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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야 미친다 - 조선 지식인의 내면읽기
정민 지음 / 푸른역사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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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야 미친다>


불광불급!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라는 말이다. 이 책은 이를 몸소 실천한 조선시대 지식인들의 열정과 광기를 탐색한 글이다. 그들을 소개하자면 허균, 권필, 홍대용, 박지원, 이덕무, 박제가, 정약용, 김득신, 노긍, 김영 등의 지식인들이다. 저자는 말한다. 이들의 공통점은 우연찮게도 대부분 그 시대의 메이저리거들이 아니라 주변 또는 경계를 아쉽게도 비껴 갔던 안티 혹은 마이너들이라고.....  


김영은 인천 사람으로 신분이 미천했으며, 용모가 꾀죄죄하고 말도 어눌하여 알아들을 수 없을 지경이었다고 한다. 그런 그가 15~16년간 역상에 몰두하여 남들이 넘볼 수 없는 경지에 이르게 되었을 때, 그의 재능을 알아본 서호수로 인해 관상감(오늘날 기상대와 천문대의 기능을 아우르고 있던 서운관)에 기용될 수 있었다. 출신도 불분명한 미천한 농군의 아들이 과거도 거치지 않고 관상감 관직을 얻은 것은 조선조를 통틀어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일이었다고 한다. 그의 능력은 다른 이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탁월하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세상은 재주 있는 자를 결코 사랑하지 않는다.”라고 하였는가? 그를 시기하는 소인배들로 인해 벼슬에서 쫓겨나게 되었고, 결국 세상에서 버림받은 채 학문에만 몰두하다가 평생을 따라다니던 곤궁을 떨치지 못하고 굶어 죽게 된다.


노긍을 보자. 그의 신분은 서얼(양반의 자손 가운데 첩의 소생을 이루는 말)이었다. 총명함과 해박함은 어떤 인물에도 뒤질 것이 없었으며, 과거를 볼 때마다 합격하였지만, 서얼이라는 신분이 그의 앞길을 가로 막았다. 높고 큰 뜻을 품었으나, 그에게 주어진 일은 부잣집 과외선생에다 과거시험 답안지 대필이었다. 그러던 중 돈 받고 시험 답안지 팔아먹은 놈이란 더러운 이름을 뒤집어쓰고 귀양살이를 하게 된다. 결국 그는 절대 궁핍 속에 일생을 마치고 만다.


간단히 이 책에 나온 두 명의 지식인만 소개해 보았는데, 눈에 띄지 않던 이들을 보니 안타까움이 밀려왔다. 왜 그들은 그런 지식들을 썩힐 수 밖에 없었는가? 아마도 김영과 노긍처럼 많은 조선시대 지식인들은 그 시대 사회시스템에 실망을 하여 아웃사이더가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문득 마틴 루터가 생각난다.

16세기 로마교회는 수도사들의 면죄부 판매 등 성경과 다른 내용으로 인해 타락 할대로 타락하였었다. 이를 본 마틴 루터는 반박문을 쓰게 되지만, 이를 게시하면 교황으로부터 파면당한다는 말을 듣고 조용히 입을 막고 지내게 된다. 하지만, 부인의 도움으로 그는 죽음을 각오하고 독일의 비텐베르그 성당문에 로마 교회의 비성격적인 내용을 비판하는 95개조 반박문을 게시하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16세기 종교개혁과 해방운동이 일어나게 되었다.


조선시대 지식인들도 마틴루터처럼 죽음을 각오하고 그 시대의 불합리함에 대항하여 용기를 내었으면 어땠을까?  그들의 광기를 이런 시스템을 타파하고자하는 쪽으로 조금이나마 방향을 바꿨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하지만, 그들을 탓하기에 뭔가 찜찜함을 감출 수가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미친 사람들이 있었기에 조선시대가 더 나아가 이 시대가 발전될 수 있었음을 부인할 수는 없기 때문인 듯 하다.


이 책을 통해 조선시대 지식인들의 내면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으며, 그들의 삶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해주었다. 다만 적은 분량 속에 너무 많은 것을 소개 하려고 하지 않았나 하는 작은 아쉬움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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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가 가장 싫었어요
김양현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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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가 가장 싫었어요> 지은이 : 김양현

이 책은 가수 김현정, 영화감독 류승완, 댄서 윤상용, 벤처사업가 김병진, 초밥요리사 이상수, 만화가 정훈이, 뮤직비디오 감독 홍정호, 게이머 이명진과 임우진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저자는 말한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학력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이루기 위해 달려왔다고 말이다. 하지만 나에겐 자신의 일을 즐기며 그것에 미쳤다는 공통점이 눈에 띄었다. 아래는 그 부분에 대해 나름대로 정리해 본 글이다.

