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사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28
오에 겐자부로 지음, 박유하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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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오랜만에 오에 겐자부로의 소설을 읽었다. 그의 소설을 읽은 지 10년이 지난 것 같다. 그가 그렇듯 나도 시간을 먹어간다. 우리는 늙고 있다. 그의 소설도 시간의 흐름을 거스르지는 못한다. 다만 소설은 채워지고 있다는 기분이다. 달이 차오르듯 점점. 어느새 그의 소설이 이만큼 채워졌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만년의 작가가 공들여 쓴 소설이라는 인상이 짙다.


일본에서 번역된 작품들은 사소설들이 많았다. 그것이 나쁘다고 할 수는 없겠으나 또한 대단히 좋다고 말하기에는 여러 가지로 부족한 것이 있었다. 그것을 비껴났다고 말할 수 있는 작가가 내가 보기에 두 명있다. 한명은 무라카미 하루키다. 그는 세계에 동조하는, 일본 작가로는 굉장히 보기 드문 소설을 쓰는 작가였다. 다른 한명이 오에 겐자부로다.


오에 겐자부로는 사소설과 다른 길을 걸었다. 그의 소설은 ‘자기 이야기’라고 할 수가 없었다. 상징적이고 또한 세계와 격렬하게 갈등한다. ‘익사’는 그 길을 걸어왔던 노작가가 사실상 마지막으로 보여줄 수 있는 소설이다. 아버지, 가족, 세상, 죽음… 그 단어들이 폭발적으로 움직인다. 그 끝에서 작가가 응시하는 그것은 눈부시다. 노작가의 성찰이다. 작가도 그것을 알지 않았을까. 그래서 아마 더 이상은, 소설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 아닐까. (인터뷰에서 마지막 소설이라고 한 것을 보고 지레 짐작해본다.)


이제 노작가는 우경화되는 일본, 그리고 더 큰 무엇을 경계하기 위한 글을 쓰겠다고 한다. 사실상 소설은 그만 쓴다는 말이기도 하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로 쉽게 하기 힘든 말이었을 텐데, 그의 결심이 흔들리지 않기를 바란다. 더 이상 그의 소설을 읽을 수 없다는 것이 많이 아쉽지만, 한편으로 나는 그의 결정을 감동했다고 말하고 싶다.


우리의 시간은 흐르고 있다. 그래도 소설은 이렇게 뚜렷하고 또렷하고 절대적이라고 생각한다. 진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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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뽑기 엘릭시르 미스터리 책장
셜리 잭슨 지음, 김시현 옮김 / 엘릭시르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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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그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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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허한 십자가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선희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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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먹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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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거미의 이치 - 상 백귀야행(교고쿠도) 시리즈
교고쿠 나츠히코 지음, 김소연 옮김 / 손안의책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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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기다렸습니다. 신나게 읽어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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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번 죽은 남자 스토리콜렉터 18
니시자와 야스히코 지음, 이하윤 옮김 / 북로드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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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이상으로 많이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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