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리미널 씽킹 - 변화를 원한다면 지금부터
데이브 그레이 지음, 양희경 옮김 / 비즈페이퍼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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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미널 씽킹(Liminal Thinking), 즉 경계에서 생각하기란? 리미널이란 단어는 한계, 문턱, 출입구를 뜻한다. 획기적인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옛 것과 새로운 것, 둘 다 포함하면서 둘 다 아닌 것을 의미한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우리는 늘 변해왔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라는 말처럼, 아무리 새롭고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것이라도 하더라도 예전에 가진 틀을 기본으로 한다. 거기서 더하거나 빼는 것일 뿐이다. 이 과정을 리미널 씽킹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리미널 씽킹을 하려면 일단 세상을 새롭게 보는 방식, 그러니까 관점을 바꿔야 한다. 관점의 변화는 우리에게 변화와 성장의 기회를 가져다준다. 나뿐만 아니라 타인에게 이와 비슷한 변화를 이끌어내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 변화의 문턱은 언제나 존재하며,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경계에서 생각하기를 실천할 때, 가장 중요한 재료는 바로 믿음(belivef)이다. 경계에서 생각하기는 믿음을 이해하고 형성하고 재구성함으로써 변화를 창조하는 기술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믿음이란 무엇일까? 믿음은 완벽하게 보이지만 알고 보면 실제를 찾아가기 위한 불완전한 모델에 지나지 않는다. 이론과 판단에 의해 구성되며, 이것도 취사선택된 사실과 개인의 주관적인 경험에 근거한다. 우리가 공유 세계를 만들 때 사용하며, 함께 살고 일하며 성취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때론 인위적인 제한을 만들어 유효한 가능성으로부터 우리를 눈멀게 하기도 한다. '맹인과 코끼리'를 예로 들 수 있다. 자기 폐쇄적이며, 정체성과 자존감에 단단히 묶여 있어 스스로 바뀌지 않고서는 지배적 믿음을 바꿀 수 없다.

믿음을 재료를 가지고 이제 생각을 해보자. 일단 나는 완벽하지 않다(이건 가정을 하지 않아도 명백하게 사실이다). 새 술을 새 포대에 담듯이 나의 잔부터 비운다. 내가 안전하고 존중받을 수 있는 안전지대를 만든다. 내가 그런 사람이 되면 더더욱 좋다. 믿을만한 사람, 그러니까 내가 안전하다고 느끼는 사람에게 무언가를 공유하게 되니까. 내 실적을 탐하는 팀원과는 절대로 공유하지 않을 테니 말이다. 그리고 다각도로 바라보고 검증하자. 어떤 일이 이해되지 않는다면 무언가를 놓치고 있는 것이다. 항상 사람들의 희망, 꿈, 과정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사회 시스템을 살피며 새로운 기회를 창조하는 점들을 연결해보자. 일상의 틀을 깨고, 세운 가설이 진실인 것처럼 관찰하고 행동해본다. 이야기로 이해하며(이성이 사람의 행동을 부추기지는 못한다.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건 감성이다.) 스스로 진화하는 것이다.

일반적인 독자들도 좋겠지만, 리더라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읽으면 더더욱 빛을 볼 책일 것 같다. 요즘 같은 경기에 힘든 조직들이 꽤 많다. 과거에 승승장구한 일들만 기억하고, 그 행동을 반복한다. 그래서 계속 좋다면 다행이지만 시대는 끊임없이 변화한다. 실패를 외부로만 돌리고 변화하지 않는다면 예전과 같은 영광을 더 이상 볼 수는 없다. 사실 답은 안에 있는 사람들이 가장 잘 안다. 그걸 말할 기회가 없고 믿어주는 사람이 없을 뿐이다.

나도 어떤 자리에 있을지는 나도 모른다. 리미널 씽킹 실천 끝에 획기적인 뭔가를 찾아내거나 만들지... 그래서 리더의 자리에 오를지 말이다. 책에 있던 글들 중 가장 와닿는 구절을 인용하며 나의 변화도 기대해본다.


