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의 기원 - 예일대 최고의 과학 강의
데이비드 버코비치 지음, 박병철 옮김 / 책세상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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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의 기원>이라는 책 제목을 처음 듣고 인류의 기원 그러니까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를 떠올렸다. 그런데 책을 훑어보니 과학 책이다. 중학교 때 이미 과학이라는 학문을 포기해버린 나에겐 너무나 힘든 책이었다. 중학교에 올라가서 과학 용어들을 줄줄이 외워야 했던 시기(나에게 과학은 이해를 요구하는 과목이 아니라 암기를 요구하는 과목이었다) 전에는 과학을 좋아했고 특히 우주의 신비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별이 총총히 박혀있던 외 할아버지의 시골집 마루에 누워 엄마가 알려주는 별자리를 보며 별자리 이야기를 듣는 걸 좋아했다. 물론 뼛속까지 문과라 별자리에 관련된 신화의 매력에 더 흠뻑 빠져들었지만... 이 책이 과학 책이란 걸 알고 잠깐 망설였으나 막상 페이지를 한 장씩 넘기자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물론 아는 게 워낙 없어서 이해하는데 어려움은 있었다. 그래도 얇다는 것에 위로를 얻어본다.

 

 우주의 역사를 러닝타임 24시간짜리 영화로 축약하여 필름을 거꾸로 돌려보면 엔딩크레딧이 지나가고 4/100초 후에 최초의 인간이 등장하고, 1시간을 더 기다리면 최초의 동물이 등장한다. 지구와 태양계의 탄생 비화를 보려면 다시 7시간을 기다려야 하며, 여기서 16시간을 더 기다려야 우주가 탄생하는 장관을 볼 수 있다. <서문> 중에서...

 

 만물의 영장이라고 떠드는 인간의 역사가 1초 조차되지 않는다는 말에 놀랐다. 찰나보다도 짧은 순간 속에서 나는 얼마나 보잘 것 없는 존재인가... 갑자기 서글퍼졌다. 개인의 나는 초라하지만 인간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하루살이가 인간의 삶을 조명하는 것보다 더 긴 시간을 연구하고 밝혀내는 걸 보면 말이다.

난 전형적인 문과적 인간이라 8장인 인류와 문명이 가장 재미있었다. 더 길게 읽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역사에 관해서 많은 책이 나왔고, 이 책 전체가 우주의 역사라면 인간의 역사는 마지막 문장 끝에 찍힌 마침표 정도라는 저자의 말이 다시 한 번 나를 흠칫하게 만들었다. 2008년에 예일대학교 학생들이 '모든 것'에 관한 강좌를 개설해달라는 부탁을 들어준 결과로 만들어진 책이다. 예일대는 예일대구나라고 생각했다. 모두가 한 번에 이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나의 옹졸한 마음도 덧붙여본다. 저자가 말랑말랑한 과학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그래도 나 같은 과학 무식쟁이를 위해 편집자의 의견에 따라 '누구나 읽을 수 있는 교양 과학서' 한 권 써주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이해를 돕기 위해 역자가 꼼꼼하게 각주를 달아주고, 편집자(아마도)가 중간중간에 사진을 곁들여 설명해주지 않았더라면 얇은 두께도 포기하고 그냥 덮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이 책은 인간 중심으로 설명한 우주 연대기가 아니라 지구 중심으로 풀어나가는 방식이라 흥미로웠다.

지식소매상 유시민 작가가 무인도에 가져갈 단 한 권의 책으로 꼽은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는 이 책보다 더 어렵다고 하니(게다가 훨씬 더 두껍다.) 책을 구매하기도 전부터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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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스 멍키 - 혼돈의 시대, 어떻게 기회를 낚아챌 것인가
안토니오 가르시아 마르티네즈 지음, 문수민 옮김 / 비즈페이퍼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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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스 멍키. 서버가 늘어선 데이터센터에서 원숭이가 케이블을 뽑고 서버를 부숴 난장판을 만들듯이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모든 서버들이 초토화되듯이 일부러 프로세스와 서버를 다운시킴으로써 그러한 공격에서 성능 저하 없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실험하는 내부 결함 테스팅 룰’이라고 한다. 처음 제목을 듣고 이게 무슨 말인가 했는데 설명을 듣고 나니 한 번에 이해되는 단어였다. 그렇다면 책은 왜 이 제목을 선택했을까? 시대는 갈수록 복잡해져가고 사람들은 갈수록 빨리 흥미가 식는다. 새로운 것은 도처에 널려있으니 마음에 들지 않아도 의리를 지키면서 사용할 필요도 없다.

