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완벽한 실종
줄리안 맥클린 지음, 한지희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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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로맨스소설을 읽었던 건 사촌 언니의 책장에서 무심코 꺼내들었던 책이었다. 그 뒤로 한동안 로맨스소설만 읽던 때가 있었는데 희한하게도 '미국'작가의 로맨스소설만이 끌렸다. 할리우드의 유치한(?) 사랑 영화가 떠올라서인지도 모르겠다.

아주 오랜만에 읽어보는 로맨스소설 [이토록 완벽한 실종]

미스터리 로맨스 소설이라는 책 소개를 읽었을 때 혹시 남자 주인공이 범죄에 휘말려 스스로를 실종으로 몰고 간 건가 하는 예상을 했었는데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풀어내는 이야기가 예상보다 복잡하다.
가장 의외의 부분은 남자 주인공이 조종하던 비행기의 실종을 버뮤다 삼각지대와 연결 지은 점이다. 실제로도 비행기나 배가 종종 사라진다는 그 미스터리한 지역에서 주인공이 사라졌기 때문에 그 어떤 미스터리적 요소보다 강력함이 있고 남녀의 사랑 이야기만큼이나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버뮤다 삼각지대가 현재와 과거의 이야기를 이어준다는 점도 멋진 아이디어다.

남녀 주인공이 행복한 결말이라는 것을 알기는 해도 누가 봐도 잘생기고 아름답고 매력적인 남녀가 만나서 갖은 역경을 겪고도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행복에 이르는 모습을 보는 게 로맨스소설의 묘미다. 그러니 범죄나 미스터리한 사건, 주변의 반대, 숨기고 싶은 과거 등등 두 사람 사이가 크게 가로막힐수록 어서어서 행복해지기를 바라며 다음 책장을 빠르게 넘기게 된다. 이 소설처럼.

작가가 미국 내에서는 많은 상을 받은 유명한 작가인 것 같은데 한국에서는 로맨스 소설이 그리 유행하지는 못해서 아주 생소한 작가라 이 책이 예전 읽었던 로맨스소설 만큼 재미있을까 했는데 1부를 다 읽기도 전에 왜 아마존 1위가 됐는지 알게 됐다.
꽤 두꺼운 책인데도 끝까지 흡입력이 좋다.


주인공들의 위기나 긴장감도 적절하고 사랑 이야기가 유치하거나 과하지 않게 미스터리와 로맨스가 잘 섞여있다.
현재 - 과거 - 현재 - 과거의 장면전환이 자연스럽게 이어져서 마지막 페이지까지 지루함 없이 술술 읽힌다.

철학적이고 생각할 것이 많은 소설도 좋지만
때로는 현실에는 결코 없을 것 같은 이런 사랑 이야기를 읽는 것도 좋다. 나의 사랑은 아니지만 행복한 결말은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다시 가끔 로맨스소설을 읽어야겠다.





※ 위의 글은 컬처블룸 도서리뷰단에 선정되어 해당 출판사가 무상으로 제공한 책을 읽고 쓴 개인적인 소감문입니다. ※


#아마존종합베스트1위 #이토록완벽한실종 #미스터리로맨스 #사랑 #이별 #용서 #줄리안맥클린 #JulianneMacLean #해피북스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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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와 거지 보물창고 세계명작전집 19
마크 트웨인 지음, 황윤영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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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들과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들에 대한 이야기를 했던 적이 있는데 도무지 한 사람이 떠오르질 않았다. 모두가 알고 있던 그 내용의 작가.
'왕자와 거지가 서로 바뀐 거! 그 책 말이야.' 라며 서로 기억나는 내용을 말하기 바빴지만 정작 작가의 이름이 생각나질 않았는데.
'미국 현대문학의 아버지' 마크 트웨인! [왕자와 거지], [톰 소여의 모험], [허클베리 핀의 모험] 을 쓴 작가. 이름부터 너무나도 미국스럽다(?)고 생각했는데 필명이었다는 것을 이번에 알게 됐다. 사진을 보니 본명보다 필명이 훨씬 잘 어울리는 묘한 느낌.

그의 대표작들이 제목부터 아동소설의 느낌이 강해서인지 성인이 된 이후에는 일부러 찾아 읽어보지 않았는데 이 책만큼은 다시 읽어보고 싶어졌다.

