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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무덤에서 춤을 추어라
에이단 체임버스 지음, 고정아 옮김 / 생각과느낌 / 200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무덤 위에서 춤을 추라니, 그 앞에 누워 통곡을 해도 모자를 판에 이게 무슨 정신 나간 소리인가.
배리는 짜릿한 친구였어, 하지만 그걸 지나치게 좋아했어. 그 누구도 쉴 새 없이 짜릿하게 살 수는 없는 거야. 그게 배리라고 해도 말이야. 너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겠지 너한테는 배리하고 함꼐한 모든 일이 새롭고 특별했으니깐. 배리가 세일링과 오토바이를 좋아한 건 그게 언제나 짜릿했기 떄문이야. 거기에는 위험이 동반되니까.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재난에 다가가서 새로운 스릴을 얻을 수 있으니까.
내 생각이 정말로 궁금하다면 말할께, 네가 배리의 무덤에서 그런 이상한 일을 한 건 더 이상 그 친구한테 기댈 수 없어졌기 때문이야. 또 그 친구의 보살핌을 받을 수 없어졌기 때문에. 너는 다시 너 혼자가 되어서 스스로를 책임지고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 상황을 견딜 수 없었어. 네가 원한 건 배리가 아니였어. 네가 원한 건 배리라는 관념이야. 왜냐면 배리는 네가 생각한 그런 사람이 아이었으닊. 실제로는 배리도 너만큼 겁이 많았어. 아니면 나만큼. 아니면 대부분의 사람들 만큼. 그렇지 않은 것처럼 행동했을 뿐이야. 연기를 잘한 거지. 너한테만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도. 내가 볼 떄 너는 그저 배리의 얼굴과 몸에 반해놓고 거기다 네가 원하는 사람의 관념을 뒤집어씌운거야.
즉시 재생, 수정?
세상에 완전함이나 완벽한, 절대 진리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 결정된 것으로 끝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모든 일은 자신이 생각함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그 생각은 언제든지 달라질 수 있다. 어떤 불의의 사고를 당했을 당시에 혼란스러움과 두려움이 사건이 지난 1년 후까지 똑같으라는 법은 없다. 마음이 가라앉은 후 다시 되돌려 생각해보면 자신의 잘못이 보이기도 하고 그동안 주의 깊게 보지 않았던 사물들이 나타나기도 한다. 즉시 재생은 사람의 순간적이고 충동적인 생각이다.
끝은 시작이 될 수 있고, 고난은 희망이 될 수 있다. 과거에 연연한 필요는 없다. 세상은 계속해서 바뀐다. 현실에 안주 하려고 하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수정이 필요하다. 청소년기는 어떻게 보면 하나의 큰 사건으로 생각할 수 있다. 혹시 어렸을 적 친구들과 찍은 사진들을 가지고 있는가. 사진 속에 내가 입고 있는 옷이나 행동들이 어찌나 촌스러워 보이는지. 보자마자 손으로 가리고 싶어질 때가 있다. 꼭 사진이 아니라도 일기라던가 머릿 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일들이 가끔 온 몸을 소름돋게 만들기도 한다. 그렇다고 지금 내가 그 때와 똑같지는 않다. 어렸을 적의 일이 후회되고 부끄러운 이유는 내가 지금 성숙했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중요한 단 한 가지는 우리 모두가 어떻게 해서든 우리 자신의 역사에서 탈출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