한때 프리챌(들어는 봤나? 프리챌?)이 인터넷 세상을 평정할 것만 같은 때가 있었다. 프리챌이 유료화를 선언하자 사람들은 싸이월드로 넘어가고, 싸이월드는 스마트폰 세상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카카오스토리에 자리를 내어주었다. 카카오스토리는 엄청나게 인기가 있다가 공유 시스템 도입 후 서서히 몰락하고 있는 중이다.(지금도 열심히 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예전만 한 명성은 못 찾고 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도 여전히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인스타그램이 가장 대세인 듯하다(페이스북이 10억 달러 주고 인수했다. 나도 요런 거 만들어서 팔아보고 싶네). 그런데 이런 것들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좋은 아이디어만 있다면 가능한 걸까?

이 책의 저자인 안토니오 가르시아 마르티네즈는 닷컴 버블이 붕괴되던 2001년에 버클리대학에서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은 후, 골드먼 삭스에서 고도의 수학과 통계를 이용해 투자 법칙을 찾아내는 퀀트 전략가로 일하다가 글로벌 금융위기 때 빠져나와 혁신과 스타트업의 열기로 뜨거운 실리콘 밸리로 자리를 옮긴다. 수학을 이용한 광고 최적화 프로그램 개발사인 애드케미 연구원으로 지내다가 애드그로크라는 스타트업 회사를 창업하고 트위터에 회사를 매각하고 본인은 페이스북에 입사한다. 신생 광고팀에 합류하지만 수익화 전략의 미래를 놓고 벌인 내부 제품 전쟁으로 페이스북에서 밀려난다. 지금은 트위터 고문으로 활동 중이다. 저자의 이력을 들으면서 삼국지가 생각났다. 오늘의 친구가 내일의 적이 될 수 있는, 이해관계에 따라 입장이 바뀌는 전쟁인 IT 업계는 삼국지와 다를 바가 없다. 전장들이 대의를 위해 싸웠다면 지금의 IT는 수익을 위해 손에 칼 대신 키보드와 자본을 들고 싸운다.

이 책은 저자의 에세이, 스타트업 창업을 위한 안내서, IT 기업에 관한 길잡이, 페이스북과 트위터 같은 거대 IT 기업의 이야기로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물론 나처럼 관련 지식이 아무것도 없는 사람에게는 중간에 책장을 덮고 쉬고 싶기도 하다. 책을 읽다가 자꾸만 모르는 용어나 이야기로 속도가 느려지기는 하지만 중간중간에 흔히 말하는 화장실 유머가 곳곳에 있어서 낄낄거리며 웃을 수도 있었다. 갑자기 이 책을 쓴 저자의 의도가 궁금해졌다. 단순히 자신을 쫓아낸 페이스북을 고발하는 것일까? 아니면 자신에게 잘 해라고 언제든지 고발할 수 있으니 트위터를 협박하는 것일까? 아무튼 보통 사람은 아님은 분명하다.

만약에 우리나라에서 카카오를 고발하는 책을 쓰면 어떻게 될까? 갑자기 궁금해진다.

많은 명언을 남긴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털리스트 마크 앤드리슨의 말을 빌려 표현하자면. 미래에는 두 부류의 일자리가 존재할 것이다. 컴퓨터에게 일을 시키는 사람과, 컴퓨터가 시키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p.44

