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 밖의 개구리가 보는 한국사 - 하버드대 출신 한국학 박사에게 듣는 우리가 몰랐던 우리 역사
마크 피터슨.신채용 지음, 홍석윤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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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관한 모든 것을 좋아한다.
딱딱하게 쓰인 교과서도 좋아했고 화려한 그래픽을 동원한 다큐도 좋아한다. 다양한 분야의 패널들이 나와서 각자의 시각으로 역사를 되짚어 보는 것도 좋아한다.

아무리 많은 자료가 남아있다 하더라도 오래전 지나가버린 시간은 희미해지기 마련이고 절대로 돌이킬 수 없는 '그날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해석하는지는 오롯이 현재의 우리들의 몫이다.
책으로, 영화로, 드라마 등등으로 재조명이 되는 굵직한 역사 이야기가 (ex. 장희빈, 사도세자, 이순신 장군, 조선 건국 등) 끊이질 않는 이유이자 때로는 역사왜곡으로 뭇매를 맞기도 하는 이유다. 수억 명의 사람들이 각각의 눈높이와 가치관 안에서 역사를 이해하니까.

그리하여 외국인의 눈으로 한국사를 말해보겠다는 이가 여기 있다. 제목만 봐도 꼭 읽고 싶어지는 책
[우물 밖의 개구리가 보는 한국史]
부제, [하버드대 출신 한국사 박사에게 듣는 우리가 몰랐던 우리 역사]

책의 제목이 도발적이면서도 흥미롭다.

우물 안 개구리. 이 속담은 부정적으로 쓰인다.
시야가 좁고 잘난 체하는 사람을 비꼬며 쓰는 말인데 자신을 우물 밖 개구리로 표현하는 저자의 자신감에 대한 놀라움과 '대체 우리 역사를 어떻게 해석하고 싶은?!?!'라는 반발심이 동시에 일어난다.

만일 우리의 소중한 역사를 백인 우월주의나 일본/중국의 해석에 기대에 풀이해서 딴소리를 한다면 맹렬히 비난해 주리라 마음을 먹고 책을 폈다.

저자인 마크 피터슨은 한국학 박사임에 틀림없다.
나와 같은 사람들의 이런 좁아터진 우물 같은 마음을 간파해서인지 자신이 한국학을 공부하게 된 계기와 한국에 대한 애정을 '프롤로그' 설명하고 자신이 '한국의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

1,2,3부로 구성된 한국사 이야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꽤나 시간을 들여 이토록 이 책의 방향성에 대해 설명한 것은, 독자들로 하여금 한국의 역사를 너무 편협하게만 보지 말고 다양한 각도에서 접근하여 새로운 해석에도 귀를 기울여야 하니 마음의 문을 열고 편견 없이 읽어달라는 이유로 보인다.


1부는 우리의 생각보다 평화로운 역사를 가졌다는 것
2부는 과거의 우리는 유교의 장점을 잘 활용했다는 것
3부는 우리가 칼보다 펜을 중요시 여겼기 때문에 남겨진 아름다움에 대한 것

이 책은 한두 가지의 역사적 사건에 기대에 풀어내는 책은 아니다. 의외였다. 하버드대 박사님이시니 일제강점기를 논하거나 중국과 우리나라의 관계, 대한민국이 무얼 잘못 알고 있고 어떻게 미래로 나아가야 하느냐 같은 이야기로 훈계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말이다.

정반대다.
대한민국의 역사는, 우리가 알던 것보다 훨씬 평화롭고 효율적이었으며 아름답다고 말한다.

통일국가가 된 이후 다른 나라를 침략한 적이 없다는 이야기는 수업 시간에도 들었던 것 같은데 평화로운 역사라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일본의 식민지였던 역사가 너무 강렬해서일까.

일제강점기가 휩쓸고 간 상처는 아물었음에도 불구하고 흉터가 깊게 남아 우리를 욱씬욱씬하게 만든다. 그 흉터를 볼 때마다 우리가 얼마나 보잘것없고 우둔했으며 때론 비겁하고 비열해서 부끄러운 역사라고 생각하게 만든다. 그러니 평화로운 역사라기보다는 평화롭게 침략 당한 기억이 '평화'를 왜곡 시킨 게 아닐까 싶다.

