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머리와 옆머리를 짧게 자르고 와서 너무 예쁘다. 왜 갑자기 마음이 변했을까? 사실 전의 머리 스타일은 아무리 봐도 어울리지 않았다. 유행이기는 하다만.
나는 아들이 좀 대범해서 유행같은 것 따라가기 보다는 무시했으면 하지만 자신이 소심해서 그럴 수 없다고 하는 아이에게 강요할 수도 없으니...
남편한테 아이가 자신이 소심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더니 대뜸 하는 말이 그것이 아니라 잘난 척하고 싶은 것이 아니냐고 한다. 그래서 나는 내가 그런 성격이 있어서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간다고 했더니, 이해가 안된다는 듯이 고개를 젓는다.
며칠 전 선배하고 만나서 한 이야기 중에 아들 가진 엄마들은 다들 남편하고 아들 사이에서 중개자 노릇하느라고 힘들어한다고 했다. 아마 나도 그 대열에 끼게 되겠지?
딸이 방학하면 파마를 하고 싶다고 해서 그것을 남편에게 말하고 허락을 해 주었다. 그렇게 하고 싶어하는 것을 못하게 하면 나중에 동티가 날 지 모르니, 지금 하게 해 주는 것이 그 갈망을 없애는 것이 아니냐고 설득을 하기는 했지만, 생각해 보니 남편한테 슬쩍 언질만 주고 딸더러 직접 허락을 받으라고 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부터는 그런 전략을 사용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