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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번째 손
존 어빙 지음, 이문희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나는 ‘멋대로’ 움직이는 이야기를 사랑한다. 물론, 마구잡이식으로 움직이는 이야기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멋대로 움직이는 것 같지만, 세밀하게 살펴보면, 아주 치밀한 무대 위에서 움직이는 그런 것을 좋아하고 사랑한다. 마누엘 푸익, 쑤퉁 같은 작가가 대표적인 예. 존 어빙도 그런 글을 쓸 줄 아는 몇 안 되는 작가 중 한명이다. 국내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나는 어떤 작가보다 그의 소설을 아끼고 사랑한다.
‘네번째 손’도 존 어빙 소설의 장점이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이다.
우연한 사고로 한쪽 팔을 잃은 남자가,
본의 아니게 많은 여자들을 만나며 방탕한 생활을 하다가,
그 많은 실수와 오해들 사이에서 우왕좌왕하지만,
결국에 단 하나의 사랑과 원하는 것을 향해 가는 그 모습들은,
유머러스하면서도 코끝을 찡하게 만드는 이야기의 힘이 대단하다.
아아아, 나는 이런 소설이 좋다.
이야기가 살아 움직이고, 인생의 진한 맛을 느끼게 해주는 그 시선들.
이러니 존 어빙의 소설을 어찌 좋아하지 않을까. 사랑하고, 또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