마크 피터슨, 이 분은 이 점을 누구보다 안타깝게 생각한다.


억압의 역사인 양반/노비제도나
일본 침략의 한 가지 이유로 보는 문치주의
현재까지도 사회 발전의 한계점이 되는 유교사상
이런 것들을 우물 밖에서 보았을 때는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는 알게 된 것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한 의미가 있다.

또한
한국에 대해 많이 연구한 모습이 확실히 드러나는 사진들과
미국인이 저자인 책에서 자주 본 '한마디'의 구성도 재미있다.


우물 밖에서 본 우리 역사는 낯설면서도 금세 수긍이 간다.
지금 이 순간들도 역사로 남겨지게 될 것이다.
후대의 사람들도 우물 안과 밖에서 우리들의 삶을 바라봐 주었으면 좋겠다.

남과 북
빨강과 파랑
한류와 대참사들
역사에 기록될 수밖에 없는 사건들과 함께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아침저녁으로 바삐 오가는 우리들도 기억해 주어 다양한 시각으로 논해주었으면 좋겠다.

우물 안에서도 봤을 때도 당당한 역사가 되도록 애쓰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길 바라니까



※ 위의 글은 도서리뷰단에 선정되어 해당 출판사가 무상으로 제공한 책을 읽고 쓴 개인적인 소감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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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 (포레스트 에디션) - 아직 행복을 기다리는 우리에게 곰돌이 푸 시리즈
곰돌이 푸 원작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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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 푸가 그려진 티셔츠, 딸기 모자를 쓴 곰돌이 푸 인형, 곰돌이 푸가 달린 볼펜 등을 가지고 있다. 둘러보니 생각보다 많은 아이템에 곰돌이 푸가 있네. 평소 어느 캐릭터에도 그다지 흥미가 없던 나에게도 곰돌이 푸의 아이템들이 있고 무려 이요르 피규어도 가지고 있었던 걸 떠올리니 (이요르 피규어는 이사 도중 버려졌다...) [곰돌이 푸]와 친구들이 여전히 우리 주변 곳곳에 있는 것 같다.

 

꿀을 좋아하는 노란색의 귀여운 곰

빨간 티셔츠만 입고 다니는 곰

그런 곰탱이와 좋은 친구들, 멋진 숲.

따뜻하고 무해하고 귀엽고 사랑스럽다. 힐링의 아이콘.

 

뽀로로니 라이언이니 잠만보니 하는 별의별 캐릭터들이 많이 나타났지만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곰돌이 푸'의 인기는 여전하다.

여전히 핫한 곰돌이가 전해주는 이야기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

책 제목과 표지만 봐도 마음이 몽글몽글 해지는 마법

 

Everyday isn't always happy,

but happy things are always here.

 


   

[곰돌이 푸]로 알고 있던 이 작품은 영국 작가 A.A 밀른의 동명 소설 [위니 더 푸 Winnie-the-Pooh]를 원작으로 미국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소설이 원작일 줄은 몰랐는데.

아쉽게도 [곰돌이 푸] 또는 [위니 더 푸]는 그 어떤 소설이나 애니메이션으로도 본 적이 없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표지에 '곰돌이 푸 원작'이라고 쓰여있어서 '푸와 친구들'의 이야기를 써놓은 거라 예상했다.

꿀을 찾다가 벌에 쏘이는 푸 라던가 푸의 친구들 중 누군가가 아파서 친구들이 간호해 주는 이야기라든가

하지만 프롤로그를 읽자마자 알게 되었다.

아, 힐링 에세이구나.

'푸'의 메시지와 삽화들로 가득 찬 책

 



 

[곰돌이 푸]를 보던 아이들이 이제는 어른이 되어 삶에 지치고 행복의 의미를 잃어버렸을 때 읽는 책

친구가 어깨를 두드리며 위로해 주는 것처럼, 할아버지할머니가 인생의 비밀을 말씀해 주듯이 토닥여 주는 책

 

목차를 봐도 알 수 있다.

