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오스 워킹 Book One : 절대 놓을 수 없는 칼 1 카오스워킹 1
패트릭 네스 지음, 이선혜 옮김 / 문학수첩 / 201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미래의 어느 시점, 주인공 토드는 프렌티스 타운이라는,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의 개척지에서 살아가고 있는 소년이다. 폭력과 불행으로 얼룩진 올드월드를 떠나 사람들은 새로운 희망의 땅을 찾아 토드가 살고 있는 이곳 뉴월드 행성에 왔다. 하지만 이곳 행성에서 사람들은 노이즈 세균에 감염되고 토드가 살고 있는 마을에서 여자들은 이 노이즈 세균에 감염되어 모두 죽어버리고 남자들만 살아 남아 희망이 없는 불행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던 토드는 늪에서 나중에 자신을 비올라라고 밝히는 소녀를 만나게 되고 알 수 없는 이유로 프렌티스 타운으로부터 도망치다가 프렌티스 타운에 얽힌 놀라운 진실을 알게 된다. 1부 절대 놓을 수 없는 칼의 백미는 바로 프렌티스 타운에 얽힌 진실이 밝혀지는 순간이다. 인간의 추악한 내면을 마주하면서 맞이하게 되는 충격은 앞으로 토드가 걸어가야 할 길이 순탄치 않음을 확실하게 암시하고 있다.  

  작가는 서문에서 소설의 주요 소재가 되는 노이즈라는 현상을 우리 주위에서, 특히 웹 상에서 각종 정보들이 넘쳐나고 있는 상황에서 얻어낸 것이라고 한다. 굉장히 흥미로운 소재이고, 노이즈에 대한 설명과 묘사가 잘 되어 있어서 노이즈가 있는 세계를 잘 구축해 냈다. 노이즈를 제어하는 능력이 자신의 노력에 의해 개발될 수 있다는 점은 작가가 현실 세계에 시사하는 바가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 현실 세계를 반영한 것이라는 노이즈의 속성을 토드의 여정 속에서 잘 되새겨 보게 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프렌티스 타운에 얽힌 과거가 인간의 섬뜩한 본성을 여실히 보여 주면서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소설은 시종일관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다. 프렌티스 마을에 얽힌 비밀이 밝혀지는 순간까지 토드는 계속 도망가고 잡히고 다치는 일을 수없이 반복한다. 너무 갑작스럽게 등장하는 적들 때문에 책을 읽는 동안 깜짝 깜짝 놀란다. 특히 아무때나 불쑥불쑥 등장하는 목사 아론은 굉장히 불편한 존재이다. 그런 점에서 다소 터무니없는 설정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 덕분에 시종일관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고 작가가 세밀하게 묘사한 뉴월드를 거니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래도 긴장의 완급을 좀더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확실히 자기 전에 읽을 책은 아니다.) 

  조만간 2부와 3부가 번역되어 나온다는데 토드의 험난한 여정이 어떻게 끝을 맺게 될지, 뉴월드의 운명은 어떻게 될지 거대한 모험의 끝이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어린 소년의 성장소설로 읽어도 재미있을 것 같다. 여자를, 특히 자기 또래의 여자를 처음 만난 토드의 어리숙한 반응도 재미있다. 토드의 행동들이 유치하기는 하지만 토드의 나이와 상황을 생각해 보면 그럴 법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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