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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 영어는 없었다 - 영어와 프랑스어의 언어 전쟁
김동섭 지음 / 책미래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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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복왕 윌리엄이 잉글랜드의 왕이 된 이후부터 엘리자베스 1세 시기까지를 다루면서 잉글랜드 사회의 변동이 영어에 미친 영향을 쉽게 풀어내고 있다. 정치적으로 영어와 불어를 사용한 영국 왕들의 사례도 흥미로웠고 현대영어에 고대 불어의 흔적이 남아 있다는 사실도 재미있었다. 대강의 영국 역사를 알고 읽으면 더욱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먼나라 이웃나라 영국편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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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시대를 듣다
정윤수 지음 / 너머북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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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래식을 듣는 것이 언제부터 고상한 취미가 되었을까. 클래식을 단순히 수준 높은 교양으로 여기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보아야 할 책이다. 저자는 중세 암흑기를 벗어나기 시작한 유럽에서 시작하여 400여 년의 시간을 훑으며 클래식이 어찌하여 예술인지, 어찌하여 독서를 하거나 식사를 하는 중에 깔리는 교양 있는 배경음악에 머무를 수 없는지를 알려준다.  

  책은 서양음악사의 굵직한 음악가들로 장들을 이루고 있다. 비발디, 바흐에서 말러, 쇼스타코비치까지도 다루고 현대 지금 우리의 시대를 에필로그로 넣어 두었다. 400쪽이 훌쩍 넘는 책에 고작 열 두 명의 작곡가밖에 없는 것을 보고 처음에는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각 장을 읽어보면 정작 음악가에 대한 이야기는 없는 것 같다. 거기에는 비발디가 살아간 시대, 베토벤이 살아간 시대, 드뷔시가 살아간 시대가 있을 뿐이다. 

  위인은 때로 너무나 신성시 될 때가 있다. 사실 그들도 이곳의 시간을 살아간, 그 시대의 역사를 살아간 한 인간일 뿐이었는데도 말이다. 다만 그들이 여전히 기억되고 회자되는 것은 그들이 살았던 역사 속에서 번민하고 고뇌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그 점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시대를 비집고 흘러나온 고뇌의 흔적을 클래식 속에서 찾을 수 있도록, 클래식 음악이 그래서 예술이고 때로는 불편한 것임을 깨달을 수 있도록 풍부한 역사적 지식과 온갖 예술에 대한 조예로 저자는 이 책을 빚어 내었다. 

  지금은 정형화 되고 감상의 대상이 된 클래식이 당대에는 시대에 대한 비명이었다. 현대의 에필로그에 이르러 저자는 말한다. 지금도 현대라는 시대와 타협하고 화해하지 못하는 불협화음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 지점에서 클래식은 오래된 유물이 아니라 생생한 현재로 복원된다. 저자의 말대로 이제는 그 불협화음에 사로잡힐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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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스 워킹 Book One : 절대 놓을 수 없는 칼 1 카오스워킹 1
패트릭 네스 지음, 이선혜 옮김 / 문학수첩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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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의 어느 시점, 주인공 토드는 프렌티스 타운이라는,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의 개척지에서 살아가고 있는 소년이다. 폭력과 불행으로 얼룩진 올드월드를 떠나 사람들은 새로운 희망의 땅을 찾아 토드가 살고 있는 이곳 뉴월드 행성에 왔다. 하지만 이곳 행성에서 사람들은 노이즈 세균에 감염되고 토드가 살고 있는 마을에서 여자들은 이 노이즈 세균에 감염되어 모두 죽어버리고 남자들만 살아 남아 희망이 없는 불행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던 토드는 늪에서 나중에 자신을 비올라라고 밝히는 소녀를 만나게 되고 알 수 없는 이유로 프렌티스 타운으로부터 도망치다가 프렌티스 타운에 얽힌 놀라운 진실을 알게 된다. 1부 절대 놓을 수 없는 칼의 백미는 바로 프렌티스 타운에 얽힌 진실이 밝혀지는 순간이다. 인간의 추악한 내면을 마주하면서 맞이하게 되는 충격은 앞으로 토드가 걸어가야 할 길이 순탄치 않음을 확실하게 암시하고 있다.  

  작가는 서문에서 소설의 주요 소재가 되는 노이즈라는 현상을 우리 주위에서, 특히 웹 상에서 각종 정보들이 넘쳐나고 있는 상황에서 얻어낸 것이라고 한다. 굉장히 흥미로운 소재이고, 노이즈에 대한 설명과 묘사가 잘 되어 있어서 노이즈가 있는 세계를 잘 구축해 냈다. 노이즈를 제어하는 능력이 자신의 노력에 의해 개발될 수 있다는 점은 작가가 현실 세계에 시사하는 바가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 현실 세계를 반영한 것이라는 노이즈의 속성을 토드의 여정 속에서 잘 되새겨 보게 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프렌티스 타운에 얽힌 과거가 인간의 섬뜩한 본성을 여실히 보여 주면서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소설은 시종일관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다. 프렌티스 마을에 얽힌 비밀이 밝혀지는 순간까지 토드는 계속 도망가고 잡히고 다치는 일을 수없이 반복한다. 너무 갑작스럽게 등장하는 적들 때문에 책을 읽는 동안 깜짝 깜짝 놀란다. 특히 아무때나 불쑥불쑥 등장하는 목사 아론은 굉장히 불편한 존재이다. 그런 점에서 다소 터무니없는 설정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 덕분에 시종일관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고 작가가 세밀하게 묘사한 뉴월드를 거니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래도 긴장의 완급을 좀더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확실히 자기 전에 읽을 책은 아니다.) 