[왕자와 거지]

책을 받고는 줄거리는 이미 알고 있으니 재미없을지도 모르고 혹시 너무 동화의 느낌이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크나큰 오산이었다. [왕자와 거지]를 어쩌면 어딘가에서 내용을 주워듣기만 했을 뿐 책으로는 한 번도 읽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왕자와 거지가 서로 뒤바뀐다는 것 하나를 빼고는 그 어느 것도 익숙하지가 않다. 아동소설이라는 느낌도 없고 단순한 줄거리인 줄 알았는데 장면 하나하나가 섬세하고 작은 사건들의 연속이라 읽는 재미가 있다.

만일 영어가 모국어라 원서를 읽었다면 더 재미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번역본임에도 불구하고 문체가 맛깔스럽다.
어떤 식으로든 - 남/여, 부잣집아기/가난한집아기, 오해, 약물, 판타지 등등 - 두 사람의 인생이 서로 바뀌는 소재는 너무 많이 나와서 식상할 법도 한데 결말을 알고도 여전히 다음 장이 궁금하다. 고전의 힘이란!

마크 트웨인이 이 소설을 그의 자녀들에게 헌정한다고 했고 아이들에게 교훈을 주려고 했다는데 어른들이야말로 이 책을 읽고 진정한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을 바짝 차리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
자신이 가진 것의 소중함은 잃어버리고 나서야 깨닫게 된다는 것.
타인의 것이 아무리 좋고 빛나도 훔쳐서 가질 수는 없다는 것.
내가 아닌 그 무엇을 좇아 흉내를 내봐야 결국 내 것이 되진 않는다는 것.
무엇보다 올바른 마음과 따뜻한 시선이야말로 우리의 인생을 좋은 방향으로 이끈다는 것이다.
물론 [왕자와 거지] 주인공들처럼 순수함을 간직하고 있을 때라야 통하는 교훈이니 모순이긴 하다.

왕자도 거지도 쉽지 않은 삶이다.
누구나 자신에게 없는 것을 동경한다.
누구도 거지가 되고 싶진 않지만 자유를 원하고
누구나 왕자가 되고 싶어 하지만 무거운 책임과 권력 다툼은 원치 않겠지.

계급과 차별이 없는 세상은 결코 오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살아남아야 한다. 인간의 존엄성을 포기하지 않은 채.

아, 내가 거지 쪽이었다면 왕자가 된 이후에 엄마와 누나들부터 찾으려 하다가 가짜인 게 들통나 바로 끓는 기름에 튀겨졌겠지.
흐음. 이 책의 진짜 교훈은, 자중하라. 뿐일지도 모르겠네.



※ 위의 글은 컬처블룸 도서리뷰단에 선정되어 해당 출판사가 무상으로 제공한 책을 읽고 쓴 개인적인 소감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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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중일기 - 임진왜란 7년의 기록 빛나는 유네스코 우리 유산 17
김기정 지음, 오승민 그림 / 웅진주니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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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장군님.
난중일기를 읽어보진 못했더라도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기간 동안 써 내려간 일기라는 것은 대부분이 알 것이다.
전쟁 중에 꼬박꼬박 일기를 써 내려간 것도 몹시 대단한 일이지만 당시의 전쟁 상황, 그날그날의 날씨, 주변인들에 대한 생각이나 감정,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등이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7년간의 기록이니 그 양도 몹시 방대할 것이다.

기록덕후들이라 불릴 만큼 우리의 조상님들은 많은 기록을 남기셨지만 만일 [난중일기]가 없었다면, 개인의 일기장 정도로 보고 가볍게 여겨서 후대까지 그 기록이 남겨지지 않았다면 그 당시의 상황도 알 수 없었을 것이고 이순신 장군에 대한 평가도 달라졌을 수도 있다.

대단하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한 이순신 장군님의 7년 기록.

늘 난중일기를 꼭 한 번 읽어야지 했는데 아무리 현대어로 번역/해석이 되었다 한들 조선시대 7년간의 기록을 단숨에 읽기 위해서는 큰 결심이 필요해서 미루고만 있었다.