  1. 인생의 늪에서 빠져나오는 힘

  2. 모든 문제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3. 인생이라는 숲속에서 나를 잃지 않으려면


 

짧지만 강력한 위로들이 이어진다.

지혜로워질 수 있는 충고가 가득하다.

밝고 따뜻한 '푸'처럼 이 책을 읽는 우리들에게도 따스함이 스며든다.

 

나를 향한 비난에 나를 맡기지 마세요

세상에는 자기 입장을 정당화하기 위해 다른 사람을 습관적으로 비판하는 사람도 있어요. 때로는 그런 사람의 비난은 흘려들으며 나를 지킬 필요가 있습니다.

>>> page 062 중에서

 

나중을 위해 힘을 아껴두세요

무슨 일이든 한 번은 기회가 반드시 옵니다.

그날을 위해 에너지를 아껴두세요.

>>> pgae 106 중에서

 


 

이 책의 또 다른 멋진 점은, [곰돌이 푸]의 삽화가 함께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글은 두 번째인지도 모른다. 삽화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초기의 그림들과 디즈니 만화에 있던 그림들이 가득해서 힐링 메시지가 없었더라도 삽화를 보면서 우리들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어 갈 수도 있을 정도이다.

 

푸와 친구들의 소개도 빼놓지 않고 해주는 센스.

 


 

 

사진에서도 느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 책의 세 번째 멋진 점.

친환경으로 제작되어 FSC 인증을 받았고 콩기름 인쇄로 제작 되었다는 것이다.

표지부터 촉감이 다르다. 일반적인 코팅된 것 같은 반들반들한 표지가 아니라 좀 더 자연적인 느낌의 표지이다. 개인적으로 이런 느낌의 종이 질감을 아주 좋아한다.

콩기름으로 인쇄되었다는데 삽화들이 선명하고 다채로운 색감인 것이 놀랍고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낭비되는 공간이 없는 것도 마음에 든다. 친환경으로 책 한 권을 만들려면 더 많은 노력이 들었을 텐데 행복 메시지를 전하는 [곰돌이 푸] 답다.

 

책을 덮으며 어느 문구가 가장 기억에 남는지 돌이켜봤다.

 

아마도.. 이 글의 맨 첫 인용구와 마지막 인용구가 아닐까.

우리에게 정말로 하고 싶었던 이야기이면서 이 책을 읽게 되는 많은 사람들이 가장 오래도록 기억할 것 같은.

 

What day is it?

It's today!

It's today! Oh, It's my favorite day.

 


 

 

 

 

 

 

** 리뷰를 쓰기 위해 찾다가 알게 된 것 :

원작 제목이 'Winnie the Pooh' 라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주인공 '푸(Pooh)' 는 친구들 사이에서 부르는 별명이고, 진짜 본명은 위니(Winnie)라고 부른다. 이것은 곰돌이 푸의 품종이 푸 베어(Pooh bear)였던 듯 하다. 즉, "곰돌이 위니"라는 뜻인데, 나중에 하이픈이 추가되어 'Winne-the-Pooh' 가 되었으며, 따라서 정식으로는 풀네임이 통째로 '위니 더 푸' 라고 부르고 줄여서 그냥 '푸'라고 부른다. >>> 나무위키 중에서

 

** FSC 인증이란?

친환경 인증 중 하나로, 지속 가능한 경영을 하고 있는 삼림을 인증하고, 그 삼림에서 생산된 목재 및 목재제품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라벨을 부착하는 제도.

산림관리협회(Forest Stewardship Council)가 산림 관리를 위해 개발한 인증 제도로 소비자들이 FSC 라벨을 부착한 제품이나 포장을 보고, 그 제품에 사용된 산림 자원이 책임 있게 조달 되었다는 것을 확신하게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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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 맥베스 미래와사람 시카고플랜 시리즈 2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공민희 옮김 / 미래와사람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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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셰익스피어. 영국의 세계적인 희극작가. 로미오와 줄리엣의 작가 그리고 4대 비극 등등

영국과는 멀고 먼 한국에서도 윌리엄 셰익스피어를 모르는 성인은 거의 없을 것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줄거리는 최근까지도 한국 드라마의 소재로 사용되어 원수의 집안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이런저런 상황에 엮이게 되어 사랑하는 사이가 되는 내용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유명하다는 말조차 입이 아플 정도이다.