  조만간 2부와 3부가 번역되어 나온다는데 토드의 험난한 여정이 어떻게 끝을 맺게 될지, 뉴월드의 운명은 어떻게 될지 거대한 모험의 끝이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어린 소년의 성장소설로 읽어도 재미있을 것 같다. 여자를, 특히 자기 또래의 여자를 처음 만난 토드의 어리숙한 반응도 재미있다. 토드의 행동들이 유치하기는 하지만 토드의 나이와 상황을 생각해 보면 그럴 법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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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청년 바보의사
안수현 지음, 이기섭 엮음 / 아름다운사람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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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역을 며칠 앞두지 않았을 때였다. 피아노 반주자로서 교회에 꾸준히 다니고 있었는데, 전역을 내다보고 있을 때 목사님의 부인께서 이 책을 선물해 주셨다. 의사였지만 돈이나 그런 것들을 좇아가지 않고 살아간 이 사람을 보면서 네가 세상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는 말씀을 덧붙여 주셨다. 

  비신앙인들이 보기에 신앙인들의 삶은 무모해 보이기도 한다. 그러한 무모함을 있게 한 믿음이 두려워 보이기도 한다. 고 안수현 씨의 삶을 맞닥뜨리면서 처음 든 생각은 일종의 거부감이었다. 이 책 자체의 초점이 신실한 그리스도인인 고 안수현 씨에 맞춰져 있었기에 그의 삶의 방식은 나로서는 쉽게 공감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병실 환자들에게 전도를 하려고 혈안이 되어 있는 모습은 사상가 니체의 한 마디를 떠올리게 했다. "병들어 신음하는 자와 죽어가는 자들이야말로 신체와 대지를 경멸하고 하늘나라와 구원의 핏방울을 생각해 낸 자들이다."  

  그러다가 한 장이 끝날 때마다 들어가 있는 고 안수현 씨를 추억하는 사람들의 짤막한 글들을 읽다가 깨달았다. 영남대 부속 병원 의사인 전환진 씨는 말한다. "기독교를 믿는 사람들끼리는 낯선 사람들도 신의 이름 아래 좋은 유대가 형성되고 형제가 된다. 하지만 나처럼 기독교를 믿지 않는 사람들은 신앙인들과의 인간관계가 불편과 제약을 주는 경우가 많다. 수현이는 내가 본 사람 중 신앙을 가짐으로써 오히려 인간관계의 반경이 더욱 커진 유일한 사람이다." 

   남들이 보기에 그는 단순히 신앙인이기 이전에 고대 의대를 나온 의사이며, 클래식에 조예가 깊고, 기독교 찬양단의 리더 역할을 맡으며 방송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하는 잘나디 잘난 일명 엄친아일 것이다. 그러한 편견을 깨고 그리스도의 사랑 아래 타인에게 지극한 관심과 애정을 주고자 스스로 번민하고 노력하는 고 안수현 씨의 삶의 모습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비신앙인에게도 인상 깊은 사람으로 남을 수 있던 것은 그가 사람을 사랑하는 진실한 그리스도인이었기 때문이었다. 

  고 안수현 씨의 삶의 끝자락은 허망하였다. 책의 마지막에서 종내 그의 죽음을 목격하며 나조차도 눈시울이 붉어졌다. 기독교 신앙인들에게 그의 삶은 자신의 신앙을 반성하고 더욱 돈독히 해 나가는 큰 계기가 되어줄 것이다. 기독교인이 아닌 분들은 신앙을 바탕으로 인간애를 실현해 나가는 그의 인간적인 모습에 주목해서 읽어 나가면 좋을 것 같다. 정말 좋은 책을 선물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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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에 대한 50가지 거짓말 - 그럼 뷰티 전문가는 화장품을 어떻게 고를까?
이나경 지음 / 북하우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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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스페셜에서 <화장품 회사가 알려주지 않는 진실> 편을 방영했었다. 프로그램을 보고 나서 화장품 회사한테 속아온 것만 같아서 화가 났다. 스킨, 로션, 크림은 농도만 다를 뿐 같은 성분으로 이루어진 것들이었고, 고가 화장품들이 선전하는 주름 개선, 미백 등의 효과는 극히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화장품 대부분에는 중금속, 방부제 등이 함유되어 있어 프로그램을 보면서 화장품에 대한 공포심이 생기기도 했다. 

  남성들도 화장품에 점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 여러 화장품 회사들은 남성 화장품 라인을 속속 출시하고 있고, 비비크림 등 낮은 수준의 색조화장에까지 남성 화장품의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어떻게 화장품을 선택해야 할까? 화장품 써야 하는 걸까? 아니 써도 되는 걸까? 화장품에 의문을 품어 보았던 사람들이라면 <화장품에 대한 50가지 거짓말>에 등장하는 50가지 거짓말에 절반 이상 동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의 가장 돋보이는 미덕은 철저하게 소비자 중심으로 쓰였다는 점이다. 아이크림은 그저 보습제일 뿐이라고 역설해도 아이크림을 손쉽게 포기할 수 없는 사람들이 여럿 있다. 거기에 저자는 가장 현실적인 처방을 내려준다. 자기에게 맞는 아이크림을 하나 선택해 발라라. 대신 자외선차단제도 눈가까지 꼼꼼히 발라야 한다. 또한 화장품을 극도로 혐오하는 환경단체들의 주장에 혼란스러워하는 소비자들에게는 FDA가 놀고 먹는 기관이 아님을 알려준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자외선 차단제를 소개한 부분이다. 이 부분 만큼은 논란의 여지없이 100% 받아 들여도 좋을 것 같다. 피부과 전문의들도 피부 노화를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이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것이라고 한다. 자외선 차단제의 성분부터 종류, 바를 때 주의할 점까지 한 파트를 자외선 차단제를 설명하는 데 할애했다. 

  화장품 광고 문구 하나에도 흔들리는 당신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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