기하기는 커녕 오히려 그 증거를 비판하기 일쑤다. 게다가 자신의 믿음에 쐐기를 박는 정보나 사건들은 역행하는 것들보다 더 잘 기억할 뿐 아니라 머릿속에 쉽게 떠올린다. 프랜시스 베이컨의 말처럼 "인간은 자신이 진실이기를 바라는 것을 더 선호"하기 때문이다.-17쪽

사람들이 자기 자신에 대해 갖고 있는 인식은 특히 믿을 게 못 된다. 평범한 사람도 대부분은 자신에 대해서 아부에 가까운 믿음을 갖고 있다. 많은 이들이 자신을 평균 이상으로 지성적이고 공정하며 달변가이고 편견이 적은 사람이라고 믿는다. -21쪽

하지만 아인슈타인에서 다윈에 이르기까지 아무리 확고하게 자리잡은 과학적 믿음도 기본적으로 결함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수정이 필요하다는 것이 과학의 근간이다. 그리고 과학적 믿음이 신뢰도와는 별개로 본래 윤리성이나 도덕성과는 무관함을 납득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단지 과학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느냐에 대해 말할 뿐이다. 뉴턴의 법칙에도, 유전자 코드에도, 유전자가 우리의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에도 윤리가 끼어들 자리는 없다.-316쪽

우리는 신비한 경험으로 치부하며 해답을 꾸며내기보다는 그런 풀리지 않은 질문들을 안고 살아갈 만큼 지적인 용기를 가져야 한다. 그리고 과학이 윤리나 도덕에 대해서 아무것도 말해줄 수 없음을 받아들여야 한다. 제임스의 말처럼, 종교의 거룩함은 세상에 꼭 필요한 특성과 우리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에 대한 하나의 잣대를 부여한다. 그렇다고는 해도 우리 인본주의자들이 잘 알다시피 그것이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 -337쪽

미국만 봐도 선진화된 산업문화 속에 존재하는 종교의 힘은 얼마나 막강한지 알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의 믿음이 불만스러울지라도 믿음을 갖고 있기에 우리가 인간다울 수 있다는 점을 늘 기억하고 다른 사람들의 믿음을 존중해야 한다. 그리고 그 믿음의 증거가 취약하거나 과학적으로 신빙성이 없다면 그들을 바꾸기 위한 노력도 감수해야 한다. 종교적 믿음의 상실은 매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며, 이 점은 타인에게 종교적 믿음을 강요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믿음에 바탕을 둔 행동이며 다른 사람의 권리에 대한 존중이 근간을 이루어야 한다는 점이다.-3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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