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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자존감 수업 - 세계 최고의 인재들은 어떻게 고민을 해결하는가
웨샤오둥 지음, 강영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7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잘 생긴 남자라고 하면 '장동건'을 으레 떠올리듯이, 세계 1위 대학이라고 하면 보통 하버드를 떠올린다. 그런 하버드를 다니는 '세계 최고의 인재들이 가지는 고민은 무엇이며, 그것을 어떻게 해결하는가'라는 문구는 호기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저자인 웨샤오둥은 미국 하버드 대학원에서 심리학 박사를 취득하고, 대학교에서 심리 상담을 실습했던 경험들 중에 10가지 사례를 기록한 책이다. 무려 20년 전에 출간된 책에다가 심리학 분야에서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다고 하니 인재들의 고민과 해결 방법이 더더욱 궁금해졌다.
막상 한 장 한 장 넘겨보니 세계적인 인재들도 사람이었고,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보고 듣는 평범한 고민들을 하고 있었다. 기대를 한껏 받는 인재로 자란 사람이었지만 하버드 속의 '리사'는 그저 평범, 아니 가장 열등한 사람이라는 자괴감에 빠져있었고(인물 좋기로 소문난 연예인들이 자신이 평범하거나, 매력 없다고 말한 걸 듣는 것보다 더 짜증이!!!!), 내가 하고 싶은 일과 부모가 바라는 일 사이에서 갈등하는 자후이, 장거리 연애로 관계가 불안한 찰스,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저지른 밍쉬안도 있었다. 인간 냄새 폴폴 나는 그들의 상담 이야기가 적지 않게 위로가 되었다. 물론 심각한 사례들도 있지만... 그들도 그들의 인생을 처음 산다는 걸 깨닫게 해줬다고나 할까. 누구나 어려움을 만나고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나도 하루에 몇 번의 선택의 기로에 서 있는지 모른다. 하다못해 점심 메뉴를 고르는 것도 어려운데 내 인생의 갈림길에서, 그것도 한치 앞도 안 보이는 불안한 상태에서 결정해야 하는 것은 상상만 해도 앞이 깜깜하다. 마음에 돌덩어리 하나 가지고, 가족이나 지인에게 토로하면 해결은커녕 오히려 더 깊은 질문의 늪에 빠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아니면 어쭙잖게 위로를 듣고 더 상처받는 경우도 많다.
저자인 웨샤오동은 해결책을 제시하거나 달콤하게 위로를 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그에게 상담하러 온 내담자들의 말을 주의 깊게 듣고, 공감하며 그들이 찾아낼 수 있도록 질문을 하나씩 던진다. 결론은 답은 자신에게 있다는 거다. 내 문제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나라는 것, 답을 함께 찾아가는 역할이 바로 심리상담이라고 그는 말한다. 심리상담사뿐만 아니라 크고 작은 일들을 매일 겪고 해결해야 하는 나에게도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 문제의 열쇠는 내가 가지고 있다는 깨달음을 주었으니까...
부모와 자식 관계에서 부모가 자식을 자기 신체의 일부라고 생각하면 자식을 멋대로 지휘하게 된다. 그런데 뜻밖에도 아이는 처음부터 몸뿐 아니라 마음까지도 독립된 개체다. 특히 아이의 자의식이 빠르게 발전하는 청소년기엔 아이의 생각을 존중하고 경청하는 일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p.120
"내 말은, 부모님은 늘 많이 생각하지 말고 앞을 보라고만 했죠. 그 말은 즐겁지 않은 지난 일을 하루라도 빨리 잊어버리라는 뜻일 거예요. 하지만 그것은 문제를 회피하는 것에 지나지 않아요. 본질적으로 문제를 해결한 게 아니죠. 이는 곰팡이가 핀 음식들을 카펫 아래로 치워버리는 것에 비유할 수 있어요. 그 쓰레기들이 눈앞에선 사라졌지만 실은 절대 사라진 게 아니에요. 카펫 아래에 숨어 카펫을 좀먹고 있죠. 카펫의 한 부분에 그것이 퍼지면 더 큰 손실을 입히죠. 그런데 지금, 당신은 그때의 정신적 고통을 전부 꺼내 말했어요. 이는 그 쓰레기 더미를 카펫 아래에서 깨끗이 치운 것에 비유할 수 있어요. 이제 더는 당신의 감정을 교란시키거나 마음을 괴롭히지 않을 거예요. p.p.179~180
사랑은 결혼 생활에서 중요한 요소이며, 사랑에는 지식과 노력이 필요하다. 만약 자신의 전인격을 발전시켜 날마다 새로워지지 않으면, 사랑의 시도는 언제나 실패로 귀결될지도 모른다. 만약 남을 사랑하는 능력이 없다면, 만약 진정으로 겸손하게, 용감하게, 진실되게 남을 사랑할 수 없다면, 결혼 생활에서 만족을 얻기란 영원히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p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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