그런데 자기 자신을 바꾸지 않고서 세상을 바꾸는 일은 불가능하다. 당신은 그 일을 해낼 수 있다. 삶을 바꾸고 세상까지 바꿀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위험도 감수하지 않고서 당신이 이를 해낼 수 있다고는 말하지 않겠다. p.218

 

행동의 결과는 눈에 잘 보이지만, 믿음은 그보다 덜 보인다. 욕구는 눈에 잘 보이지 않을뿐더러 종종 의도적으로 은폐되기도 한다. 욕구를 드러내면 약점 잡힌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심지어 욕구가 무엇인지 알아내는 데조차 어느 정도의 탐정 노릇이 필요할 수 있다. p.138

그럴 때면 크리스는 차를 마시며 문제를 의논하자고 직원을 이끌었다. 물론 차를 끓이는 데는 시간이 조금 걸렸다. 물이 끓기를 기다려야 하고, 차가 우러나기를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사이 짧은 침묵의 순간이 생겨났다. 그리고 크리스는 따뜻한 찻잔을 손에 쥔 채로는 화를 낼 수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 나도 시도해봤는데, 크리스의 말이 옳았다. p.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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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하는 연습 -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마음공부
나토리 호겐 지음, 전경아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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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포기도 연습이 필요한 때가 온 걸까? 포기보다는 지속하는 연습이 더 필요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잠시 했다. 어떤 일에 도전하다가 포기하면 근성이 부족하다, 인내심이 없다며 질책 받는 게 다반사인데 포기를 하라니... 현실을 있는 대로 받아들이는 마음공부로써 포기가 궁금해졌다. 지속보다 포기를 더 잘한다고 생각했던 나인데 나는 진정한 포기가 무엇인지 모르고 있었다. 포기보단 오기 부리는 게 바로 나였다. 혼자서도 잘 할 수 있다고, 이건 나만의 문제라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될 것에도 괜한 자존심 때문에 혼자 끙끙 앓곤 했다. 순순히 도움을 받는 것도 지혜인 것을...

일본에서 '포기한다'와 '밝힌다'의 어원은 같다고 한다(일본어로 똑같이 '아키라메루'라고 읽는다고). 사물의 본질을 명확하게 밝히면 포기할 수 있다는 의식이 보다 강하게 작용한다. 예를 들어 나이 먹고 싶지 않다고 아무리 바라더라도 태어난 이상 나이가 드는 것이 명확하므로 노인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포기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참 쓸데없는 일에는 오기를 부리고, 정작 해야 할 것은 쉽게 포기해버리는 게 내가 아닐까 생각을 했다. 아이를 낳기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분명 다른 사람인데 그때의 외모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다리 대신에 팔을 넣는 게 더 빠를 듯한 청바지를 보며 시름을 한다. 그러면서 더 열심히 해야 할 일에는 '내가 그렇지 뭐, 난 이 정도 밖에 안돼'라며 너무나 쉽게, 그러나 속상하게 포기를 한다. 지금이라도 건강하게 현실을 받아들이고 자학은 그만둬야 한다.

저자인 나토리 호겐은 <신경 쓰지 않는 연습> 등을 쓴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일본의 행동하는 승려, 미쓰조인 주지로 있다고 한다. 보통 이런 책은 읽다 보면 내 마음을 사사건건 트집 잡거나 꼰대처럼 가르치려고 든다는 느낌이 들어서 꺼려 하곤 했는데 따뜻한 말투에 책장이 절로 넘어간다.

얼마 전에서야 <어바웃 타임>이라는 영화를 봤다. 단순한 로맨스 코미디 영화 정도로 생각하고 맘 편하게 봤는데 웬걸 삶의 태도에 관한 영화였다. 주인공은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자라 자신이 실수한 시간으로 되돌려 수정하고 수정하며 살 수 있는 사람이었다. 하루에도 몇 번의 선택을 하고, 잘못된 선택을 되돌릴 수 있는 기회가 있는 삶이란 얼마나 멋질까. 그렇다면 수능 만점도 받을 수 있고, 로또 1등도 할 수 있을 텐데... (이래서 나한텐 그런 초능력이 없는 거다) 좋았던 시간을 끊임없이 돌릴 수는 있어도 언젠가는 끝이 오는 법. 주인공은 아버지의 죽음을 대면하며 성장한다. 하루라는 시간을 충실하게 사는 것으로... 나는 내가 선택한 것을 고칠 수도 없으니 인생을 더 온전하게 고심해서 살아야 하는데 휴지를 뽑아 쓰는 것보다 더 나 자신에게 엉망진창으로 살 때가 많은 것 같다. 잘 나고 싶고, 잘 하고 싶은 욕망을 포기하고, 내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여 89개의 조언을 밑거름 삼아 살아가도록 해야겠다.

