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 Leading - 나의 인생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에서 배운 것들
알렉스 퍼거슨, 마이클 모리츠 지음, 박세연.조철웅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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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34. 알렉스 퍼거슨·마이클 모리츠, 『리딩』, (경영, 436p)


 


내 인생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배운 것들이란 부제가 붙어 있는 리딩(LEADING)

놀랍게도 책 표지는 알렉슨 퍼거슨이 하버드 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세계적인 축구감독이 어떤 연유로 세계 최고 대학교에 강단에 설 수 있었을까!



세쿼이아 캐피탈 회장 마이클 모리츠는 경쟁이 치열한 축구라는 스포츠 분야에서 오랜 기간 끊임없이 성공의 기록을 쌓아온

퍼거슨의 리더십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 만남을 가진 두 사람은 퍼거슨의 리더십 스타일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고,

이는 장장 7년여에 걸친 깊은 대화로 이어져 한 권의 책으로 정리되기에 이른다.


이 책 『리딩(LEADING)』은 38년 동안 총 49개의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자리잡게 한 사상 가장 위대한 축구 감독 알렉스 퍼거슨과,

미국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탈의 선구자이자 거두인 마이클 모리츠가 공동 저술한 리더십 전략서다.



나는 사실 축구를 안 좋아한다. 아니 안 좋아하는게 아니라 싫어한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다. 모든 스포츠를 다 좋아하지만 축구는 싫다.

20대 초반에 무슨 계기가 있어서였는데, 그렇다고 애초부터 축구를 싫어했던 건 아니다. 그런 나도 알고 있는 알렉스 퍼거슨이란 인물,

우리나라 축구 역사상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진출 1호인 박지성 선수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고 있었을 때 당시의 감독이다.

아마 이 사실이 아니였다면 나는 여전히 나는 알렉스 퍼거슨이란 인물을 모르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또한 'SNS는 인생의 낭비다'라는 말로도 많은 유명세를 치렀던 인물이기도 하다. 과연 이 책을 보니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알 수 있었다.




내가 책리뷰를 쓸 때 목차는 잘 안 쓰는 편인데 오늘은 특별히 남겨본다.

이렇게 일부러 소개하는 건 다 이유가 있다. 가히 목차에 모든 내용이 다 담겨 있기 때문인데 한번 쭉 살펴보자.


프롤로그 
나는 어떻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세계 최고의 팀으로 만들었는가 

1. 최고가 되기 위한 기본 
경청 | 경청은 공짜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가치 
관찰 | 한 걸음 떨어져 큰 그림을 볼 수 있는 자리에 서라 
독서 | 리버풀과의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던 전략의 비밀 

2. 나를 일으켜 세우는 헝그리 정신 
규칙 | 규칙을 포기하는 순간 성공과는 영원히 이별이다 
연습 | 결혼식 날에도, 아이가 태어났을 때도 운동장에 있었다 
열정 | 왜 누군가의 열정은 다른 이보다 뜨거운가? 
신념 | 상대 팀이 우승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우승을 놓친 것이다 

3. 최상의 성과를 내기 위한 요소들 
조직 | 승리에는 완벽한 조직과 인내가 필요하다 
준비 | 퍼기 타임? 철저한 준비로 기회를 만들었을 뿐 
교육 | 최고를 대신할 신인발굴에 촉각을 세워라 

4. 리더는 혼자가 아니다 
팀워크 | 다양성 안에서 빛을 발하는 존재들 
주장 | 내가 손꼽는 최고의 주장들 

5. 리더가 추구할 가치 
탁월함 | 구체적인 목표를 언급하지 않는 이유 
동기부여 | 리더십의 본질은 감춰진 5%의 능력을 이끌어내는 것 
겸손 | 나는 승리할 때마다 다시 처음이라 생각했다 

6. 평가의 기준 
채용 | 불운을 극복하고 좌절에서 일어나는 모습을 보라 
인맥 | 최고의 인재들을 발견할 수 있었던 비결 
해고 | 이별에도 매너가 필요하다 

