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그에게 휘둘리는가 - 내 인생 꼬이게 만드는 그 사람 대처법
크리스텔 프티콜랭 지음, 이세진 옮김 / 부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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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술 읽히고 재미있고 그런데 가능한 이야기야? 보통 사람은 엄두 내기가 어렵지 않을까 싶더라. 

최면으로 치료한다는 것이 내가 알고 있는 그런 방법은 아닌 것 같기는 하지만 잘못 읽으면 마음먹기에 달린 거라고 할까봐서 처음에는 무서웠다. 같이 구매한 책  <몸이 아니라고 말할 때>를 읽으면서 계속 '그래서?'라는 질문을 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끝까지 다 읽을 수 있을만큼 재미는 있었지만 읽고 나니 아! 이런 치료법도 있구나하는 깨달음 정도랄까? 하기는 저자나 엮은이나 책대로 따라 하라는 것이 아니라 이런 치료법도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주려는 의도로 쓴 것일테니 그런 의미에서라면 성공했다 본다. 누군가가 나도 잘 모르는 내 마음을 짚어주고 이끌어준다면 훨씬 수월할 것 같으니까. 뭐 혼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람에게는 이런 도움이 절실히 필요할터이고. 

제일 마음에 걸리는 것은 신체적인 외상이나 병도 쉽게 조절할 수 있다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그외에 심리적인 부분은 공감도 많이 가고 연습하면 될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에릭슨 처럼 스스로 내면이 잘 단련된 사람이 아니라면 심지 굳은 부모 노릇하기도 어렵다. 게다가 나는 벌써 심지 굳은 부모하고는 너무 멀리 떨어져서... 너무 늦었어. 하지만 적어도 잘못은 인정할 수 있으니 다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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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전에 문고판으로 읽고 좋아서 헤인 연대기가 번역되기를 참 오래 기다리게 했던 책이다. 책 말미에 부록으로 내왔던 해설에서 참 자세하게 헤인 연대기를 설명했었거든. 만약 그때 보고 싶은 열망이 막 넘쳤다면 원서를 찾아 읽었을까? 그러면 영어를 잘 했으려나? 하는 생각을 잠시 했는데 이글 쓰면서 다시 꼼꼼하게 따져 보니 무지라는 것이 벗어나기 어려웠을 것 같더라. 내 어릴 적에는 원서 구하는 방법도 몰랐고 무엇보다도 모든 어려움을 헤치고 보아야겠다는 열정도 그다지 크지 않았던 듯 하다. 그냥 기다리는 일이 내가 제일 잘 하는 일인가보다. 잊지않고 기다리니 결국 번역이 되어서 볼 수 있더라구. 정말 오래 걸렸지만. 어둠의 왼손(암흑의 왼손)을 처음 읽고 헤인 연대기 책을 읽게 되기까지 삼십년은 기다린거 같다. 내 바람은 미지근하다.
아무튼 조금 전에 다 읽었는데 에스트라벤에게 일어난 일을 잊고 있었다. 기억이 사진이 아니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 게센의 빙원에 대한 묘사를 읽으면서 남극이나 그린랜드가 이럴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어떤 영상을 볼지 상상도 하게 되고.
또 한번 깨달은 것. 난 소설에서 묘사를 지루해한다. 잘 안읽어. 줄거리 따라 가는데 지장이 없다 생각하면. 하지만 작가가 쓸데없이 쓴 건 아닌데 건너뛰니 죄책감이 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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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들면 버려야 할 판타지에 대하여
노라 에프런 지음, 김용언 옮김 / 반비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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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전작(내 인생은 로맨틱 코미디)을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어서 제목 보고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다. 역시 내 취향이다.
영화도 내 취향이었고. 유브 갓 메일,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
나이 들면서 어찌 살아야 하는지를 참 근사하게 보여준다. 솔직하고 재치있는 글이라서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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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자신을 속이도록 진화했을까? - 진화생물학의 눈으로 본 속임수와 자기기만의 메커니즘
로버트 트리버스 지음, 이한음 옮김 / 살림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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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401
권력을 쥐고 나면-권력을 맛보면-남의 관점, 남의 복지, 남의 감정을 헤아리려는 노력이 줄어든다.

p. 417
물론 고문의 한가지 확실한 특징은 희생자에게 고문자가 듣고자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말하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p. 488 "자신의 마음을 바꾸는 것과 그럴 필요가 없음을 입증하는 것 사이에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면, 거의 모두 증명을 하느라 바쁘다." 이 말은 학계에 특시 잘 들어맞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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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것이 정답일 때, 옳은 것일 때가 많긴 하더라. 이 글 쓰면서 생각난건데 천동설과 지동설에 대해 설명한 이정모 관장님 강의에서 한 말과 비슷한 맥락인 것 같다.

p. 489
그러나 가지 않은 중간 길이 있음을 유념하자. 그들은 이렇게 말할 수 있다. "내 자신을 변혁하지는 않겠다. 이미 너무 늦었으니까. 하지만 내 자신은 기존 연구를 계속해도 내 학생들은 생물학의 새 연구 결과로부터 유용한 무언가를 배울 수 있도록 해 줄 것이다.(그들이 나를 가르친 수도 있다)." 전면 거부는 자기기만을 암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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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학자가 많다면야...

p. 514
한편으로 우리는 기만과 자기기만을 의식함으로써 그것을 더 즐기고, 더 깊이 이해하고, 그것에 맞서 더 잘 지키고(기만과 자기기만이 우리를 향할 때), 원한다면 그런 경향과 맞서 싸울 수 있다. 대체로 의식은 우리 주위의 사회적 세계, 즉 정부와 언론의 거짓말에서 우리가 자신과 사랑하는 이들에게 하는 더 내밀한 자기기만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훨씬 더 깊이 통찰할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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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저자가 하고 싶었던 말에 동의한다. 한편으로 엄청 부럽다. 과학자이면서 글까지 잘쓴다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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