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 밖의 개구리가 보는 한국사 - 하버드대 출신 한국학 박사에게 듣는 우리가 몰랐던 우리 역사
마크 피터슨.신채용 지음, 홍석윤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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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관한 모든 것을 좋아한다.
딱딱하게 쓰인 교과서도 좋아했고 화려한 그래픽을 동원한 다큐도 좋아한다. 다양한 분야의 패널들이 나와서 각자의 시각으로 역사를 되짚어 보는 것도 좋아한다.

아무리 많은 자료가 남아있다 하더라도 오래전 지나가버린 시간은 희미해지기 마련이고 절대로 돌이킬 수 없는 '그날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해석하는지는 오롯이 현재의 우리들의 몫이다.
책으로, 영화로, 드라마 등등으로 재조명이 되는 굵직한 역사 이야기가 (ex. 장희빈, 사도세자, 이순신 장군, 조선 건국 등) 끊이질 않는 이유이자 때로는 역사왜곡으로 뭇매를 맞기도 하는 이유다. 수억 명의 사람들이 각각의 눈높이와 가치관 안에서 역사를 이해하니까.

그리하여 외국인의 눈으로 한국사를 말해보겠다는 이가 여기 있다. 제목만 봐도 꼭 읽고 싶어지는 책
[우물 밖의 개구리가 보는 한국史]
부제, [하버드대 출신 한국사 박사에게 듣는 우리가 몰랐던 우리 역사]

책의 제목이 도발적이면서도 흥미롭다.

우물 안 개구리. 이 속담은 부정적으로 쓰인다.
시야가 좁고 잘난 체하는 사람을 비꼬며 쓰는 말인데 자신을 우물 밖 개구리로 표현하는 저자의 자신감에 대한 놀라움과 '대체 우리 역사를 어떻게 해석하고 싶은?!?!'라는 반발심이 동시에 일어난다.

만일 우리의 소중한 역사를 백인 우월주의나 일본/중국의 해석에 기대에 풀이해서 딴소리를 한다면 맹렬히 비난해 주리라 마음을 먹고 책을 폈다.

저자인 마크 피터슨은 한국학 박사임에 틀림없다.
나와 같은 사람들의 이런 좁아터진 우물 같은 마음을 간파해서인지 자신이 한국학을 공부하게 된 계기와 한국에 대한 애정을 '프롤로그' 설명하고 자신이 '한국의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

1,2,3부로 구성된 한국사 이야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꽤나 시간을 들여 이토록 이 책의 방향성에 대해 설명한 것은, 독자들로 하여금 한국의 역사를 너무 편협하게만 보지 말고 다양한 각도에서 접근하여 새로운 해석에도 귀를 기울여야 하니 마음의 문을 열고 편견 없이 읽어달라는 이유로 보인다.


1부는 우리의 생각보다 평화로운 역사를 가졌다는 것
2부는 과거의 우리는 유교의 장점을 잘 활용했다는 것
3부는 우리가 칼보다 펜을 중요시 여겼기 때문에 남겨진 아름다움에 대한 것

이 책은 한두 가지의 역사적 사건에 기대에 풀어내는 책은 아니다. 의외였다. 하버드대 박사님이시니 일제강점기를 논하거나 중국과 우리나라의 관계, 대한민국이 무얼 잘못 알고 있고 어떻게 미래로 나아가야 하느냐 같은 이야기로 훈계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말이다.

정반대다.
대한민국의 역사는, 우리가 알던 것보다 훨씬 평화롭고 효율적이었으며 아름답다고 말한다.

통일국가가 된 이후 다른 나라를 침략한 적이 없다는 이야기는 수업 시간에도 들었던 것 같은데 평화로운 역사라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일본의 식민지였던 역사가 너무 강렬해서일까.

일제강점기가 휩쓸고 간 상처는 아물었음에도 불구하고 흉터가 깊게 남아 우리를 욱씬욱씬하게 만든다. 그 흉터를 볼 때마다 우리가 얼마나 보잘것없고 우둔했으며 때론 비겁하고 비열해서 부끄러운 역사라고 생각하게 만든다. 그러니 평화로운 역사라기보다는 평화롭게 침략 당한 기억이 '평화'를 왜곡 시킨 게 아닐까 싶다.

마크 피터슨, 이 분은 이 점을 누구보다 안타깝게 생각한다.


억압의 역사인 양반/노비제도나
일본 침략의 한 가지 이유로 보는 문치주의
현재까지도 사회 발전의 한계점이 되는 유교사상
이런 것들을 우물 밖에서 보았을 때는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는 알게 된 것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한 의미가 있다.

또한
한국에 대해 많이 연구한 모습이 확실히 드러나는 사진들과
미국인이 저자인 책에서 자주 본 '한마디'의 구성도 재미있다.


우물 밖에서 본 우리 역사는 낯설면서도 금세 수긍이 간다.
지금 이 순간들도 역사로 남겨지게 될 것이다.
후대의 사람들도 우물 안과 밖에서 우리들의 삶을 바라봐 주었으면 좋겠다.

남과 북
빨강과 파랑
한류와 대참사들
역사에 기록될 수밖에 없는 사건들과 함께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아침저녁으로 바삐 오가는 우리들도 기억해 주어 다양한 시각으로 논해주었으면 좋겠다.

우물 안에서도 봤을 때도 당당한 역사가 되도록 애쓰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길 바라니까



※ 위의 글은 도서리뷰단에 선정되어 해당 출판사가 무상으로 제공한 책을 읽고 쓴 개인적인 소감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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