이 책은 어린이들의 위한 [난중일기]라서
'난중일기란 이런 것이다'라고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어른들은 아이들과 함께 이 책을 읽은 뒤 상세한 [난중일기]를 접하기 좋고 어린이들에게는 우리 역사상 위대한 장군 중 한 분이며 우리가 절대 잊어서는 안되는 이순신 장군님을 알 게 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책은 이순신 장군이 전라도 좌수사에 임명되는 것을 시작으로 그동안의 기록들 중 중요한 부분을 발췌해서 싣고 그에 따른 설명을 곁들인다.
가족들의 죽음이나 관계가 좋지 않았던 원균에 관한 내용도 포함된다. 몹시 간략한 내용들이지만 핵심적인 내용을 최대한 담으려고 애쓴 것이 책의 곳곳에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그림이 마음에 든다.
책의 내용과 딱 맞아떨어지는 분위기이고 자세한 묘사를 하는 그림체가 아닌데도 생생함이 느껴진다.
디자인/그림 이 책의 가장 큰 장점!
이 책을 읽어보고 싶게 만들었던 것도 책 표지의 영향이 컸다.

책의 마지막 장에 '한 걸음 더' 라는 곳을 보면
[난중일기]가 왜 유네스코 세계 기록유산으로 지정된 건지에 관한 설명이 있다. 그저 개인의 느낌이나 기분에 대한 기록이 아닌 당시의 상황들까지 총체적으로 아우르는 전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역사의 한 조각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산대첩-명량해전-노량해전 : 이순신 장군의 3대 해전에 관한 설명하며 이순신 장군이 결국 노량해전에서 죽음을 맞이했다는 문장으로 이 책은 끝이 난다.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이지만 감사함과 존경, 안타까움이 차오른다.

오랜 역사 속에 수많은 위인들이 계시지만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뜨거워지는 이순신 장군님.

올 추석에는 사랑하는 조카와 함께 이 책을 읽고 이순신 장군님이 얼마나 위대한지에 대해 실컷 수다를 떨어야겠다.
한국인 누구도 잊어서는 안되는 그분에 대하여.




※ 위의 글은 베베블룸 서평단에 선정되어 해당 출판사가 무상으로 제공한 책을 읽고 쓴 개인적인 소감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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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 아래, 동생에게 - 스스로 떠난 이를 애도하는 남겨진 마음
돈 길모어 지음, 문희경 옮김 / 21세기북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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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6월 08일 어느 기사의 내용이다.

최근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실린 기사라고 한다.

- OECD 회원국 가운데 자살률 1위인 한국, 특히 여성 자살률이 느는 추세, 한국의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24.1명, 출산율은 OECE 꼴찌인 0.78명인 상황에서 자살률은 1위. 지난 3년 코로나 사망자보다 자살자가 더 많았다.





이 책의 표지에는 <스스로 떠난 이를 애도하는 남겨진 마음> 이라고 적혀있다.

저자의 동생이 자살한 후 그 이유를 찾기 위해 동생의 삶을 들여다보고 '자살'이란 무엇인지에 대해서 탐구하며 써 내려간 책이다.

그래서 이 책의 내용은 저자와 그의 동생 데이비드의 어린 시절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요즘 말로 육아 난이도가 '헬'이었을 돈 길모어와 데이비드 길모어.

2살 반 터울의 형제는 지붕에 올라가고 정원을 불태우고 치고받고 싸우며 각종 짓궂은 장난으로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는 아이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경제 호황기에 캐나다 중산층 부모에게서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이다.

그들의 아버지는 건축가이자 교수였고 그런 아버지가 대학시절 만난 어머니와 일찍 가정을 꾸려 그들을 낳았다.

잘 다듬어진 가정에서 풍족한 삶을 살며 하키와 피아노를 배우며 저자는 작가가 되었고 그의 동생은 뮤지션이 되었다.



어릴 때는 형과 동생이 함께 장난을 치며 어울렸지만 점차 자라면서 각자의 삶을 산다.

저자는 함께 뒹굴며 자란 동생과 멀어진 것에 대한 생각을 하며 '멀어지지 않았더라면..' 이라고 끊임없이 되뇌지만 우리 모두가 그렇다. 부모형제자매라도 그 누구도 함께일 수 없다. 도움은 가능하지만 누군가의 인생을 책임질 수는 없다. 타인의 삶을 온전히 이해할 수도 없다. 이 길이 맞는 길이고 그 길이 틀린 길이라고 단정 지을 수도 없다. 이해하려고 노력할 수는 있고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관심을 쏟을 수는 있지만 그 마음이 어떤지는 100% 알 수가 없다. 우리는 때론 우리 자신의 마음조차 알 수가 없다.

저자가 알지 못하는 동생의 삶을 되짚어보는 것은 '왜'라는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함이 아닌 '애도'하기 위함이다.