7. 집중이 필요한 순간 
시간 | 언제나 제일 먼저 출근하는 습관 
방해 | 성공과 삶의 균형은 양립할 수 없는 선택 
실패 | 고통은 승리를 향한 욕망을 입증한다 
비난 | 격려는 비판만큼 중요하다 

8. 메시지를 장악하라 
대화 | 상대에 따라 달라지는 말하기의 기술 
작문 | 매년 2,000통의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내다 
답변 | 언론을 대할 때는 분명하고 단호하게 

9. 관리하지 말고 이끌어라 
구단주 | 감독의 존폐를 결정하는 절대 권력자 
통제 | 통제는 손끝에서 나오는 게 아니다 
위임 | 리더십과 관리의 차이는 무엇인가 
의사결정 | 결정력이 있는 사람을 곁에 두라 

10. 냉철한 판단을 내리는 법 
영입 | 모든 리더는 세일즈맨이다 
절약 | 돈으로 문제를 해결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연봉 | 난 네 봉지를 받는데, 누구는 다섯 봉지를 받는다면… 
협상 |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피 말리는 전쟁 
에이전트 | 나는 에이전트를 믿지 않는다 

11. 함정을 조심하라 
혁신 | 가자미 두 조각과 토스트 그리고 꿀 
정보과잉 | 데이터란 기준을 가늠하기 위한 자료일 뿐 
기밀유지 | 내 관을 들어줄 여섯 명의 사람이면 족하다 

12. 또 다른 관계 
라이벌 | 라이벌을 대하는 최고의 방법 
글로벌 | 영국 리그 해외 선수 영입의 역사 

13. 변화의 순간들 
도착 | 다시 맨유의 감독을 맡는다면 바꿀 두 가지 
떠남 | 38년의 감독 생활을 마무리하며 
도전 | 은퇴 후 펼쳐진 새로운 인생 

에필로그 
지금, 퍼거슨의 리더십 스타일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


목차만 봐도 알겠지만 경영에 관한 모든 내용이 다 담겨있는데 이를 그의 축구인생에 투영해 풀어내고 있다.


관찰

보이는 대로 믿어야 한다고 흔히 말하지만,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놀랍게도 우리가 보는 것,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해 우리가 보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수많은 편견과 선입견에 영향을 받는다.

주변의 평가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동시에 다른 사람들의 생각에 흔들리지 않도록 언제나 직접 내 눈으로 관찰하는 방법을 택했다.


규칙

장기적인 관점에서 원칙은 임시방편보다 중요하다. 열한 명의 뛰어난 선수들이 훈련에 최선을 다하고, 체중을 유지하고, 충분히 숙면을 취하고, 정확한 시간에 경기장에 나타나기만 한다면, 승리의 절반은 이미 이룬 셈이다. 그러나 놀랍게도 많은 구단들이 이 간단한 일을 해내지 못한다.


연습

안타깝게도 일부 선수들은 긱스나 호날두에 버금가는 놀라운 재능을 지니고 있었는데도 감정적, 정신적으로 강인하지 못해서 유년기의 상처와 내면의 아픔을 극복하지 못했다.



정말이지 감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 어쩜 저리도 멋진 생각을 해낼 수 있는 걸까.

내가 이 책을 고르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책을 통해 나만의 롤모델 찾기 프로젝트 때문이였다.

그렇게 고르게 된 네번째 책인데 역시나 알렉스 퍼거슨도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바로 이것. 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방해

나는 다른 사람들의 요구를 외면하지 못하거나 여가 시간을 다 누리면서 큰 성공을 거둔 사람들은 만나보질 못했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성공에만 집착하면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이나 영원한 행복이 따라올 것이라는 뜻이 아니라,

남들보다 더 잘하기를 열망하면서 동시에 삶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며칠 전 청울림의 강의에서도 들었던 내용이다. 즐거움의 사슬 끊기(=성공을 위한 절박함)


실패

성공보다 실패에서 훨씬 배울 것이 많다는 옛말은 틀리지 않았다.