투자자는 시간보다 돈이 더 많은 사람이다.
직원은 돈보다 시간이 더 많은 사람이다.
사업가는 단순히 말해 매력적인 중개인에 불과하다.
스타트업이란 남의 돈으로 해보는 사업실험이다.
마케팅은 섹스와 같다. 못난이들이나 돈을 내고 하는 것이다.
기업문화란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통하는 것이다.
진정한 규칙은 없다. 법이 있을 뿐이다.
성공하면 모든 죄가 용서된다.
내게 기밀을 누설하는 사람은 내 비밀도 발설할 것이다.
성과주의란 어두운 뒷모습을 가리기 위한 화려한 단어에 불과하다.
탐욕과 허영은 부르주아 사회의 두 엔진이다.
관리자는 대부분 무능하며 타성과 정치를 통해서만 밥줄을 유지한다.
소송은 사실 기업 사이의 갈등관계를 그럴싸한 말로 풀어놓은 값비싼 견제행동이다.
자본주의는 투자자, 직원, 사업가, 소비자 등 모든 당사자가 공모하고 꾸미는 도덕을 초월한 익살극이다. p.p. 108~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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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과 혀 - 제7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권정현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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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결한 제목의 책을 만났다. 한중일 세 나라가 '세상에 없는 요리'로 맞서다는 띠지의 문구에 호기심이 동했다. 요리왕 비룡처럼 요리로 겨루는 내용인 줄만 알았다고나 할까? 맛깔나게 요리하고, 완성된 요리를 앞에 두고 음미하며, 각종 미사여구를 들먹이며 음식을 즐기는 걸 상상했는데 막상 책장을 넘기자 마음이 무거워졌다.

1945년 일제 패망 직전 만주국을 배경으로 전쟁을 두려워하는 일본군 사령관 모리(야마다 오토조)와 그를 암살하려는 중국인 요리사 첸, 조선 여인 길순이 주인공이다. 태어난 순간 도마 위에 있었다는 아버지의 도마를 물려받은 첸은 일부러 잡혀 장교 식당의 전문 요리 사병들과 함께 일을 하게 된다. 첸은 점점 비밀자경단원이 아닌 요리사로서 모리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망을 가진다. 첸의 음모가 발각되고 잡혀온 첸의 아내인 길순에게 반한(정확하게 말하자면 모리는 자신의 어머니의 모습을 길순에게 투영하는 것이지만) 모리는 그녀를 황궁으로 불러들이고, 그것을 모르는 첸은 모리와 길순을 위해 요리하게 된다.

모리(야마다 오토조)는 실존 인물이라고 한다. 관동군의 마지막 사령관으로 전쟁을 두려워하는 사람이었다. 백만 관동군을 지휘하지 못하고 소련군에게 모두 항복시켜 칠십만 관동군을 포로로 잡히게 한 역사적 인물인 그는 종전 후에 소련군에 의해 체포되었으나 10년이 지난 후에 일본으로 돌아와 천수를 누리고(1881~1965) 죽었다고 한다. 군인이라고 해서 모두 전쟁을 좋아하고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건 아니니까. 군인이 되지 않았다면 그는 어쩜 이웃의 좋은 할아버지였을 수도 있었다.

난 궁극의 맛을 요리하려고 하는 첸과 그런 음식을 탐하는 모리보다 조선 여인인 길순이라는 인물에 더 관심이 많이 갔다. 독립운동이라는 원대한 꿈만 꾸는 오빠의 뜻을 따라 만주까지 가게 되는 여인인 길순은 자신의 의지로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사내들의 정욕을 해결하는 몸뚱이이자 오빠가 이루려고 하는 독립운동의 도구로, 자신보다 요리를 더 사랑하는 첸의 아내로, 모리의 어머니의 환영으로서 사랑받는 존재에 불과했다. 그런 그녀의 요리는 누구보다 솔직했으며 위로를 주었다. 자신의 실력으로 무릎을 꿇리겠다는 오만함으로 만들어진 요리가 아니라 보잘것없는 재료지만 삶과 죽음이란 두 가지를 머금고 있는... 그녀가 두 남자의 대결에서 승자가 아니었을까?