데이비드는 북극의 유콘, 화이트호스에서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



데이비드는 마리화나와 줄담배를 피우고 밴드를 결성해서 음반을 내고 여러 직업을 전전했다. 여러 악기를 다룰 줄 알았고 악기 경연 대회에서 우승을 하기도 했으며 바에서 연주를 하고 끊임없이 여자를 만나고 알코올 중독에 걸리기도 한다. 마약을 하고 맑은 정신인 적이 별로 없었을 데이비드의 삶은, 그 누가 보기에도 엉망진창이니 자살을 한 것이 이상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음..?


이 말을 쓰고 보니 이상한 기분이 든다. 엉망진창의 삶은 자살을 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라니. 아니, 그는 오히려 사회적으로 오히려 삶이 안정되었을 때 자살을 택했다. 게다가 누군가의 삶이 엉망진창이니 뭐니 할 자격이 내게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이 자살한 사람들을 보는 시각은 편협하다.


'차라리 그만두지', '차라리 말을 하지', '차라리 병원을 가보지', '차라리...' 이건 마치 우리가 역사를 말할 때 '만약에..'라고 말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는데.



이 책은, 데이비드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자살'에 관한 저자의 리포트다.

그의 동생뿐만 아니라 그의 주변에 자살을 택한 사람들에 관한 사연이 나오고 자살 학회에 참석해서 강연을 들었던 이야기도 나온다.


제목부터 내용까지 모두 슬프고 우울한 이야기일 줄 알았는데 의외로 그렇진 않다.


이 책이 마음에 든다.

그 어떤 판단도 없다. 데이비드의 삶을 정의하지도 않았고 그를 비난하거나 동정하지도 않았다.

남겨진 이들의 깊은 슬픔에 대해서 집요하게 파고들지도 않았다.

죽은 사람들에게 물을 수 없기 때문에 남겨진 이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가 속한 집단 (지리적 위치, 연령대, 인종, 교육수준이나 직업 등)에 집중해서 분석한 것조차 나쁘지 않았다. 당연하지 뭐.

새로울 것 없는 그의 시각이 나에게 새로움으로 다가온 점도 좋다.



나는 늘 "다시 시작할 기회가 주어진다 해도 하나도 바꾸지 않겠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놀랍다. 나라면 바꿀 것이다. 다 바꿀 것이다. ... 나라면 야망을 더 크게 품고, 더 집중하고, 더 많은 연민을 보였을 것이다. 관계의 소중함을 더 일찍 깨달았을 것이다.


>>> page 146 길 잃은 소년들 중에서



세상의 모든 죽음은 애통하지만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는 것은 슬픔과는 또 다른 문제다.

그 문제는 절대 풀지 못할 것이다. 그래도 남겨진 사람들은 살아가야만 하고, 누군가에게는 금세 털어버리고 싶은 일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평생 안고 가야 할 짐이 된다.


어떤 죽음을 맞이해야 말이 되는 걸까. 나는 결코 자살하지 않을 거라고 장담할 수 있을까. 내 주변인들은 자살로부터 안전할까. 나는 나 자신과 그들에게 어떤 도움을 주어야 할까. 과연 삶의 끝을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일까.



아름다운 시작보다 아름다운 끝을 선택하다. 

- 발타자르 그라시안



** 오역이나 오타가 많은 것 같달까 아니면 너무 직역을 했기 때문이거나. 잘은 모르겠지만 번역이 매끄럽지 않다고 느껴진다. 특히 긴 문장일수록 무얼 말하려는 것인지 이해가 잘 안되는 문장이 꽤 많았다. 아쉬운 부분.



** 한때 시인이 되고 싶었던 적이 있었는데 "시인의 기대 수명이 62.2년으로 작가 중에서도 가장 짧다고 밝혔다." 라는 문장을 읽고 너무 놀랐다. 내겐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결국 시인이 되지 못했으니 불행이라고 해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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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킴의 거침없는 중국사 - 신화시대부터 청나라까지 영화처럼 읽는 중국 역사 이야기 썬킴의 거침없는 역사
썬킴 지음 / 지식의숲(넥서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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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즐겨듣던 팟캐스트 "썬킴의 세계사 완전정복" 의 주인공. 이 책은 작가 이야기부터 해야만 한다.