대화

나는 육체적, 정신적 활력을 항상 중요하게 여겼기 때문에, 선수들이 피곤해 보여도 좀처럼 '지쳐 보인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 말을 입 밖에 꺼내는 순간, 선수들은 실제로 피곤하다고 느끼게 된다. 오히려 그 반대로 이야기했다. "자넨 아무도 따라잡을 수 없을 만큼 강해."


정보과잉

나는 때로 사람들이 정보에 집착하는 모습에 깜짝 놀라곤 한다. 환자가 음식을 먹다가 기도가 막혀 죽어가고 있는데, 응급실 의사는 병상 옆에 놓인 모니터만 뚫어져라 보고 있는 장면이 떠오른다. 당연하게도 의사는 생명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주변의 모든 가능성을 총동원하여 상황을 되돌려야 한다. 아무리 정확하고 분명한 데이터가 있다고 해도 말이다. 데이터란 기준을 가늠하기 위한 자료일 뿐.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초기에, 나는 최고의 목표가 리버풀을 때려눕히는 것이라고 떠들고 다녔다. 이 이야기는 노래처럼 계속해서 퍼져나갔다. 어찌됐든 이 말이 씨가 되었는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 간의 세기의 라이벌 구도에서 우위를 차지하게 되었다.


다시 한번 소름, 성공한 사람의 공통점. 내가 되고자 한다는 점을 늘상 떠들고 다닌다는 점이다.

이리하여 블로그 포스팅을 통해 벌써 세 번째로 얘기하게 된다. 박흡의 꿈은,

'창업하여 취미로 회사를 다니면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어 전국에 강연을 다닐 것'이다.



우리가 궁금해하는 박지성 선수의 경우 긍정적인 사례에서 두번 등장하고

책 전체 통틀어 가장 많이 나온 선수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이다.

과연 그가 왜 현재 세계 최고 축구선수인지 충분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유럽축구에 약간 이상의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굳이 경영서라고 생각하지 않고

흥미로써만 접근해봐도 정말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일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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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파산 - 장수의 악몽
NHK 스페셜 제작팀 지음, 김정환 옮김 / 다산북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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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NHK 스페셜 제작팀, 『노후파산』, (사회, 316p)


 


이 책은 2014년 9월 28일에 방송된 NHK 스페셜 「노인표류사회ㅡ'노후파산'의 현실」을 바탕으로

방송 시간상 소개하지 못한 고령자의 현실까지 포함해 새로 쓴 르포르타주다.



NHK가 밝힌 충격적인 노후파산의 실상


아마도 들어본 적이 없는 말일텐데, 고령자의 생활을 지탱하는 '돈' 문제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이타가키 프로듀서가 생각해낸 조어이다.

홀로 사는 고령자가 생활보호를 받지 못한 채 연금만으로 근근이 생활을 계속하고 있는데, 만약 병에 걸리거나 돌봄 서비스가 필요해지기라도 하면 생활은 파탄을 맞이하게 된다. 이타가키 프로듀서는 이런 상황을 '노후파산'이라고 부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100만원의 연금 수입이 있으면 건강한 동안에는 독신 생활을 어떻게든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수술이 필요한 병에 걸리거나 부상으로 입원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 언젠가 노후파산에 처하게 된다.

설령 저축해놓은 돈이 있다 해도 마찬가지다. 그 시기를 어느 정도 늦출 수는 있지만 노후파산을 피할 수는 없다.

 처음에는 생활에 여유가 있는 것처럼 보였던 고령자도 노후파산을 피하지 못하는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연금만으로 안심하고 노후를 살아갈 수 없다는 고령자가 늘고 있습니다."

"나도 내 딴에는 성실하게 일하며 살아왔는데, 설마 이런 신세가 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지요."



'예금이 있으면 생활보호를 받을 수 없다.'