자신이 작업한 돌계단 밑에 애써 원한의 부적을 숨기지 않아도, 가련한 석공의 손목을 자르지 않아도, 황궁에 잠입하여 허수아비 황제를 독살하거나 일본군 장교들을 권총으로 쏘아 죽이지 않아도 되는 그런 세상을 부처에게 빌어보고 싶어. p.49

대여섯 시에 저녁을 먹고 오후 10시, 혹은 11시에 즐기는 야참에 이르기까지, 나의 하루는 먹는 것으로 시작해 먹는 것으로 끝난다. 먹는다는 것은 내게 잠시나마 이 전쟁과 직위를 잊게 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요리를 먹고 나서 시게오와 가볍게 품평을 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요리가 우리를 구원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p.121

무언가를 입에 넣어 씹는 순간은 인간이 자신의 생 앞에서 가장 진실할 수 있는 순간이다. p.122

"음식을 먹는다는 건 인간이 취할 수 있는 궁극의 아름다움에 도달하는 행위이기도 합니다. 혀와 위가 우리의 뇌에 가져다주는 행복, 단순하기까지 한 그것을 만끽하는 신의 선물이기도 하지요."
p.p. 126~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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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자존감 수업 - 세계 최고의 인재들은 어떻게 고민을 해결하는가
웨샤오둥 지음, 강영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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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생긴 남자라고 하면 '장동건'을 으레 떠올리듯이, 세계 1위 대학이라고 하면 보통 하버드를 떠올린다. 그런 하버드를 다니는 '세계 최고의 인재들이 가지는 고민은 무엇이며, 그것을 어떻게 해결하는가'라는 문구는 호기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저자인 웨샤오둥은 미국 하버드 대학원에서 심리학 박사를 취득하고, 대학교에서 심리 상담을 실습했던 경험들 중에 10가지 사례를 기록한 책이다. 무려 20년 전에 출간된 책에다가 심리학 분야에서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다고 하니 인재들의 고민과 해결 방법이 더더욱 궁금해졌다.

막상 한 장 한 장 넘겨보니 세계적인 인재들도 사람이었고,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보고 듣는 평범한 고민들을 하고 있었다. 기대를 한껏 받는 인재로 자란 사람이었지만 하버드 속의 '리사'는 그저 평범, 아니 가장 열등한 사람이라는 자괴감에 빠져있었고(인물 좋기로 소문난 연예인들이 자신이 평범하거나, 매력 없다고 말한 걸 듣는 것보다 더 짜증이!!!!), 내가 하고 싶은 일과 부모가 바라는 일 사이에서 갈등하는 자후이, 장거리 연애로 관계가 불안한 찰스,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저지른 밍쉬안도 있었다. 인간 냄새 폴폴 나는 그들의 상담 이야기가 적지 않게 위로가 되었다. 물론 심각한 사례들도 있지만... 그들도 그들의 인생을 처음 산다는 걸 깨닫게 해줬다고나 할까. 누구나 어려움을 만나고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나도 하루에 몇 번의 선택의 기로에 서 있는지 모른다. 하다못해 점심 메뉴를 고르는 것도 어려운데 내 인생의 갈림길에서, 그것도 한치 앞도 안 보이는 불안한 상태에서 결정해야 하는 것은 상상만 해도 앞이 깜깜하다. 마음에 돌덩어리 하나 가지고, 가족이나 지인에게 토로하면 해결은커녕 오히려 더 깊은 질문의 늪에 빠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아니면 어쭙잖게 위로를 듣고 더 상처받는 경우도 많다.

저자인 웨샤오동은 해결책을 제시하거나 달콤하게 위로를 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그에게 상담하러 온 내담자들의 말을 주의 깊게 듣고, 공감하며 그들이 찾아낼 수 있도록 질문을 하나씩 던진다. 결론은 답은 자신에게 있다는 거다. 내 문제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나라는 것, 답을 함께 찾아가는 역할이 바로 심리상담이라고 그는 말한다. 심리상담사뿐만 아니라 크고 작은 일들을 매일 겪고 해결해야 하는 나에게도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 문제의 열쇠는 내가 가지고 있다는 깨달음을 주었으니까...