 

한데 4대 비극은 좀 다르다. 각 작품의 제목과 4대 비극이라는 말은 많이 들어 봤어도 4대 비극이 어떤 작품을 말하는지는 알지 못했다. 유명한 작품들이니 언젠가 연극으로 볼 기회가 있다면 좋겠다 싶었는데 책으로 먼저 접하게 될 줄이야.


4대 비극 중 가장 먼저 읽게 된 [맥베스]


 

뒤표지를 보니 4대 비극 중 가장 화려하고 잔인한 작품이라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스코틀랜드와 타국의 전쟁 이후 그 왕위를 놓고 싸우는 이야기 속에서 진행이 되어서 서로 죽고 죽이는 일은 아무렇지도 않게 다반사로 나온다.  권력욕에 눈이 멀어 왕을 죽이고 결국은 파멸에 이르는 맥베스의 이야기가 화려하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확실히 글로만 접해도 웅장한 스케일에 잔인한 작품이라고 할 만하다.




극작품답게 차례도 제1막에서 제5막으로 이어지고 인물관계도 및 등장인물도 의외로 간단한 편이다.



유명 고전이고 극작품이라 책이 두꺼울 거라 예상했는데 '풀어쓴 현대어판' 버전이라 그런가 읽기에 부담 없는 페이지 수이나


극작품을 글로 읽는 것이 처음이라서 글의 형식이 몹시 어색하긴 하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여러 버전으로 영화를 보았기 때문에 책으로 작품을 읽는다고 해도 장면 장면이 머릿속에 그려질 듯한데 [맥베스]는 생소한 내용이고 전쟁까지 벌어지는 스케일이라 바로바로 상상력을 얹어서 내용을 이해하기에는 조금 어려움이 있는 듯하다.  


'방백' 이나 '노래가 흐른다.' '누군가의 등장과 퇴장' 등이 글로 적혀있는 것을 읽다 보면 예전에 보았던 연극들의 흐름에 대입하여 이러한 모습으로 대사를 하고 있겠구나 라고 상상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사를 말하는 사람과 상황을 알려주는 글들을 집중해서 읽어야 하기 때문에 일반 소설책을 읽듯이 대하면 내용의 흐름을 따라잡기에 무리가 있기도 하다. 지하철에서 틈틈이 읽거나 자기 전에 몇 장씩 나누어 읽으려고 하다 보면  내용은 이어지지만 머릿속에 그려놓았던 장면들이 흐트러지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단숨에 읽는 것이 좋겠다. 



 

그렇다면 상상력이 부족하거나 연극을 안 본 사람들, 틈틈이 읽어야 하는 사람들에겐 재미없고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이지 않을까 싶겠지만 놀라울 정도로 전혀 그렇지 않다.


영국의 고전문학이고 영국의 역사와 문화를 온전히 알지 못하는 이곳에서 읽고 있는데도 처음 몇 장을 지나 구성에 익숙해지고 나면 책의 흐름에 푹 빠져들게 된다. 특히 이 책의 구성과 방향이 제목에 맞게 잘 되어 있어서 일단 책을 읽기 시작하면 단숨에 읽어 낼 수 있고 중간에 끊어 읽는다고 해도 내용을 상상하는데 방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풀어쓴' 책의 장점을 한껏 뽐내고 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입문하기에는 아주 적절한 책이다.


셰익스피어의 작품답게 시적인 표현이 많이 나오는데 극적이며 시적인 대사들이 많은 은유를 포함하고 있어서 잔인하다 할 수 있는 장면들에 전혀 거부감이 없게 만들고 작품의 몰입도를 크게 상승시킨다.


맥베스  ... 하, 눈알이 뽑히는 것 같아! 

              위대한 포세이돈의 바다가 내 손에 묻은 피를 씻어줄까? 

              아니, 내 손이 무수히 많은 바다를 핏빛으로 물들여

              오히려 푸른 바다를 붉게 만들 거야.