가수 김현정 - 데뷔초 하루에 춤을 6~8시간씩 쉬지 않고 연습했으며, 노래 또한 쉬지 않고 연습했다. 걸어 다니면서 밥 먹으면서, 누워서 쉴 때, 어떤 상황에서도 노래는 끊이지 않았다.

영화감독 류승완 - 잘하는 자는 좋아하는 자를 따르지 못하고,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따르지 못한다.

벤처사업가 김병진 - 그 일에서 최고가 아닌 이상은 할 필요가 없다. 최고가 될 때까지는 사생활을 포기하고 미쳐라, 미쳐야지 일들이 되든 말든 한다. 2,3등은 필요 없다.

댄서 윤상용 - 춤으로 받은 스트레스를 춤으로 풀고, 춤 연습하느라 다치기도 해 여기저기 몸이 쑤시고 아프지만, 오히려 아픔을 즐기며 춤을 춘다.

만화가 정훈이 - 어느 장소에 있든 뭘 하고 있든, 손에 펜만 있으면 무의식적으로 만화를 그려댔다. 좋아서 한다는 차원을 넘어섰다.

초밥계의 일인자 이상수 - 아무리 힘이 들어서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한다면 몸이 힘든 건 아무것도 아니다.

이들 외에도 ‘미쳐야 미친다‘라는 책에 나오는 김득신이 사기의 백이전을 11만 3천번 읽은 것처럼, 아니면 시간을 정복하기 위해 딸과의 대화조차도 시간관리를 했던 류비셰프처럼 미친 사람은 많다.

여기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있다. 그들만큼은 아니더라도 누구나 어느 하나만을 생각하며, 몰두하여 미쳐버린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나 같은 경우 닥치는 대로 책만 읽어본 적도 있었으며, 오로지 게임만 한 적도 있었다. 그런데 비단 내 전공에 미쳐본 적이 있었는지 되묻고 싶다. 뭔가에 미치기 위해 싫어하는 일도 즐거움으로 바꿔버린 이들을 통해 뒷통수를 한대 맞은 느낌이다. 갑자기 “너 미쳐도 단단히 미쳤어!”라는 말이 무척이나 듣고 싶어진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그들이 학력에 연연하지 않았다는 것을 부각시킨 점이다. ‘공부가 가장 싫었어요’ 라는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다. “학력에 연연하지 않을 만큼 자신의 분야를 즐기며 미쳐버린 과정에 초점을 맞췄어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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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의 변명 - 진리를 위해 죽다 주니어 클래식 2
안광복 풀어씀 / 사계절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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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의 변명


왜 우리는 고전을 읽어야 할까? 고전은 지금 현시대에 우리가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 알려주며 그 해결책을 제시해주기 때문이다. 고전을 읽을 때 가장 중요시해서 봐야할 부분은 현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져주는가에 있다. 이제 이것을 중심으로 글을 쓸까 한다.


‘소크라테스의 변명’은 약 2500년 전, 소크라테스가 악행을 하는 자이며 국가의 신을 믿지 않고 젋은이들에게 사교를 가르쳐 악영향을 준다는 이유로 멜레토스등의 의해 고소당하는데, 이 과정에서의 변론과 이후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플라톤이 쓴 글이다.  


소크라테스는 자기의 지혜가 실제로는 아무 쓸모가 없다는 진리를 알리기 위해 지혜있는 사람이라고 생각되는 이들을 찾아다니며 관찰하였다. 그리고 그들에게 그 진리를 믿으라고 설득하였다. 이 일이 나에게 신이 주신 일이라며, 이것에만 모든 것을 매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지식이 있다고 생각하는 자들에게 비방과 미움을 받게 되고 결국 재판에 회부된다.


소크라테스가 무슨 죄가 있었을까?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이 옳은지 또는 그들이 살고 있는 곳이 올바른 사회인지를 스스로 묻도록 한 것밖에 없다. 당시 아테네에서 새로 집권한 민주주의자들은 그를 자신들에게 위협적인 인물로 여겨서 그런 죄목으로 기소한 것이었다. 그는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질문을 통해 변론을 했지만, 불과 35표차이로 유죄를 판결 받게 되고, 살 수 있는 기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용히 국법에 따라 죽음을 택하기로 한다.


