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엄마
재봉틀과 오븐늙는다는 건시간의 구겨진 옷을 입는 일 - P18
문득 서로 돕지 않는다면 삶에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나날을, 수십 년을, 평생을 단 한번도 세상에 맞설 용기를 내보지 않고도 스스로를 기독교인이라고 부르고 거울 앞에서 자기 모습을 마주할 수 있나?아이를 데리고 걸으면서 펄롱은 얼마나 몸이 가볍고 당당한 느낌이던지.가슴속에 새롭고 새삼스럽고 뭔지 모를 기쁨이 솟았다.펄롱의 가장 좋은 부분이 빛을 내며 밖으로 나오고 있다는 걸 알았다.대가를 치르게 될 테지만, 그래도 변변찮은 삶에서 펄롱우 지금까지 단 한번도 이와 견줄 만한 행복을 느껴본 적이 없었다 - P119
배로강이 자기가 갈 길을 안다는 것, 너무나 쉽게 자기 고집대로 흘러 드넓은 바다로 자유롭게 간다는 사실이 부럽기도 했다. - P117
상점, 이발소 등등을 발길 닿는대로 다니며생각을 정리하고 있는 펄롱
하늘에서 내린 눈이 온 세상 위로 내려앉았다. 펄롱은 왜 편안하고 안전한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아일린은 벌써 자정미사 준비를 하면서 펄롱이 어디있을까 생각하고 있을 거였다. 그러나 펄롱의 하루는 지금무언가 다른 것으로 채워지고 있었다. - P113
네드의 행동이, 바로 나날의 은총이 아니었나. 펄롱의 구두를 닦아주고 구두끈을 매주고 첫 면도기를 사주고 면도하는 법을 가르쳐주었던 사람이다. 왜 가장가까이 있는 게 가장 보기 어려운 걸까?잠시 멈춰서 생각이 마음대로 돌아다니고 떠돌게 하니마음이 홀가분해졌다. 한 해 일을 마치고 여기 앉아 차례를기다리고 있는 게 싫지 않았다. - P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