>>> page 53   제2막  덩컨 왕의 죽음 이후 맥베스의 대사 중에서



아마도 원작 그대로를 번역한 책이었다면 다소 어려울 수도 있을 표현이나 잘 알지 못하는 상황 - 작가가 작품에 녹여낸 영국의 역사와 당시의 시대상 -을 이해하기가 어려웠을 텐데 현대어판이라 어려운 부분이 거의 없다.


이 책은 제목에 아주 딱 맞는 책이다.

읽기 쉽고, 어려운 내용을 쉽게 풀어썼으며, 현대어에 맞추어 일부 변형이 된 [맥베스]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맥베스]를 완전히 이해했다고 말하기에는 어렵겠지만

간략하게 읽은 후 매력적인 내용에 흥미가 생겨서 연극이나 영화 또는 좀 더 어렵더라도 원작에 가까운 번역본을 찾아서 읽게 될 것 같다.  책을 읽고 나서 관련 영화를 찾아 나선 나처럼 말이다. 


4대 비극의 시작을 이 책으로 하게 되어 다행이다. 

이제야 말로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을 마주할 용기가 생겼다.



**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 햄릿, 리어왕, 오셀로, 맥베스


** 방백 : 일반 연극에서, 등장인물이 말을 하지만 무대 위의 다른 인물에게는 들리지 않고 관객만 들을 수 있는 것으로 약속되어 있는 대사.


** 시카고 플랜이란?  이름 없는 사립대학에 불과했던 시카고 대학을 명문 학교의 반열에 오르게 한 ‘시카고 플랜(Chicago Plan)’.


1929년 시카고 대학 제5대 총장으로 취임한 로버트 호킨스(Robert Maynard Hutchins)가 추진한 ‘시카고 플랜’은 그가 잘 알고 있던 ‘존 스튜어트 밀’식의 독서법을 따른 것으로 ‘철학 고전을 비롯한 세계의 위대한 고전 100권을 달달 외울 정도로 읽지 않은 학생은 졸업을 시키지 않는다’라는 고전 철학 독서교육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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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딕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4
허먼 멜빌 지음, 레이먼드 비숍 그림,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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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에 관한 이야기는 언제나 신비롭고 따숩고 귀엽게 느껴진다. 고래의 이미지가 그렇다.

지구상에서 가장 큰 포유류이자 바다의 수호자, 영리하고 귀여운 모습. 돌고래, 벨루가, 아기 범고래 등등

검은 바다에서 거대한 몸집이 튀어 올라 물기둥을 뿜어내며 수많은 배를 침몰 시키고 큰 입을 벌려 모든 것을 삼켜버리는 괴물의 모습은 까맣게 잊고 만다.

그러니 일단 고래에 관한 이야기라면 읽어보고 싶은 것이 당연하다.

[모비 딕]


 

 

1891년 뉴욕 포스트 지에서 '해양 모험소설가'로 지칭한 허먼 멜빌의 소설이다.

이 책에 실린 허먼 멜빌 연보에서 보면 작가는 20살 때 급사로 처음 배를 타게 되고 21살에 포경선 아쿠쉬넷호에 취직을 한다. 24세에는 해군이 되어 남태평양을 항해했다고 한다. 그리고 배를 탔던 경험을 바탕으로 소설들을 집필한다. 그중 하나가 [모비 딕]이다.

물론 해양소설이라고 해서 바다의 이야기만 나온다면 지루하기 짝이 없을 테지만

해양소설을 쓰려면 바다에 관해 분명히 알아야 할 것들이 있을 것이다.

직접 배를 타지 않고는 모르는 이야기들을 독자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해 주는 능력이야말로 작가의 장점이라고 보인다.

 

 


작가의 장점을 최대한 살린 책 [모비 딕]

책을 처음 받았을 때 포경선과 거대 고래에 관한 이야기인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두꺼울 줄은 몰랐다.

이 책에도 쓰였듯이 세 권 분량의 책이다.