생활보호의 재원이 세금임을 생각하면 이 원칙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규정'이 한편으로는 고령자를 궁지로 몰아넣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었다.


* 생활보호 서비스 : 연금액이 적고 달리 예금이나 재산도 없어 생활이 어려운 사람은 '생활권'을 보장하는 헌법에 의거해 생활보호를 받을 수 있다. 예를들어 생활권으로 보장되는 금액이 150만원인데 100만원의 연금수입이 있다면 추가적으로 50만원을 더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생활보호를 받게 되면 '생활비' 뿐만 아니라 '의료비'까지 무상지원된다.

하지만 노인들은 예금이 바닥나는 시점에 생활보호 서비스를 신청했다가 거절 당했을 경우를 염려해 신청하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그래서 얼마되지 않는 연금과 모아둔 예금을 헐어가며 최소한의 생활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읽어갈수록 정말이지 참담한 현실이였다.



'제가 앓아누우면 누가 저를 돌봐주지요? 돌봄 서비스 보험을 쓸 수는 있지만, 그것도 돈이 있어야 하잖아요.

그래서 생활보호를 받을 수 없게 된다면 저는 이방에서 비참하게 죽는 수밖에 없어요.'

'하다못해 내 장례비 정도는 남겨놓고 싶다."


 

지금까지 열심히 일하며 사회의 토대를 지탱해온 고령자에게 얼마 안되는 예금을 포기하라고 압박하고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몰아붙이는 현실이었다. 노후파산의 확대를 멈추지 못한다면 사회의 윤리성조차 붕괴될지 모른다고 느꼈다.

실제로 '폐를 끼칠 바에는 죽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고령자가 적지 않았다.


'가난이 뭐가 괴로운가 하면 말입니다. 주위에서 친구들이 전부 없어진다는 겁니다.'

'솔직히 말하면, 빨리 죽고 싶습니다. 죽어버리면 돈 걱정을 할 필요도 없지 않습니까?

지금 이렇게 살아 있는 것도 누굴 위해서 살고 있는 건지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이제 정말 지쳤습니다.'



 



'취재진은 고령자의 입에서 "살고 싶지 않아" "죽고 싶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을 수없이 목격했다.

왜 고령자가 '살아 있는 것이 행복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사회를 실현하지 못하는 것일까?


친족이나 지인에게 의지할 수 없을 경우, 노후파산을 극복할 방법은 생활보호밖에 없다.

그런데 예금뿐만 아니라 자택 등의 부동산도 벽이 된다.

그럴 경우 자신의 집을 포기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강한 까닭에 생활보호를 거부하는 사람도 많다.


다소 불편하거나 부자유스럽더라도 몸을 움직일 수 있는 동안에는 살아갈 수 있다는 말을 수없이 들었다.

그러나 몸이 움직이지 않게 되는 순간 노후파산이 찾아온다.


아이러니하게도 예금이 바닥을 드러내면 생활보호를 받게 되어 의료와 돌봄 서비스를 안심하고 받을 수 있게 된다.

바꿔 말하면 생활보호를 받지 않고 자신의 힘으로 살아보고자 애쓰는 고령자들은 노후를 안심하고 살 수가 없는 것이다.



또한 구조신호를 보내지 않고 홀로 사는 고령자들이 적지 않다.

"목숨을 구한 것이 구한 것이 진정으로 그 환자를 위한 일이었는지 고민이 될 때도 적지 않습니다."


구명 구급 현장에서는 어떤 사정이 있든 생명을 구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그러나 치료를 받고 목숨을 건진 환자를 바라보면 심정이 복잡해질 때가 있다고 한다.

한 명의 의사로서, 한 명의 인간으로서 '목숨을 구한 것이 진정으로 이 사람에게 행복한 일인지' 확신이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책에는 가명으로 소개된 고령자들의 수입과 지출을 이렇듯 그래프로 한눈에 보기쉽게 설명하고 있다.