부모와 자식 관계에서 부모가 자식을 자기 신체의 일부라고 생각하면 자식을 멋대로 지휘하게 된다. 그런데 뜻밖에도 아이는 처음부터 몸뿐 아니라 마음까지도 독립된 개체다. 특히 아이의 자의식이 빠르게 발전하는 청소년기엔 아이의 생각을 존중하고 경청하는 일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p.120

"내 말은, 부모님은 늘 많이 생각하지 말고 앞을 보라고만 했죠. 그 말은 즐겁지 않은 지난 일을 하루라도 빨리 잊어버리라는 뜻일 거예요. 하지만 그것은 문제를 회피하는 것에 지나지 않아요. 본질적으로 문제를 해결한 게 아니죠. 이는 곰팡이가 핀 음식들을 카펫 아래로 치워버리는 것에 비유할 수 있어요. 그 쓰레기들이 눈앞에선 사라졌지만 실은 절대 사라진 게 아니에요. 카펫 아래에 숨어 카펫을 좀먹고 있죠. 카펫의 한 부분에 그것이 퍼지면 더 큰 손실을 입히죠. 그런데 지금, 당신은 그때의 정신적 고통을 전부 꺼내 말했어요. 이는 그 쓰레기 더미를 카펫 아래에서 깨끗이 치운 것에 비유할 수 있어요. 이제 더는 당신의 감정을 교란시키거나 마음을 괴롭히지 않을 거예요. p.p.179~180

사랑은 결혼 생활에서 중요한 요소이며, 사랑에는 지식과 노력이 필요하다. 만약 자신의 전인격을 발전시켜 날마다 새로워지지 않으면, 사랑의 시도는 언제나 실패로 귀결될지도 모른다. 만약 남을 사랑하는 능력이 없다면, 만약 진정으로 겸손하게, 용감하게, 진실되게 남을 사랑할 수 없다면, 결혼 생활에서 만족을 얻기란 영원히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p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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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것을 돈으로 바꾸는 법 - 쓸수록 돈이 들어오는 구조를 만드는 심리술
멘탈리스트 다이고 지음, 김해용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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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너무 좋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세계 제일 가는 집순이인 동시에 프로 산책러이기도 한데 이 좋은 날씨에 사무실에 앉아 모니터만 하염없이 바라보며 일을 해야 한다. 로또 당첨돼서 하고 싶은 거나하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날씨다. 요즘은 1등 돼도 빚 갚으면 끝이라고들 하던데 우리 집은 일단 빚만 없으니까(실은 빚도 없고 돈도 없다), 하고 싶은 걸 조금은 할 수 있지 않을까? 꺽정씨는 로또 당첨되면 일단 일을 떠나서 지겨울 정도로 한번 쉬고 싶다고... 대학을 졸업하고 휴식기를 못 가져본 꺽정씨가 불쌍. 미안해요. 내가 부자가 아니라서... 흑흑

<좋아하는 것을 돈으로 바꾸는 법>을 쓴 저자가 궁금해졌다. 뭐 하는 사람이길래 좋아하는 것을 돈으로 바꾸는 걸까? 좋아하는 것을 꾹 참고, 힘든 일을 이룬 결과를 말하는 걸까?  '멘탈리스트 다이고'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저자는 예전에 인공지능 연구를 하다가 우연히 멘탈리즘에 빠지고 그것을 계기로 우연히 티비에 출현하게 되었다. 유명해져서 또래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어마어마한 돈을 벌었지만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일은 '독서'라는 걸 깨달았다. 책을 통해 얻은 지식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돈을 벌고 있다.

 

 

 로또 1등이 꿈이라면 먼저 로또를 구입하는 것이 상식이듯이(나에겐 좋은 꿈을 꾸는 것이 먼저이지만) 좋아하는 것을 돈으로 바꾸려면 우선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아야 한다. 어쩌면 그게 가장 어려운 일일지도 모르겠다. 저자는 '좋아하는 것'을 '돈'으로 바꾸려면 정말 좋아하는 것을 찾고, 조금이라도 흥미를 느끼는 작업이 있다면 우선 그 일에 지속적으로 몰두해본다. 그래서 '좋아하는 것'을 발견했다면 좀 더 즐길 수 있도록 연구하라고 권한다. 나는 책 읽는 걸 좋아하는 편인데 게으르기도 해서 그동안 책만 읽고 독후감을 쓰거나 필사하는 것을 꾸준히 하지 못했다. 그래서 블로그도 하고 서평단과 서포터즈까지 하니까 이제 부자 되는 일만 남았다? 그러면 좋겠지만 아무래도 경험치가 다르고 무엇보다 글 쓰는 것에 재능이 없다. (흑흑흑, 인정할 건 인정한다.) 돈을 벌긴 하는데(아무래도 책 사는 비용이 주는 건... 맞겠지?) 우리가 부자의 기준으로 생각하는 '머니 프리, 타임 프리'와는 거리가 많이 멀다.

