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전에 문고판으로 읽고 좋아서 헤인 연대기가 번역되기를 참 오래 기다리게 했던 책이다. 책 말미에 부록으로 내왔던 해설에서 참 자세하게 헤인 연대기를 설명했었거든. 만약 그때 보고 싶은 열망이 막 넘쳤다면 원서를 찾아 읽었을까? 그러면 영어를 잘 했으려나? 하는 생각을 잠시 했는데 이글 쓰면서 다시 꼼꼼하게 따져 보니 무지라는 것이 벗어나기 어려웠을 것 같더라. 내 어릴 적에는 원서 구하는 방법도 몰랐고 무엇보다도 모든 어려움을 헤치고 보아야겠다는 열정도 그다지 크지 않았던 듯 하다. 그냥 기다리는 일이 내가 제일 잘 하는 일인가보다. 잊지않고 기다리니 결국 번역이 되어서 볼 수 있더라구. 정말 오래 걸렸지만. 어둠의 왼손(암흑의 왼손)을 처음 읽고 헤인 연대기 책을 읽게 되기까지 삼십년은 기다린거 같다. 내 바람은 미지근하다.
아무튼 조금 전에 다 읽었는데 에스트라벤에게 일어난 일을 잊고 있었다. 기억이 사진이 아니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 게센의 빙원에 대한 묘사를 읽으면서 남극이나 그린랜드가 이럴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어떤 영상을 볼지 상상도 하게 되고.
또 한번 깨달은 것. 난 소설에서 묘사를 지루해한다. 잘 안읽어. 줄거리 따라 가는데 지장이 없다 생각하면. 하지만 작가가 쓸데없이 쓴 건 아닌데 건너뛰니 죄책감이 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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