심지어 회사의 속임에 넘어가 연금수입이 전혀없이 모아둔 예금만으로 살아가는 고령자 또한 있었다.

그리고 도시의 경우에는 100만 내외의 연금을 받고 있었지만 지방은 훨씬 심각했다. 도시 고령자의 1/4 수준에 연금으로 살아가고 있다.


노후파산이 확산되는 가운데, 재택 돌봄 서비스나 재택 의료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최전선에서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노후파산 직전에 몰린 고령자들을 도우려 할 때 특히 어려운 문제는 친족이 서비스를 거부하는 경우라고 한다.



하지만 더 무서운 점은 노후파산이 결코 고령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한창 일할 나이인 자녀를 둔 사람은 자녀에게 의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주위에서도 지원이 필요 없다고 판단하기 쉽다.

그러나 의지할 수 있을 줄 알았던 자녀의 존재가 오히려 노후파산의 계기로 작용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 책에서 소개한 고령자들은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삶을 산 사람들이다.

어떤 사람은 직장에서, 어떤 사람은 가정에서 최선을 다하며 살았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도 노후파산을 피할 수는 없었다.

노후파산은 단순히 젊었을 때 게으르게 살았거나 '노력'이 부족한 사람에게만 찾아오는 미래가 아닌 것이다.


또한 가족이 있어도 노후파산을 피할 수 없었던 사례들도 많이 소개하고 있다.

지금의 국민연금 제도는 3대가 같이 사는 게 일상적이였던 1960년대에 제정된 제도이다. 제도의 시급한 재정비가 필수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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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미너리스 1
엘리너 캐턴 지음, 김지원 옮김 / 다산책방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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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26. 엘리너 캐턴, 『루미너리스 1,2』, (소설, 528p 676p)



다산북스 도서 서평단 나나흰 4기에 제공된 2월의 책, 소설 <루미너리스>가 도착했다.

포장을 뜯기 전 뭔가 묵직했다. 이게 책이였다니, 엄청난 분량에 먼저 압도됐다.

1월에 제공된 <지도위의 인문학>도 무려 576페이지에 달하는 책이였는데 2월에도 만만치 않다.


거의 열흘 동안에 읽었던듯, 소설은 몰입해서 한번에 읽어줘야 한다고들 하는데 나는 꼭 굳이 그런 것 같지도 않다.

이 책을 보면서 동시에 <생각하는 미카를 위하여> <피라니아 이야기> <대한민국 자영업 트렌드 2016>를 읽었다.

나도 참 대단한듯ㅋㅋㅋ 집에선 <루미너리스>만 읽고 일하는 틈틈이 또는 어디 외출시 들고 다니는 책이 달랐던 것이다.


1편은 528페이지, 2편은 676페이지 도합 1204페이지다. 문량으로만 따지면 이걸 한 리뷰에 올리기 너무도 아깝다.

책을 보기 전에 남들이 올린 리뷰는 잘 안보는 편인데 이걸 대체 어떻게 리뷰를 올렸을까 너무도 궁금하여 몇 개를 찾아보았다.


대체적인 평은 '1편은 너무도 읽기 힘들었다, 반면 2편에서는 사건에 대한 실마리가 풀리면서

1편보다 더 두꺼움에도 불구하고 2편이 읽기 수월했다'는 얘기가 대부분을 이뤘다. 2편을 기대하며 1편을 정말로 힘들게 읽어냈다.

원작은 828페이지였는데 번역 과정에서 1204페이지로 늘어났고 이에 부득이 하게 두 권으로 분권하게 된 것 같다.


 


주요 인물인 12명의 남자는 황도 12궁을 대표하며 그에 맞는 성격과 특성을 지니고

나머지 인물들은 행성에 속해 이들 사이를 넘나든다.


 


별자리를 전혀 모르고 읽어도 아무 문제가 없지만 황도 12궁에 대한 기초지식이 있다면 백배는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같다.