 

경험의 법칙_물건보다 경험을 산다.
가치의 법칙_가격보다 가치 있는 것에 쓴다.
자기 기준의 법칙_책을 사는 데 쓴다.
호의의 법칙_자신보다 타인에게 쓴다.
인맥의 법칙_믿고 맡길 수 있는 팀을 만들기 위해 쓴다.
시간의 법칙_수고를 줄이고 시간을 벌기 위해 쓴다.
역발상의 법칙_힘을 최대화하는 조합에 쓴다.

저자가 말하는 좋아하는 것으로 얻은 돈을 재투자하는 방식이다. 몇 가지는 지금의 나도 너무나 공감하고 따르는 법칙이다. 나머지 법칙들을 익힌다면 나도 좋아하는 것을 돈으로 바꿀 수 있겠지? 일단 나는 좋아하는 게 너무너무 많으니까~ 돈을 벌 수 있게 다음 명절에는 여섯 번째 법칙을 시어머니께 강력하게 건의해봐야겠다. 어머님, 우리 전은 사 먹어요. 파시는 분들도 엄청 정성 들여 만드신답니다. 그 시간에 가족들과 더욱더 돈독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 명절의 의미가 아니겠어요.

다이어트할 때 좋아하는 달달한 커피와 디저트들을 참고 몸무게를 줄이는 것은 저울 앞의 잠깐의 눈속임이 될 뿐이다. '노력 반전의 법칙' 작용으로 정한 기한이 끝나면 요요가 오는 건 당연한 것.  살을 빼고 싶다면 무작정 굶거나 미친듯이 운동하는 것이 먼저가 아니라 내가 살을 빼고 싶은 이유부터 알아야하는 게 아닐까? 마른 게 대세라서 따라한다면 절대로 다이어트를 할 수 없다. 아픈 곳을 고치기 위해, 한 사이즈 밖에 안나오는 못되먹은(그 이름은 프리사이즈) 그러나 딱 내 스타일인 옷을 입기 위해서라든가 이유와 목표가 있어야 비로소 가능해진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더 움직일 수 있는 나에게 맞는 운동을 찾는 것과 비슷한 게 아닐까 한다. 좋아하는 것을 돈으로 바꾸려면 먼저 좋아하는 것을 찾는 게 진리. 맹목적으로 돈을 벌고 모으는 방법이 아니라 돈을 버는, 모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주는 책이었다.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지식과 실천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돈‘에 관한 공부를 하지 않고 사회로 나가기 때문이죠. 그 결과 많은 사람이 ‘돈‘을 버는 방법과 쓰는 방법에 대해 커다란 오해를 품은 채 가장 중요한 ‘돈과 행복의 관계‘를 어렴풋이만 알고 성인이 되는 것입니다. p.11

또한 라이프 플랜이 없다는 것은 지도 없이 금고를 껴안고 여행하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p.37

몰입은 인생의 보람이나 행복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그리고 몰입하는 시간이 길수록 더 큰 보람과 행복을 느낍니다. 다시 말해 몰입할 수 있는 일을 찾는다는 건 우리 인생을 행복하게 하는 일입니다. p.107

뒤집어 생각하면 모든 것을 참고 절약하며 지금 하는 돈벌이를 통해 작은 돈을 모으기만 해서는 ‘필요 충분‘한 부를 얻을 수 없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억지로 참고, 절약하려고 애쓰면 심리학에서 말하는 ‘노력 반전의 법칙‘이 적용하여, 보상 소비와 낭비가 늘어나고 맙니다.
이런 악순환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과 관련하여 원하는 것을 결정해버리면 됩니다. 그렇게 하면 ‘갖고 싶다‘는 충동을 느껴도 정말로 갖고 싶은 것과 비교함으로써 그 충동을 억누를 수 있습니다. p.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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