소설을 읽기 전에는 바다, 고래, 포경선과 선원들. 고래 한 마리와의 싸움일 뿐인데 이렇게까지 많은 분량이 있을 수 있나 싶겠지만 주인공 '이슈메일'이 피쿼드 호 (선장 에이해브)에 오르기 전에 퀴케그(야만인)과 친분을 시작하는 과정까지도 꽤 많은 페이지를 할애한다. 그만큼 매 상황을 섬세하고 자세하게 설명한다.

보통은 자세히 말하면 지루해지기 십상인데 이 모든 이야기들이 '이슈메일'의 시점으로 쓰여서 정말 누군가의 모험담을 듣는 것처럼 집중하지 않을 수가 없다.

다만 각주까지도 아주 상세하기 때문에 책이 두툼해서 빠르게 읽기는 어렵다.

 

피쿼드 호에서 쫓는 고래는 알비노 향유고래인 '모비 딕'이다. 고래의 이름이 소설의 제목.

실제로 거대한 수컷 알비노 향유고래가 포경선을 침몰 시킨 사건이 있었다고 한다. 그 난폭한 고래의 이름이 '모카딕' 이었고 거기서 영감을 받아 '모비 딕'이라는 이름을 지었다고 하는데 거대하고 사납다는 좋지 않은 의미의 이름으로 보인다.

'모카딕'에 관한 이야기를 알기 전에는 알비노 향유 고래로 설정한 것에 대해서 그저 '알비노'라는 신비감과 거대한 크기가 주는 공포나 압박감 등을 위한 것인 줄 알았는데 실존 고래가 있다니 늘 현실이 소설보다 더 소설 같다고 할 수밖에.

책의 뒤표지를 보면 이 책에 대한 설명으로 성경과 그리스신화 인물들이 주요 모티브와 알레고리로 작용한다고 하는데 그런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는 못했다. 기독교 사상이나 당시의 시대상, 작가가 숨겨놓은 장치들보다는 고래와의 싸움, 거친 바다, 두려움과 광기 등 1차원적으로 읽었다. 그래도 충분히 재미있었다.

 



 

​책을 다 읽으려면 너무 오래 걸리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모든 활자와 의미를 파악하려고 애쓰지 말고 '이슈메일'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있는 듯 휘리릭 읽어가다 보면 두툼한 책도 어느새 끝이 난다. '이슈메일'과 나의 모험이 끝이 났다.

인간과 고래의 싸움에서 승자는 없었다. '이슈메일'의 기록만이 있을 뿐이다. 아니, '허먼 멜빌'의 기록.

내가 읽은 [모비 딕]은 작살 하나로 바다의 주인과 맞서 싸우는 나약한 인간들의 모험 이야기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자면 그저 욕심으로 평화롭게 바다를 누비는 고래들을 공격하는 무자비한 인간들로부터 그들의 터전을 지키려는 고래 한 마리의 영웅담이기도 하다.

이 책이 출간될 때의 혹평을 쏟아내던 분위기보다는 좀 더 단순하게 이 책을 즐길 수 있게 되어 다행이다.

현대지성 [모비 딕]의 또 하나의 즐거움 - '레이먼드 비숍' 목판화 일러스트

고전에는 그에 맞는 삽화가 중요한데 책의 내용과 목판화 일러스트가 굉장히 잘 어울린다. 고전적이며 단순하고 깔끔한 목판화의 느낌이 섬세한 책의 내용과 상반되면서 균형이 아주 잘 맞는다. 상상의 즐거움과 보는 즐거움이 함께 있어 좋다.

​​

** 소설은 소설일 뿐이지만 실제로도 당시 많은 포경선들이 고래를 잡으러 다녔고 기술이 좀 더 발전한 뒤에는 거의 멸종 위기라고 볼 수 있을 만큼 많은 고래들이 잡혔다. 아직도 일본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비난을 받는 포경 행위를 하는 연구 목적이니 전통이니 하면서 대대적인 포경을 절대로 멈추지 않는 걸로 알고 있다. 이제 고래들을 그만 괴롭혔으면 좋겠다.

**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보지는 않았지만, 주인공이 고래를 좋아해서 [모비 딕] 소설까지도 재조명되는 것 같다. 가끔 드라마의 흥행으로 아주 작은 연결고리라도 있어 보이는 소설이 '역주행'하는 것을 보면 씁쓸할 때가 있다.

