봤어요." 그녀는 계단을 올라 방으로 들어갔다. 그날 밤, 텅 빈 화면 앞에 앉은 나는 아주 오랜만에 나 혼자 그것을 마주하고 있는 게 아니라고 느꼈다.
"우리 엄마도 싱글맘이었어요. 기지와 배짱이 넘치는 분이었죠…… 당신처럼. 만약 내 미래의 수입과 자유를 베팅할 파트너를 선택해야 한다면." 그녀가 쓴웃음을 지으며 덧붙였다. "당신한테 거는 게 안전한 도박이라고 봤어요." 그녀는 계단을 올라 방으로 들어갔다. 그날 밤, 텅 빈 화면 앞에 앉은 나는 아주 오랜만에 나 혼자 그것을 마주하고 있는 게 아니라고 느꼈다.
"다음에는 초인종 누르시고요." 베로가 뒤통수에 대고 외쳤다.그는 뒤를 돌아보지도 않고 가운뎃손가락을 들었다. 무엇보다 베로를 무시하는 그 모습에 나는 꼭지가 돌았다.
"두 권이죠." 베로가 덧붙였다. 그녀의 매섭고 까만 눈에 드러난 자부심을 보자 나는 목이 메었다. 내 직업을…… 음…… 직업으로 취급해준 사람은 여태 아무도 없었다. 아무도 내가 하는 일을 감싸주거나 뿌듯해 하거나 자랑하지 않았다. 책상 뒤에서 나는 언제나 혼자였다.
집주인님. 당신 명의의 집이라고 함부로 쳐들어올 권리는 없습니다. 임대차 계약서, 특히 4조 b항을 읽어보셔야겠네요. 세입자에게 이 집에 들어오겠다는 의사를 미리 고지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어요. 다음에도 이 집에 예고 없이 침입하시면, 원치 않는 광경을 보실지도 모릅니다.""원치 않는 광경?"‘설마 시체는 아니겠지. 제발 시체라고는 하지 마.’"핀레이 씨가 최근에 교제하기 시작한 섹시한 속옷 모델이라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