여기서 우리에게 2가지 메시지를 준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그 당시 민주주의였던 아테네에서 토론문화가 정치인들에 의해 배척됐었던 모습이 우리사회에서 보여진다는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자신과 사람들의 삶을 토론을 통해 검증하는 것은 가장 가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요즘 우리 사회를 보자. 정치인들이 토론하는 모습을 보면 남을 비방하기에 급급하다. 국민이 원하는 토론을 TV에서 본 기억이 없다. 경제문제가 가장 시급하다는 국민들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국회는 정치권 인사비리 등의 정치문제에 치중하고 있으며, 이런 문제가 경제해법과 개혁을 위한 토론을 압도하고 있는 모습을 자주 접할 수 있다. 뉴스 등의 언론매체에서도 너무 정치비리에 관한 소식에만 비중을 두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본다. 무고한 소크라테스 죽이기가 지금 현시대에도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두 번째로, 소크라테스의 법에 대한 입장이다. 우선 먼저 집고 넘어갈 것이 있다. ‘악법도 법이다’ 이 말은 소크라테스가 한 말이 아니라고 한다. 우리사회의 이전 정치인들이 만들어 낸 말이라는데 신빙성이 있다. 즉 박정희 시대 때 강력한 법을 뒷받침하기 위해 있지도 않은 말을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읽어보면, 그는 죽기전까지 자신이 무고하다고 말한다. ‘악법도 법이다’라는 느낌을 주는 문장은 찾을 수가 없다. 불의한 판결이나 법률에 복종하는 것이 법과 국가를 통합시킨다는 점 때문에 그는 악법에 대해서도 존중을 표한 것이지, 결코 악법을 옹호한 적은 없었다고 한다.


지금 우리가 사는 현대에선 법이 현실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을 자주 볼 수 있다. 그래서 법을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생기는 듯 하다. 그때 당시 죽음을 택한 소크라테스의 판단이 옳았는지를 떠나, 그가 법을 존중했던 그 정신을 배웠으면 한다.


끝으로 얼마전 대통령이 첩거 생활중 ‘마가릿 대처’라는 책을 읽었다고 한다. 20만명에 이르는 탄광 노동자들을 만들어냈으며, 그 노동자들의 울부짖음을 외면했던 마가릿 대처. 그가 위대했다고는 하나 노동자들을 위한 정치는 결코 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정치인들도 대통령도 ‘마가릿 대처’보다는 이런 고전을 읽었으면 하는 바램이 굴뚝같다. 당시의 아테나 사람뿐만이 아니라 현시대의 우리에게도 깨닫을과 가르침을 주는 이 고전의 매력에 당분간 흠뻦 빠질 듯 싶다.  


p.s 요즘 거의 대부분의 책을 버스안에서 읽고 있습니다. 집이나 학교에서는 못 읽겠더군요. 비록 많은 분량은 읽지 못하지만, 그 순간이 얼마나 행복한지 모릅니다. ^^ 전에는 인간복제나 문학에 관련된 책을 많이 읽었는데, 요즘에는 고전에 관한 책을 읽고 있습니다. '고전 그 끝나지 않는 울림'을 여러분들도 느끼셨으면 합니다. 끝으로 처음 안 사실인데, 소크라테스는 나 자신과 남을 살피는 것이 가장 보람있는 일이라고 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가족에게는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고 하네요. 이건 잘못한듯..... 소크라테스는 독신으로 살아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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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세된 희망
폴리 토인비 지음, 이창신 옮김 / 개마고원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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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세된 희망> & <맹자>



이 책의 저자이자 영국 유력 인간지 가디언의 칼럼니스트 폴리 토인비는 자신이 살았던 빅토리아 풍의 고급주택을 떠나 영국의 대표적 빈민가 글래펌파크 단지내에 있는 아주 허름한 임대아파트에 혼자 입주한다. 그곳에서 시간당 4.1파운드의 최저임금에 의지하는 생활을 하는 빈곤층의 삶을 직접 체험하기 위함이었다. 그 전과의 삶과 180도 다른, 인간이라면 누리고픈 그 어떤 희망조차도 ‘거세’된 삶에 뛰어든 것이다.