 

 

하지만 "하기 시작한 일을 도중에 그만둬서는 안 된다"라는 생각으로 계속하다가 그것 자체가 목표가 되면 단순한 억지 부리기가 되어버린다. 그리고 겨우 그런 억지 부리기를 그만두면 "나는 어쩜 이렇게 한심할까?"라는 자기혐오에 빠진다. 계속해야 한다는 집착이 마음을 어지럽히니 번뇌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따라서 어떤 일도 깨끗이 포기할 때가 있다는 것을 늘 명심하길 바란다. p.p. 162~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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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표 다이어리 - 자존감을 키우는 세 개의 쉼표
킹코 지음, 신동원 감수 / MY(흐름출판)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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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일기 쓰기'는 새해의 목표였고 꾸준히는 아닐지라도 써오고 있다. 어렸을 때 일기를 꾸준히 쓰면 문장력도 늘고 훌륭한 사람으로 자랄 수 있다고 배웠는데, 거의 20년 동안(심지어 강제성을 더 이상 띄지 않고도) 써왔는데도 나는 여전히 부족한 인간이다. 누군가의 말로는 그나마 일기라도 열심히 써서 이 정도 수준은 되는 거란다. 일기마저 안 썼다면 난 어떤 인간이었길래?! 물론 다이어리를 읽어보면 그 이유를 바로 알 수 있긴 하다만... 학업 스트레스, 진로 고민, 직장 스트레스, 시월드 뒷담화로 가득 차 있는 내 민낯을 볼 수 있는 치부책이다. 그래서 다이어리를 책장에 주르륵 세워놓긴 했지만 읽지는 않는다. 구체적으로 적어놔서 다시 읽기만 해도 화가 치밀어 오른다. 그래서 재작년부터는 웬만하면 좋은 일로 채우려고 하고 그날 있었던 일을 간단하게 그림으로 그리곤 한다. 올해는 거의 채우지 못했지만 말이다.

내년부터 다시 그림일기를 그리자고 맘먹고 만난 다이어리다. 저자인 킹코(코가 커서 붙혀진 별명이란다)는 축구 선수의 꿈을 키웠으나 다리 부상으로 꿈을 잃고 방황하던 중에 낙서가 유일한 즐거움이라는 걸 깨닫고 인생이 조금이 재미있어졌다고 한다. 그림을 통해 온전히 자신을 찾았던 것처럼 다른 이들도 이 다이어리를 쓰면서 진짜 자신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는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평범한 하루를 사는 사람들에게 쉼표가 되기를 바라면서...

 

 

 

 

 보통의 다이어리, 그러니까 일반적으로 흔히 만날 수 있는 다이어리와는 다르다. 다른 다이어리는 먼쓸기, 위클리, 데일리 디자인만 조금씩 다를 뿐이지만, 쉼표 다이어리는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게 한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이루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 그래서 어떤 계획을 세울 것인지...

 

 

 

스스로 칭찬하고 좋게 볼 때 비로소 행복해진다고 한다. 나 스스로 나의 가치를 인정하고 더 이상 불안하고 힘들지 않도록 말이다. 자존감을 찾겠다고 자존심만 내세웠던 적이 얼마나 많았던가. 보통은 남들의 말에 따라 나 스스로 먼저 흔들렸던 때가 더 많았던 것 같다. 나를 이해하고, 토닥이는 시간을 갖고, 나에게 주는 선물을 받으며 행복한 한 해를 보내고 싶다. 남들이 보는 나보다 스스로 보는 내가 훨씬 더 멋진 나를 만날 수 있는...

다이어리 첫 장을 열면 만날 수 있는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될 한마디로 마무리한다. 영원히 나를 사랑해줄 수 있는 단 한 사람은 오직 나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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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단어 영어회화의 기적 - 말문 늘리기편 영어회화의 기적
정회일 지음 / 비욘드올(BEYOND ALL)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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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한다. 실은 이 책은 300 words 어쩌고 하는 리딩 책인 줄만 알았다. 막상 받고 보니 리딩이 아니라 영어 회화 책이다. 이런... 내 착각이 불러온 책이지만 오랜만에 영어로 문장 말하기를 하니 재미있었다. 다른 선생님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중학교 3년 내내 영어 선생님은 수업 시간에 학생에게 교과서를 읽어라고 시키곤 하셨다. 멋지게 읽고 싶은 마음이 커서 하루에 한 시간씩 꼭 영어 테이프를 들으며 연습했던 기억이 났다.

