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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나송주 옮김 / 오늘의책 / 2002년 7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나의 손바닥 보다 작다.
개츠비를 좋아한다. 한 여자에 대한 일생을 건 사랑이 아주 덤덤하게 표현 된 책. 자신이 태어난 세계에서 벗어나고자 애쓰던 개츠비는, 닿을 수 없는 곳에서 태어난 한 여자를 사랑하게 되지만.. 결국 그녀를 가질 수 없었다. 그 여자를 잃고 난 후, 오직 그녀에게 닿고야 말겠다는 일념에 자신의 생을 소진시켜 간다.
결국, 그녀를 좇아 롱아일랜드에 온 그는 그녀 집의 불빛이 보이는 섬 한 쪽에 거대한 저택을 짓고 살며 그녀의 불빛을 바라본다. 그가 그녀에게 닿기 위해 계획한 여러 일들이 있지만, 결국 그에게 가장 중요했던 것은 그녀의 그 불빛이 아니었을까...
하지만, 이 책에는 미칠듯한 열정이 그려져 있지 않다. 찌는듯한 뉴욕의 한여름 날씨와, 밤마다 벌어지는 끈적한 파티의 분위기.. 그리고 삶에 지친 사람들의 공허함..같은 것들로 채워져있다.
결국 그녀에게 닿았다고 느끼는 순간, 모래알 스러지듯 스러져버리는 개츠비의 마지막 모습까지도 숨막히는 더위와 혼잡함 속에 스르르 묻혀버린다.
너무 좋아서, 늘 가방 속에 넣고 다니려고 샀던 책이다. 지금도 가방 속에 들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