** 일본 만화 [ONE PIECE]에 '라분'이라는 고래가 나온다. 어느 종인지 나오진 않았지만 향유고래를 닮았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모비 딕]을 읽다 보니 '라분' 생각이 종종 났다. 그러고 보니 만화, 소설, 영화 등등에서 고래는 참 다양한 소재로 쓰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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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인의 우주 살기 - 달 기지부터 화성 테라포밍까지, 과학자들의 지구 이전 프로젝트! 인싸이드 과학 1
실뱅 채티 지음, 릴리 데 벨롱 그림, 신용림 옮김 / 풀빛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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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에 처음 그런 생각을 했었다.

금성은 어쩌면 아주 먼 옛날 '지구'가 아니었을까.

얼마나 먼 옛날의 이야기인지는 가늠할 수는 없지만 상상 속의 '금성'은 지금 지구와 같은 모습을 하고 그 안에서 온갖 동식물들이 살아 숨 쉬고 '금성인'들도 번영을 누렸다. 그러다가 지금 지구와 마찬가지로 '금성인'들의 과도한 욕심으로 인해 극심한 환경오염이 발생해서 어느 생명체도 살 수 없는 행성이 된 건 아닐까. 마지막으로 살아남은 '금성인'들이 지구로 넘어와 '지구인'으로 살면서 피라미드를 짓고 문명을 발전시켰던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지구인'들도 언젠가는 지구를 떠나서 다른 별에서 살아야만 하는 건 아닐까.

과학적인 근거는 하나도 없는 허무맹랑한 상상이었지만 최근 '지구인'들의 행보를 보면 아주 불가능한 일은 아닌 것만 같다.


[지구인의 우주 살기]

이 책은 나의 이런 상상에 대답해 주는 책이다.



제2의 지구는 어느 행성이 되어야 할까.


달일까.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달에는 토끼가 살고 있거나 그 만의 신비한 생명체가 있을 거라는 상상은 오래전부터 해왔지만

우리가 달로 가서 살아야지 라고 생각하지는 않는 듯하다. 지구와 가까운 점을 빼고는 제2의 지구로 삼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을 오랜 시간 지켜보았기 때문에 과학적으로 증명하지 않아도 알게 된 탓일까.


이 책에서는 1960년 대에 시작된 달 탐사는 소련과 미국의 우주 경쟁에서 가장 핵심이었던 행성이었지만 꾸준한 달 탐사로 인해 인류가 살아가기 위한 곳보다는 새로운 자원 공급지로 더 각광받게 되었다고 말한다.

달에 있는 자원을 활용해서 지구로 가져오기도 하고

지구가 아닌 달에서부터 우주탐사가 이루어지도록 기지를 건설하는 데 적합할 거라고.

달은 알게 되면 될수록 지구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위성이다.


달이 아니라면 화성일까.

아마도 대다수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제2의 지구는 화성일 것이다.


최근에 테슬라의 CEO 이자 유명인사인 일론 머스크가 2016년 화성 이주 계획을 발표했었다.

일론 머스크는 민간 우주개발업체인 스페이스X를 설립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가 처음 화성 이주 계획을 발표했을 때는 부자들만의 '놀이'처럼 여겨졌지만 최근 기후 위기나 핵 전쟁의 위험 등으로 지구에서의 인류의 삶이 위태로워지자 그의 '화성 이주 계획'을 다들 눈여겨보고 있다. 인류는 화성에서 살 수 있을까.


이 책에 따르면 당장은 어려울 듯하다.


실제로 화성의 조건은 지구와는 매우 다르다. 중력이 약하고, 기압이 낮고, 춥고, 특히 전혀 호흡할 수 없는 대기를 가지고 있다! 게다가 화성 표면이 우주의 광선을 걸러내기에는 자기장이 너무 약하며, 약체 상태의 물이 없고, 행성 전체에 모래 폭풍을 동반한 강한 바람까지 부는 환경에서 살아남기란 어렵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다!

