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어머니에게 아버지는 흑흑 흐느껴 울면서 말했다.
"당신이 접시를 가져오라고, 그것도 쟁반에 담아오라고 말했을때, 갑자기 무언가가 내 몸을 쇠사슬로 칭칭 동여매는 것 같았어.
정말이야. 참을 수가 없더라구. 안방 벽들이 나를 가두는 감옥 같았고, 달려온 당신은 나를 가두는 간수 같았어. 당신은 몰라. 그 절망이 얼마나 무서웠는지…………."
자신의 미래가 어떻게 헝클어질 것인지 감히 짐작조차 못 하고 있었던 어머니는 흐느껴 울며 회개하는 남편이 가여워서 이렇게 위로했다.
"당신도 참 앞치마 두르고 설치는 간수도 있어요?" - P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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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통점들

내 마음대로 해석한 김장우의 전화 메시지 때문에 나는 쉽게 하늘색 전화기 앞을 떠날 수 없었다. 동전은 넘치도록 많은데, 뒤에서 빨리 끊어달라고 재촉하는 사람도 없는데, 조용조용 꽃가지를흔들고 있는 라일락은 저리도 아름다운데, 밤공기 속에 흩어지는이 라일락 향기는 참을 수 없을 만큼 은은하기만 한데………… - 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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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일목요연해서 어디 제멋대로인 꿈이나 상상 같은 것은 전혀 끼어들 자리가보이지 않는다. 알고 있는 사람은 다 아는 것이지만 먼지 한 톨 없이 깨끗하고 잘 정리된 남의 집보다 적당히 너저분한 남의 집이모어가기에는 훨씬 편한 법이다. -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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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이 약속 불편하다.

"지금 나오실 수 있지요? 빨리 나오세요. 날씨가 기가 막혀요."
과연 그랬다. 날씨는 더할 나위 없이 쾌청했고 나영규는 언제나그렇듯이 튀는 물고기처럼 싱싱했다.
"이렇게 합시다. 지금부터 이십 분 후에 진진씨 동네 지하철역앞에서 기다려요. 거기, 주차하기가 마땅치 않으니까, 미안하지만진진씨가 먼저 나와서 내 차를 기다려줘요. 알았죠? 나는 지금 바로 출발합니다!"
나는 지금 바로 출발합니다, 라는 소리를 마지막으로 나영규는전화기 속에서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이십 분 후라는 시간을 맞출수 있는지, 정확히 지하철 입구 어디에 서 있어야 하는지, 등등의자상한 설명은 나영규라는 남자한테는 어울리지 않는다. 김장우라면 그렇게 하지 않았겠지만 - 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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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그럴 만한 이유가 없는데도 어머나는 끊임없이 자신의 활력을 재생산해서 삶에 투자한다. 나이가들수록 어머니의 재생산 기능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젊어서는그렇게도 넘치던 한숨과 탄식이 어느 순간 사라지고 그 자리에 남은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삶에의 모진 집착뿐이다. 내 어머니는 날마다 쓰러지고 날마다 새로 태어난다. - P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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