이 책이 세계 3대 문학상 중에 하나인 47년 '맨부커상' 역사상 최연소이자 최장분량 수상 작품이 된 것 같다.


2편 거의 막바지에서야 등장인물에 해당하는 별자리와 행성을 인식하면서 봤는데 훨씬 더 재밌어진 느낌이였다.

소설 중간에는 '사자자리의 태양'과 같은 소제목이 있어 각 등장인물들이 어느 별자리와 행성에 해당하는지는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이렇게 많은 찬사가 있지만 다른 리뷰들에서 공통된 아쉬움을 느낀 부분이 있었는데 소설의 결말이 너무 빨랐다는 점이다.

아직 200페이지나 분량이 남았음에도 결말이 나와버렸다. 그럼에도 남은 분량에서는 그들의 못다한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있었다.



1866년, 크게 한몫 잡겠다는 생각으로 금을 찾아 뉴질랜드에 도착한 남자 무디,

그날 저녁, 그는 황량한 금광 마을 호키티카의 허름한 호텔 흡연실에서 자신도 모르게

12명의 남자로 구성된 비밀 모임에 끼여들면서 소설은 시작 된다.


실종된 젊은 갑부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던 창녀, 외딴 오두막에서 살해된 부량자의 집에서 발견된 어마어마한 양의 금에 대한 이야기다.

12개의 별자리를 닮은 12명의 남자의 진실과 황금을 둘러싼 그릇된 탐욕과 뉴질랜드 골드러시 당시의 시대상을 충실하게 그려내고 있다.


책소개를 보면 가장 놀라운 점은 이 모든 것이 천체의 역학관계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황도 12궁을 사전에 알고 봤다면 평점 백만점을 줘도 아깝지 않을 소설 같지만 무지한 독자 때문에 그 빛을 보지 못해 아쉬울 따름이다. 


황도 12궁을 어느 정도 이해한뒤 일독에 다시 한번 도전해보고 싶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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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위의 인문학 - 지도 위에 그려진 인류 문명의 유쾌한 탐험
사이먼 가필드 지음, 김명남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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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사이먼 가필드, 『지도 위의 인문학』, (역사/문화, 576p)




"지도에 바치는 오마주라고 할 만한 훌륭한 책,"


직접 읽어보면 알겠지만 관한 찬사가 붙은 게 아닌 것 같다. 책 두께를 보면 알겠지만 과연 지도의 역사에 대해 모든 걸 총망라하고 있다.

용들이 출몰하는 고대지도부터 에베레스트 꼭대기 길로 안내하는 GPS까지, 지도의 역사가 곧 인류의 역사인 것이다.


지도 하나로 인류의 역사와 미래 문명을 살펴보는 놀라운 책이다. 지금부터 576페이지의 분량 중에서도 인상적이였던 이야기를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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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들의 형태는 다양했다. 비교적 알아보기 쉬운 것도 있었고, 굉장히 기이한 것도 있었다. 그러나 목적은 대부분 같았다.

그 지도들은 실제로 쓰려고 만든 게 아니었다. 적어도 여행용은 아니었다.

그보다는 철학적, 정치적, 종교적, 백과사전적, 개념적 관심사를 진술하는 지도들이었다.




파라 마우로의 세계지도처럼 고대지도임에도 현대지도 크게 다를바 없는 비교적 정확함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고대부터 중세로 거슬러 올라오면서 역사적으로도 큰 논란을 일으킬만한 지도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콜럼버스보다 일찍 아메리카 대륙을 만났고 지도를 남겨 기록했던 사람이 있다.

콜럼버스로부터 약 500년 전에 고대 북유럽 탐험가들이 북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고 정착했음을 암시하는 내용이 그러져 있었던 것이다.

바이킹이 그곳으로 항해한 적이 있다는 이야기는 지리학계에 널리 알려진 전설이었으나, 지도 형태의 증거가 발견된 적은 없었다.


그런데 지금 그 증거가 나타난 것일지도 몰랐다. 그렇다면 구체적인 것은 막론하고 신세계를 기록한 최초의 유럽문서일 가능성이 있었다.

