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도 한스가 속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니 맘이 아프다.
바야흐로 아름다운 계절이 시작되었다. 학생들은 식물 채집과산책, 야외에서의 놀이 등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점심시간이면수도원의 안뜰은 체조와 씨름, 달리기와 공놀이를 하는 학생들로가득 찼다.
한스는 친구의일에 끼어들지 않았다. 한스에게는 그 일을 하고 싶은 의욕도 재능도 없었다. 그리고 하일러가 저녁 시간의 대부분을 ‘스파르타’방에서 보낸다는 사실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한스는 멍한 상태로힘없이 돌아다녔으며, 내키지 않은 공부는 계속 제자리걸음이었다.
선생님이 해석을 시키기 위해 한스의 이름을불렀다. 그러나 한스는 대답하지않았다. 그러자 선생님이 화를 내며 소리쳤다."기벤라트, 왜 그러니? 어째서일어나지 않는 거냐?"그러나 한스는 여전히 꼼짝도하지 않았다. 그는 의자에 꼿꼿하게 앉아 고개를 약간 숙인 채 눈을 반쯤 감고 있었다. 한스는 선생님의 목소리를 듣고 꿈에서 깨어나기는 했지만, 그 소리는 아주먼 곳에서 들려오는 것 같았다
이상한 장면들은 자주 한스의 눈앞에 나타났다. 한스가 책을 읽을때 그 안에 묘사되어 있는 것들이갑자기 눈앞에 펼쳐지는 것이었다. 그것들은 현실 속의 모습보다훨씬 생생했다. 한스는 자신의 기억력이 하루가 다르게 나빠지고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절망에 빠졌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오래된기억들이 너무도 선명하게 떠올라 그를 두렵게 했다.
달라진 한스
한스는 새롭게 공부에 온 힘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예전처럼 쉽게진도가 나가지는 않았다. 남보다크게 뒤처지지 않으려고 힘겹게따라갈 뿐이었다. 그는 이렇게 된것이 우정 때문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손해를 보았다거나 방해를 받고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우정은 지금까지 놓쳐 온 많은것들을 채워 주는 보물처럼 여겨졌다. 한스는 예전의 메마르고 의무적인 삶과는 비교할 수 없는 따뜻한 삶을 누리면서 사랑에 빠진연인의 기분을 느꼈다. - P-1
신학교 교장의 ‘수레바퀴 아래‘
교장 선생님은 엄숙하면서도 친근한 눈길로 한스를 쳐다보며 말했다.‘그래야지, 기운이 빠져서는안 돼. 그렇게 되면 수레바퀴 아래에 깔리고 말 거야." - P-1
선생님들은 자기 반에 한 명의천재보다 열 명의 보통 학생들이들어오기를 바란다. 선생님의 역할은 빗나간 학생을 기르는 것이아니라, 라틴어와 수학을 잘하는성실한 인간을 키워 내는 것이기때문이다. - P-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