 

영어는 왜 마스터하나요? 한국어는 하나도 안 틀리고 하시나요? 우리는 영어를 외국어로 익히는 거예요. 의사소통 정도가 목적인 대부분의 분들은 이 정도면 되세요. 그리고 삶에서 소중한 다른 일들을 하세요. 영어가 그걸 돕는 도구가 되면 더 재미있는 일들을 할 수 있을 거예요. p.5

머리말이 너무 맘에 들었다. 왜 우리는 영어를 꼭 마스터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시달려야 하는 걸까? 외국계 기업에 들어가도 특정 부서에서 특정 일을 하는 경우가 아니면 영어 쓸 일도 없는데 수많은 시간을 영어를 익히는데 들어간다. 회사 다닐 때 CEO가 외국인이었지만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는 일을 제외하고는 영어 쓸 일이 없었다. 또 딱히 할 말도 없었다. (CEO가 외국인이라고 하지만 한국지사에 있는 동안은 자기가 한국어를 배워야지. 내가 왜?) 어찌 되었든 간에 우리는 그래도 영어를 배워야 하고, 영어를 잘 하면 나쁠 건 없다.

이 책은 원서를 바탕으로 말문을 늘리는 연습을 하게 한다. 우선 원서에 나오는 문장을 보고 구조를 파악, 이해, 응용하도록 돕는다. 그동안 한국인들은 영단어와 한국어를 일대일 대응하며 이상한 번역을 해서 공부를 해왔다. 때로 단어 뜻은 다 아는데도 무슨 말인지 전혀 이해가 안 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런 경우는 구조 파악에 실패한 경우가 대다수다. 구조를 파악하면 무슨 뜻인지 이해하기 쉽고 단어나 형태를 바꿔 응용해서 말하기 연습을 하면 된다.

 

4 주면 예시로든 원서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익힐 수 있다. 먼저 구조를 파악하기 쉽게 계단식으로 문장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한국어로 된 문장을 영어로 바꿔서 말할 수 있는 연습을 한다. 그리고 앞에서 말한 내용을 확인한 후 다시 한번 소리 내어 입으로 말하며 연습하도록 구성되어있다.

이 책이 마음에 든 것은 굳이 번역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번역이나 해석에 연연하지 말자. 뉘앙스만 이해하면 되는 거다. 난 예전에 <영어 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라는 책에 꽂혀서 하루에 4~6시간씩 꼬박꼬박 영어 테이프를 들은 적이 있다. 많이 듣다 보니 어느 날 문장이 들리고, 그 문장을 받아쓰고, 또 모르는 단어는 영어사전을 찾아가며 영어 카드를 만들고 읽었다. 그때는 살아남아야 한다는 절실함이 날 부지런하게 만들기도 했지만... 그리고 영어를 좋아하는 마음도 있지만 남동생을 포함해서 다들 영어를 너무 잘해서 자격지심으로 더 열심히 한 이유도 있는 것 같다. 나를 포함해서 사촌 6명 중에 4명이 해외파이니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말이다. 우리끼리 이야기하다가 단어가 막히면 자연스럽게 영어로 이야기하는 그들 사이에서 주눅 들면 안 되니까. 쳇!