하지만 어마어마한 논란도 뒤따를 것이었다. 우리가 학교에서 배웠던 내용이 몽땅 거짓이었다고?


 


이 지도 <빈랜드 지도>는 여전히 '상당한 논쟁의 대상'이다.

그러나 만에 하나 <빈랜드 지도>가 위조품이라도(확실히 알기는 영영 어려울지도 모른다),

그 지도의 진정하고 영속적인 가치는 진품이냐 날조품이냐 하는 문제를 넘어선다.


<빈랜드 지도>의 가치는 그 속에 담긴 이야기에 있기 때문이다. 빈랜드의 미스터리는 우리에게 보여준다.

지도는 우리를 매료시키고 흥분시키고 자극한다는 것, 역사의 경로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

또한 우리가 어디에 있고 어디로 가는지에 관한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묵묵히 전달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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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같은 아프리카 지도임에도 지도 안에 내용이 꽉찬 지도와 100년 후에는 반대로 속이 텅빈 지도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지도는 드러내는 힘만이 아니라 감추는 힘도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상기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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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도가 좋다. 지도의 지명들이 좋고, 길을 찾아주면서 길을 잃게도 만든 사실 또한 좋다.

현실에서든 머릿속에서든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장소로 데려다준다는 사실도 좋아한다.


눈으로 볼 수 있거나 조금이라도 상상력이 있어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마르지 않는 흥미를 제공할 것들이 쌓여 있지 않은가!

그러한 나로썬 이런 지도의 역사를 다룬 책을 접하게 된 것 또한 정말로 감사하고도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지도는 훌륭한 작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격렬한 좌절, 무한한 행복감, 감정적이고 인간적인 모든 요소를 탐험 과정과 섞어서 고스란히 보여줄 작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남극의 추위가 어떤 느낌인지는 알아도 달에서 걷는 일이 어떤 느낌인지는 모르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지도 중 하나는 아래와 같다.




세계적으로도 1000부밖에 출간이 안 되었다는 책, 그 값은 1억원에 달하며 전용기로 이동해야 하고 운반 인원만도 6명이 필요하다.

이러한 지도책을 소유하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는 것 또한 궁극적으로 내 자아실현에 한 방법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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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지도는 전쟁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처칠이 지구본 때문에 전쟁을 이긴 건 아니었지만 처칠의 지도실은

그가 전쟁에서 지지 않도록 도와주었다. 지도실이란 다우닝 가 뒤편 가까운 곳 지하에 요새처럼 구축된 사무실 한가운데에 있는 방이다.

처칠이 런던에 있으면서 지도실이나 그 별실에 들르지 않은 날은 하루도 없었다고 한다.




고대에 프롤레마이오스에서부터 현대의 위성항법장치 GPS까지 21가지의 지도 이야기를 다뤄오면서

pocket map이라는 챕터를 통해 그밖에 비하인드 스토리들도 실려있는데 이 역시 지도의 역사를 이해하는데 재밌는 역할을 하고 있다.




위 이야기는 사실은 여자들도 어려움 없이 방향을 찾을 수 있지만, 여자들에게 방향을 찾아보라고 요구한 방법이 잘못일지도 모른다는

흥미로운 가설을 제시한다. 궁극적으로는 채집시절부터 발달해온 인류의 남녀간의 성역할 차이에서 시작됐다는 근거를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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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서 우리는 이야기가 시작된 지점으로 돌아왔다. 지도가 우리를 인간으로 만들어주기 시작했던 지점으로.

그러나 이제 아프리카는 더는 검지 않다. 극지방은 더는 하얗지 않다.

오래전에 우리가 우리를 안내하고 우리에게 영감을 주는 존재로서 지도에 부여했던 가치들은 GPS 시대에도 여전히 활기차게 살아 있다.


그리고 지도는 왜곡을 일으킨다. 그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나는 용서하련다.