친근하고 시원시원한 말투에 저음이면서도 명랑한 목소리가 듣기 편안했고 자신 스스로를 역사덕후라고 부르는 게 재미있었지만 가끔 무리한 개그를 던져서 얼굴 찡그리게 만들었던 썬킴님.
역사를 전공한 사람도 아닌데 그저 역사가 좋아서 파고 들었고 그걸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것을 기쁨으로 여긴다며 라디오, 팟캐스트, TV 등 여러 방송에서 역사 스토리텔러 역할을 톡톡히 하고 계시는 썬킴님.
인도, 프랑스, 일본, 튀르키예 등등 세계사를 쭈욱 훑어가는 방송에서도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는 대로 중국 역사 여행부터 함께 가자고 말하곤 하는 썬킴님.

그런 썬킴님이 중국사 책을 발간했으니 반드시 읽어봐야겠다 싶었다.
팟캐스트로 들을 때면 시간제한 때문에 토막토막 나서 불편함이 있었는데 한 권의 책으로 읽을 수 있고 무엇보다 작가에 대한 믿음으로 소장하고 싶으니까.

[썬킴의 거침없는 중국사]

썬킴님의 역사 이야기가 쉽고 재미있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내가 나고 자란 대한민국의 역사도 배울수록 어렵고 외워야 할 것 천지인데 길고 복잡한 중국의 역사를 책 한 권으로 알 수 있을까.
삼국지만 봐도 몇 권의 책으로 엮어지고 수십 개의 나라 이름과 왕들의 이름조차 알 수가 없는데 중국의 탄생부터 청나라까지를 한 권으로 정리해 줄 수 있을까.

과연.이라는 의심을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이럴 수가. 가능했다.
띠지에 크게 적힌 '천재 역사 스토리텔러'라는 수식어는 과장이 심한 것 아닌가 싶었는데 부인할 수가 없게 됐다.

책을 읽기 시작하니 놓을 수가 없었다.
마치 드라마를 보다가 마지막 회까지 보기 위해 밤을 새우는 것처럼 중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진시황제 이야기, 만리장성을 왜 누가 어떻게 건설하기 시작했는지, 중국 4대 미녀가 어느 시대에 누굴 홀린 건지, 황건적의 난으로 시작된 삼국시대, 몽골인들이 세운 원나라가 망해가는 과정 등등 재미로 치면 시청률 50% 드라마 못지않은 중국사. 한국사에 빼놓을 수 없는 중국과 우리와의 관계까지 놓치지 않는 섬세함. 중국사를 배울 때도 전혀 생각해 보지 않았던 중국 그 시작.
'요순시대'가 태평성대였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정확히 어느 시대를 지칭하는 것인지,
아직도 그 비밀이 다 알려지지 않은 진시황의 무덤만 알았을 뿐 진시황이 세운 진나라가 얼마나 유지되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면 궁금했어야 했던 중국 역사의 흐름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내가 알고 있던 중국사는 맛보기였던 것이다.

책의 구성도 아주 알차다.
시대별로 쭈욱 진행되는 이야기에 짧은 연표들을 넣었고
영화 쪽 일을 했던 썬킴님답게 '영화로 보는 중국사' 가 중간중간 있다. 패왕별희나 영웅 등 중국사를 다룬 영화들이 어느 시대를 배경으로 했고 어디까지가 사실인지를 설명해 주니 속이 시원!
중간중간 유명 인사들의 초상화나 시대상을 담은 그림이 작게 수록되어 있다. 깨알 재미다.


마치 팟캐스트에서 말하듯 구어체로 써서 읽기 더 편하다.
딱 썬킴님 말투 그대로이다. 방송에서 한 얘기를 활자로 옮겨놓은 듯하다.

"...북조가 있으면 남조도 있겠지요. 기억하시죠? 진나라가 나라 반쪽을 날려먹고 남쪽으로 도망 와서 '동진'이라는 나라를 세웠다고요. ..."
--> page 143 4장 분열의 중국 대륙 중에서

단어들도 모두 현대 언어로 풀어써서 청소년부터 성인까지 모두 읽을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고 이 책만 머릿속에 있다면 중국사의 흐름은 확실히 알게 된다. 소장하기 좋은 책!

다만, 책에서조차 개그 욕심을 버리지 못하셔서
'BTS급 인기'나 '무시하면 X 되는구나' 같은 표현이 종종 등장하기 때문에 오랜 시간이 지나서 다시 읽게 된다면 조금 어색할지도. 썬킴님 개그 압수!😡



※ 위의 글은 컬처블룸 도서리뷰단에 선정되어 해당 출판사가 무상으로 제공한 책을 읽고 쓴 개인적인 소감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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