그곳에서 그녀는 병원잡역부, 빌딩청소원, 주방아줌마, 빵공장 노동자, 텔레마케터, 간병인으로 자신의 신분을 속인 채 일하게 된다. 그녀는 어느 곳을 가던지 희망의 빛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해서 일을 하지만, 결국 그런 것들이 다 부질없음을 느끼게 된다. 자기 자신을 개발하고 싶어도 지금이 노동이 너무 고되고 자기 개발을 위한 시간과 자본을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오히려 아무리 일을 해도 빚만 늘어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그녀만의 삶이 아니었다. 영국의 20%가 빈곤층이라고 하는데, 이들 또한 지극히 똑같은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내 스스로 질문해보았다. 왜 이런 최악의 상황에 이른 것인가? 저자도 말했듯이 정치와 정치인에게 큰 원인이 있다고 본다. ‘철의 여성’ 대처와 지금 현 블레어 총리의 노동,복지정책의 실패라 볼 수 있다. 영국정부는 결코 사회복지에 지출하는 금액을 줄이지 못했으면서도 예전보다 더 많은 빈곤층을 양산했다. 영국 전체적으로는 전보다 더 많은 경제성장이 있었지만, 그것은 부유했던 이들이 더 많은 부를 쌓음으로써 이루어낸 결과이다. 빈곤층의 실질적인 임금과 근로조건은 전보다 더 나빠졌다고 한다. 이미 대처의 한결같은 노동자들을 죽이는 정책이 힘을 발휘한지 오래된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해결책은 없을까?

그 답을 <맹자>에서 찾아보고자 한다. 2500년전의 맹자시대에는 부국강병만이 천하지배의 잣대였으며, 패권 쟁탈이 정치와 통일시되던 전국시대였다. 부국강병만이 목적이 되었기에 각국은 끊임없는 전쟁상태에 돌입하게 된다. 그로 인해 백성들은 고통의 나락으로 빠지게 되고,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인 농사일과 상업 등은 뒷전으로 미루어졌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여기서 지금 현 영국에서의 빈곤층과 맹자의 전국시대 때 백성들은 '고통'이라는 공통점을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때문에 <맹자>에서 해결책을 찾아보려 한 것이다.



<맹자>는 해결책으로 왕도정치를 주장했다. 맹자의 <양혜왕>대화편에 이런 말이 있다. “백성으로 말하자면 안정된 직업이 없으면 안정된 마음도 없는 법입니다. 그런데 안정된 마음이 없으면 방탕하고 편벽(남에게 알랑거리며 그 비위를 잘 맞추는 일, 또는 그런 사람)되고 사악하고 사치한 짓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하여 이들이 마침내 죄를 저지르게 한 다음 쫓아서 처벌한다면 이것은 백성을 그룸로 긁어서 투옥시키는 것입니다.” 즉 백성들의 최소한의 생계보장과 안정된 직업을 갖지 못하게 하는 정치는 범죄만 양산할 뿐 전혀 쓸모가 없다는 것이다. 영국의 대표적 빈민가에 왜 불량배들과 마약중독자들이 많은지에 대해, 우리나라의 경우 가난에 쪼들려 저지른 범죄자들이 과연 그들만의 잘못인지에 대해 깊히 생각해 볼 문제인 듯 하다.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얼마전 기사를 보니 OECD 회원국 가운데 멕시코, 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소득 분균형이 심한 나라라고 한다. 특히 전체 빈민층 국가에 속하는 399만명 가운데 빈곤 탈출에 성공하는 비율이 6%에 불과해 370만명은 가난을 대물림할 수 밖에 없다는 통계결과가 나왔다. 요즘 실업률과 범죄율이 늘어만 가고 있다. 카드 빚 등의 돈문제로 인한 자살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국민연금미납으로 인해 재산을 압류당하는 등의 문제로 인해 서민이 얼마 전 자살한 사건도 있었다. 국민연금 없애야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분명히 고칠 부분은 다분한 듯 하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1999년 기준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사회보장 지출이 영국은 22.8% 인데 한국은 5.3% 라고 한다. 현 한국은 영국보다 더 심각한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이렇듯, <거세된 희망>을 통해 본 영국의 상황은 남의 애기만이 아니다.


대통령 선거 때 그 당시 당선되기 힘들꺼라고 예상했던 노무현 후보가 왜 당선됐다고 생각하는가? 그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생활을 하며 고생을 겪었기에 이회창 후보보다 서민의 생각을 깊히 헤아릴 수 있는, 다시 말해 서민들을 위한 정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 이제 정치, 정치인들이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안되면 맹자가 말했던 것처럼 그들을 쫓아낼 수도 있어야 한다. 개인의 노력여부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그들의 희망을 단절시키는 정치 또한 결코 무시 못할 것이다.


