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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의 꽃들 ㅣ 돌런갱어 시리즈 1
V. C. 앤드루스 지음, 문은실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밤톨군이 코가 막혀 쉽사리 잠들지 못했다. 안고 재우면 그나마 편하게 자는 것 같아서 밤톨군을 안고 어둠 속에서 전자책을 꺼내들었다. 중학생 때 버지니아 앤드류스의 책을 좋아해서 <도온>이나 <헤븐> 시리즈들도 다 읽었던 걸로... 다시 읽어도 막장이긴 막장이구나. ㅋ
금발에 푸른 눈, 도자기 같은 피부를 가진 네 남매는 불의의 사고로 아빠가 세상을 떠난 뒤, 엄마의 손에 이끌려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외조모부의 저택인 '폭스워스 홀'로 들어가게 된다. 크리스와 캐시 그리고 쌍둥이 코리와 캐리의 엄마는 외할아버지인 맬컴이 죽을 때까지만 다락방에서 숨어지내면 된다고 약속을 하지만 점점 더 남매를 방문하는 기간은 뜸하기만 하다. 그렇게 다락방에서 아이들은 3년이란 시간 동안 갇혀 지내다가 끔찍한 진실을 마주하게 되는데...
분명히 그때는 자신을 가둔 엄마와 학대를 일삼는 외할머니, 그리고 드럽게도 명줄이 길던 할아버지를 욕하면서도, 점점 변하는 몸에 대한 두려움과 이성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 찬 캐시에 빙의해서 읽었었다. 이번에 읽었을 때는 다 아는 내용임에도 읽기가 힘들었다. 나는 더 이상 캐시의 눈으로 읽을 수 없었고, 엄마인 코린에 맞춰 읽을 수밖에 없었다. 그때도 그랬지만 역시 코린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인형처럼 예뻐서 드레스덴 인형이라고도 불리는 자녀들을 제 손으로 감옥으로 끌고 가서, 유산과 아이들을 저울질하고 끝내 유산을 선택하는 코린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 막장 스토리라 술술 넘어가야 하는데 아이들이 당하는 걸 보는 게 괴로워서 쉽게 넘기지 못하고 한참 덮어놓고 있었다. 그때는 어떻게 재미있게 읽었던 거지?
5권 중에 1, 2, 5권 내용만 상세하게 기억이 나고 3, 4권이 전혀 기억이 안 난다. 분명히 다 읽었는데 말이다. 내용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궁금해진다. 이래서 막장 드라마가 위험하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