>>> page 122 7. 지구인은 미래의 화성인이 될 수 있을까? 중에서


이것은 비단 화성의 문제만이 아니다. 책에서 제시해 주는 여러 행성들도 지구에서 먼 것은 둘째치고 인류가 살기에는 조건이 단 하나도 맞지 않는다. 그래서 나온 챕터가 [8 지구처럼 바꾸자, 테라포밍] 테라포밍을 사전에 검색해 보면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이나 위성 및 천체를 지구의 환경과 비슷하게 바꾸어 인간이 살아갈 수 있게 꾸미는 일.]이라고 나온다.


금성을, 화성을, 또는 다른 은하계의 어느 행성을 지구와 같은 환경으로 바꿀 수 있다면 이 넓고 넓은 우주에서 쌍둥이 지구를 찾는 일보다 훨씬 효율적인 것 같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것은 현재 지구인의 과학기술로도 가능하지 않고 아직 우리에겐 너무 생소한 우주 윤리적으로도 부적합하다고 한다. 그래도 지구인은 끊임없이 그 가능성을 위해 노력할 테니 먼 미래에는 SF 영화에서 나오는 것처럼 화성의 어느 지역에선가 비록 유리 돔 안에서라도 지구와 같은 환경을 유지하며 살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책에서는 이 모든 이야기들이 질문과 답처럼 나온다. 독자가 한껏 상상력을 발휘해 질문을 하면 저자가 답을 듣는 형식이라 책을 읽는 재미가 있다. 물론 과학에 대한 이야기라서 전공자가 아닌 사람은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되도록이면 쉽게 풀어서 설명해 주려는 친절함이 있다. 청소년들이 읽기에도 좋고 제2의 지구를 상상해 보는 성인들도 가볍게 읽기 좋다.


그림도 재미있다.

책의 내용과는 별개로 우주에 관한 상상력이 가득한 그림이다. 표지의 그림체와 같다.

차라리 책의 내용에 맞게끔 행성의 위치나 색깔, 모양 등이 삽화로 있었으면 싶긴 했는데 책을 다 읽고 나니 저자가 원한 것은 전문적인 지식의 전달보다는 독자들이 이 책을 읽으며 머나먼 우주로 뻗어 나가는 상상을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최근 알게 된 소식으로는, 일론 머스크의 '화성 이주 계획'은 화성 유인 탐사 계획을 2029년으로 미룸으로써 조금 먼 얘기가 됐다.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지구에서의 인류 멸종 시나리오는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과학 기술의 발달로 인류가 지구 외의 어딘가에서 살게 된다고 해도 '노아의 방주'처럼 선택받은 자들만 - 아마도 돈이 많은 사람이나 과학 기술자들- 떠나게 될 것이다.


나는 자의와 타의로 지구에 남겨질 것이다.

좋다. 지구를 사랑하는 나는 마지막까지 지구에 있을 것이고 우주에 대한 환상적인 꿈은 먼 미래의 인류가 이루어 줄 것이다.

금성에서 지구로 이주한 것이 아닐까라는 상상을 했듯

지구에서 화성으로 이주해야 새로운 문명을 이루는 상상을 해본다.


다만, 인류가 새로운 보금자리를 얻는 것이

지구를 파괴하여 도저히 생명체가 살 수가 없어서 떠나는 것이 아니라 뛰어난 과학기술로 인한 선택에 의한 멋진 도약이기를 바란다.




** 스페이스 X : 테슬라의 CEO인 일론 머스크가 2002년 설립한 미국의 민간 우주개발업체다. 스페이스X는 2008년 민간 기업으로서는 최초로 액체연료 로켓 `팰컨1(Falcon1)`을 지구 궤도로 쏘아 올렸으며, 2016년 4월에는 로켓의 해상 회수에 성공하면서 로켓 재활용 시대를 열었다. 최근 민간에서는 처음으로 유인 우주선 발사에 성공했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스페이스X (매일경제, 매경닷컴)



** 우리나라의 첫 달 탐사선! 2022년 8월 5일에 발사된 '다누리호'다. 달 궤도에 무사히 들어가게 된다면 세계 7번째로 달탐사국의 지위를 얻게 된다고 하니 기대가 크다. 대한민국이 우주탐사 강국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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