2500년 전 백성의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해주고 백성 모두가 자신의 선한 성품을 살아가게 함으로써, 이 어려움을 해결하자고 주장했던 맹자의 그 외침이 바로 내 앞에서 들리는 듯 하다. 더 나아가 그가 제나라 선왕 등 그 당시 많은 나라의 임금에게 백성을 위한 정치를 하라고 주장했지만, 아무도 그의 말에 귀 기울여 들은 이가 없었던 장면이 오버랩되며 노무현 대통령 앞에서 말하는 듯 하다.



p.s 국민연금, 비정규직 등의 서민과 실질적으로 관계된 문제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대처하는 정치가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글을 써봤습니다. 정치인들을 욕하고 외면하는 서민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의 정치에 아예 관심을 끊은 이들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단적으로 선거철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정치에 더 관심을 갖아야 되지 않을까요? 백성이 있기에 정치인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거세된 희망에서 탈출할 길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정치인들과 서민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행복한 세상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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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들에게 희망을 (반양장)
트리나 포올러스 지음 / 시공주니어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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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인에게 희망을 -


이 책은 애벌레가 주인공으로 나온다. 꽃에 대한 글은 거의 언급이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이다. 그런데 왜 책제목이 ‘애벌레에게 희망을’이 아니었을까?  애벌레처럼 자신의 자아를 찾고 자기 자신에게 희망을 가져야만, 타인으로 비유된 꽃들에게도 희망을 준다는 것이 이에 대한 답변이자 주제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럼 이제 우리의 상상력에 호소하며, 질문하고 토론거리를 만들어주는 이 책의 중점에 맞춰서 글을 써볼까 한다.


처음에 “매일 먹기만 하면서 피둥피둥 살찌는 것 말고 더 값진 삶이 있을거야”라고 주인공인 줄무늬 애벌레가 말하며 불확실한 애벌레 기둥으로 향한다. 거기서부터 이 책의 질문이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왜 떠났을까? 자신의 변화를 위해서 그럴 수도 있고, 뗏목을 타고 태평양 횡단에 성공했던 노르웨이 출신의 토르 헤위에르달처럼 미지의 대한 호기심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


줄무늬 애벌레가 그렇게 가고자 했던 애벌레기둥에 오른 행동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애벌레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애벌레기둥의 꼭대기에 올라가고자 한다. “자 올라갈 수 있는 건 너 아니면 나 둘 중의 하나 뿐 이라고” 말하면서 줄무늬 애벌레가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노랑 애벌레의 머리를 짓밝고 올라서는 장면도 나온다. 심지어는 그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애벌레기둥에서 떨어져 죽는 다른 애벌레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작가는 여기서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자기 자신을 알지도 못한 체 누군가가 하기 때문에 하는 일들은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타인을 짓밟으면서 하는 일들은 허탈감과 공허감만을 준다는 것을 말한 듯 싶다.


그렇다면 그 애벌레기둥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요즘 초등학교 학생들이 학원을 다니지 않는 경우는 좀처럼 보기 힘들다. 전에 내가 아는 초등학교 선생님한테 “학생들 중 학원가는 아이들이 몇 명 정도 되요?“라고 물어 본적이 있는데, 10명중 8명이 학원을 간다고 들었던 기억이 난다. 다수가 하기 때문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이렇듯 애벌레기둥도 남이 하기 때문에 나도 해야 된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듯 하다. 애벌레기둥을 통해 점점 획일화되가는 우리의 모습을 암시적으로 전달해 주는 것 같다.


이렇듯 ‘꽃들에게 희망을’은 독자의 상상력에 호소하며 줄무늬 애벌래를 통해 자기 자신과 타인에 대해 어떻게 해야만 하는지를 전달해주고 있다. 시은소 교회 교재인 ‘하나님과 동행하였더니’라는 1과 교재내용이 생각난다. 거기에 나오는 에녹과 같이 평범하고 성실한 삶을 살았을 때 네 이웃을 사랑할 수 있지 않을까? 자기 자신에게 희망을 갖고 맡은 바 일에 최선을 다했을 때 타인을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은 보여주는 듯 하다. 


국제여성운동단체인 '그레일' 회원으로 14년 동안 공동 농장에서 일하면서 우유를 짜고 채소를 재배하며, 성경 구절을 쓰고 성가를 부르며, 공동체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조각품을 만들어 팔고 있는 이 책의 저자 트리나 포올러스도 에녹과 같이 평범한 삶을 살고 있기에 더욱 더 그런 생각이 나에게 다가오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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