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일목요연해서 어디 제멋대로인 꿈이나 상상 같은 것은 전혀 끼어들 자리가보이지 않는다. 알고 있는 사람은 다 아는 것이지만 먼지 한 톨 없이 깨끗하고 잘 정리된 남의 집보다 적당히 너저분한 남의 집이모어가기에는 훨씬 편한 법이다. -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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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이 약속 불편하다.

"지금 나오실 수 있지요? 빨리 나오세요. 날씨가 기가 막혀요."
과연 그랬다. 날씨는 더할 나위 없이 쾌청했고 나영규는 언제나그렇듯이 튀는 물고기처럼 싱싱했다.
"이렇게 합시다. 지금부터 이십 분 후에 진진씨 동네 지하철역앞에서 기다려요. 거기, 주차하기가 마땅치 않으니까, 미안하지만진진씨가 먼저 나와서 내 차를 기다려줘요. 알았죠? 나는 지금 바로 출발합니다!"
나는 지금 바로 출발합니다, 라는 소리를 마지막으로 나영규는전화기 속에서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이십 분 후라는 시간을 맞출수 있는지, 정확히 지하철 입구 어디에 서 있어야 하는지, 등등의자상한 설명은 나영규라는 남자한테는 어울리지 않는다. 김장우라면 그렇게 하지 않았겠지만 - 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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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그럴 만한 이유가 없는데도 어머나는 끊임없이 자신의 활력을 재생산해서 삶에 투자한다. 나이가들수록 어머니의 재생산 기능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젊어서는그렇게도 넘치던 한숨과 탄식이 어느 순간 사라지고 그 자리에 남은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삶에의 모진 집착뿐이다. 내 어머니는 날마다 쓰러지고 날마다 새로 태어난다. - P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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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해서 내가 요즘 들어 가장 많이 우울해하는 것은 내 인생에 양감이 없다는 것이다. 내 삶의 부피는 너무 얇다. 겨자씨 한 알 심을 만한 깊이도 없다. 이렇게 살아도 되는 것일까.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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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는 도저희 못하는,
클럽을 등에 업고 내는 용기

다. 저 여자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아빠는 더싫었다. 장판을 딛고 서있는 두 발에서부터 들끓는 감정이 원망으로 정의된 그 순간만큼은 입닥치고 빌빌 기던 평소의 내가 아니었다. 주체할 수 없는 속마음이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불쑥 튀어나왔다는 것이다.
"아줌마가 무슨 상관이에요...."
"허어. 너 방금 뭐라구 했니? 아줌마?" - P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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