둥그런 세상을 종이에 납작하려 펴려고 안간힘을 쓰면서 어찌 약간의 비례를 희생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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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 - 제21회 전격 소설대상 수상작
기타가와 에미 지음, 추지나 옮김 / 놀 / 2016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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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타가와 에미,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 (소설, 224p)



웹툰도 TV도 안보는 박흡으로써는 <미생>이니 <송곳>이니 하는 제목은 많이 들어봤지만 딱히 관심이 있진 않았다.

하지만 책으로 나왔다면?!  당연히 읽어봐야지~ ㅋㅋㅋㅋㅋ



끊임없이 이어지는 과로 때문에 녹초가 되어 입사 반년 만에 모든 의욕을 상실한 신입사원 아오야마가

어느날 갑자기 그의 앞에 나타난 미스터리한 친구 야마모토와 교감하며 변화하는 과정을 그린 책이다.


이를 통해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경험해 보았을 회사생활의 고충과 고민을 현실감 있게 묘사한다.

또한 자신의 꿈이나 적성에 대해 고민해 보지도 못한 청춘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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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가 소설 속 문장으로 나왔으면 정말 더 감동이였겠지만

아쉽게도 조금 변형된 형태인 '지금 회사 좀 관두고 올게'라고 주인공은 얘기했지만 그래도 정말로 속시원했다.


'지금 이 책과 동시에 읽고 있는 심리학 책에서는 회사도 나를 이용하지만

나역시 나의 생존과 발전을 위해 그 공간을 이용하고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어느 정도는 이처럼 직장 내 인간관계가 갖는 한계점을 분명히 인식한 뒤 최대의 행복을 이끌어 냈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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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102

"야! 니트족인 너는 모를 수도 있지만, 요즘 세상에 정사원으로 취직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야!"

"애초에 왜 정사원을 고집해? 정사원이 아니면 어떻게 되는데?"

"그야… 연금이나 건강보험… 뭐, 이것저것 이유가 있잖아."

"아니, '요즘 세상에' 그 회사가 평생 굳건할 거라는 보장도 없는데?"


p.157


"정말로 몰라?"

"응…"

"너, 응애 하고 태어났을 때부터 오늘까지 너 혼자 컸다고 생각해?"

"야, 너는 지금 네 자신의 기분만 생각하고 있지만 말이야, 한 번이라도 남겨진 사람의 심정을 생각한 적 있어?

왜 구해 주지 못했을까, 평생 후회하며 살아갈 사람의 마음을 생각한 적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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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07

여기에 있는 사람들 역시 모두 저마다 무거운 생각을 짊어지고 살아간다.

그렇게 생각하자 내 인생과 관계없는 주위 사람들에게도 조금쯤 상냥해질 수 있을 것만 같았다.



 p.212

마주하는 상대방의 표정은 자신의 표정을 비추는 거울이라고 하는데,

웃는 얼굴이 근사하다는 것은 그것만으로 엄청난 재능이다.



p.216

누구든 행복해질 기회는 돌아온다.

설령 그 기회를 전부 깨닫지 못하더라도 한 번쯤은 인생을 바꿀 타이밍을 찾을 수 있으리라.

그 타이밍을 붙잡을 수 있을 것인가, 없을 것인가.

어쩌면 그것은 그때 그 사람 곁에 있는 '누군가'가 건네는 말에 크게 좌우된다.


- -



이 책을 통해 부모라면 때로는 도망치는 방법도 가르쳐줄줄 알아야한다는 것을 배웠다.

괜찮아, 잘하고 있다고 격려만 해준다면 도망치는 방법을 몰라 극단적인 선택을 할지도 모르는 법이다.


그래서 주인공의 어머니가 전화통화를 통해 해준 이 말이 참으로 인상에 남는다.


"괜찮아. 인생은 말이지, 살아만 있으면 의외로 어떻게든 되게 되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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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

작가
키타가와 에미
출판
발매
2016.01.05.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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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다산북스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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