저자는 원서 읽기를 통해서 영어뇌 훈련하기를 권하면서 몇 권의 책을 추천한다. 그런데 좋은 책만 추천하려고 한 게 아닐까 싶다. 영국에 있을 때 말은 안 통하고 심심해서 원서로 된 <위대한 유산>을 읽고 있었는데 친구가 말하는 데는 크게 도움이 안 될 거라고 했다. 너무 옛날 영어라 그 책에 나온 말을 따라 하면 아마 다들 웃을 거라고... 맞는 말인 것 같다. 사극으로 한국말을 배운 사람이 일상어도 사극처럼 말하면 얼마나 웃기겠는가. 그냥 자기의 관심분야 도서 중 쉬운 책을 권하고 싶다. (지인 중 한 명은 영어로 된 야설을 읽으며 영어의 즐거움을 배웠다고 한다. ㅋ)  내 경우에는 한글로는 오글거리는 로맨스 소설이나, 평소에도 좋아하는 호러 소설을 읽는다. (추리 소설도 좋긴 하지만 엉성하게 읽다가 범인을 놓치면 자괴감이 밀려온다) 그리고 내가 영어를 즐겼던 방법 중 하나는 영화 음원만 열심히 들어보는 거다. 그것도 한 영화를 꾸준히 몇 달 동안! 스크린영어사에서 나온 책들이 편하긴 하다. 음원과 대본집도 함께 있으니 먼저 열심히 듣고 대본집을 보면서 따라서 연습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4주 동안 따라 연습하면서 기적을 경험해보는 건 어떨까? 이 책만 읽고 바로 영어가 술술 나오는 기적을 기대하긴 어렵겠지만 매일 연습하다 보면 가능한 날은 올 것이다. 4주는 금방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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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 - 부의 탄생, 부의 현재, 부의 미래
하노 벡.우르반 바허.마르코 헤으만 지음, 강영옥 옮김 / 다산북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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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진짜 만원 한 장 달랑 들고 나가면 장 볼게 없다. 일년 열두달 콩나물 국만 먹어야 할 지경이다. 어렸을 때 만원은 모든 걸 할 수 있다고 여겨질 만큼 큰 돈이었다. 50원만 있어도 호떡 두 개를 먹고도 10원이 남았으니까...(언제적 사람인게냐?) '0'이 네 개가 붙은 건 똑같은데 가치는 너무나 달라졌다. 어떻게 된 걸까?

역사상 손에 꼽히는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겪은 독일의 학자들이 이 책을 저술했다. 극심한 인플레이션에서 경제의 기적을 일군 장본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플레이션에 얽힌 역사와 부로 이어지는 연결고리에 대해 확인할 수 있었다. 최소한 이 책을 세 번 이상 정독해야 한다고 했다. 읽을 때마다 인플레이션과 부의 관계를 새롭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돈에 관한 흥미진진한 역사부터 어떻게 돈을 관리하느냐까지 볼 수 있는 책이었다. 이 책은 4부로 구성이 되어있다.


1부_돈의 발명, 인플레이션이 시작되다
2부_누가, 왜 인플레이션을 만들고 이용하는가?
3부_무엇이 자본주의의 판도를 움직이는가?
4부_어떻게 인플레이션의 흐름에 올라탈 것인가?


1부에서는 화폐의 발명과 함께 시작된 인플레이션이 좌우해온 부의 흥망사에 대해 이야기한다. 지폐가 훼손되면 다시 찍으면 되지만, 화폐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 원래의 상태로 돌이킬 수는 없다. 돈은 지불을 이행하겠다는 약속이기 때문이다. 바퀴와 불에 버금가는 인류의 독창적인 발명품이지만 지배 계층들이 한순간의 이익에 눈이 멀어 화폐의 체계와 국민경제를 파괴하곤 했다. 결국 화폐의 가치는 떨어졌다. 인플레이션은 피할 수 없게 되었다. 맨 처음 인류는 값어치가 있는 물건을 화폐로 사용하였는데 그 기준으로는 재료, 희소성, 가용성이었다. 물건이 아니라 돈이 가치를 대변하는 수단이 되면서 인플레이션이 시작되었다. 돈의 가치를 조작하거나 파괴하는 일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2부에서는 화폐의 가치를 조작해온 검은 손에 대해 이야기한다. 가치를 조작할 수 있다는 사실을 눈치챈 지배 계급들은 화폐를 조작하고 지폐 발행권을 남발하면서 경제적 혼란을 야기했다. 자신들의 부채를 줄이고 주머니를 줄이기 위해 꾸준히 발행량을 늘리고 이것이 금융 위기를 초래하게 된다. 실수가 반복되면 배울만도 하지만 탐욕은 경험조차 무용지물로 만든다. 재정적자와 부채에 시달리는 국가(지배층)는 채무를 정리면서 추가 자금을 투입하는 덕분에 경제가 활성화되고 그로 인해 생산과 복지가 증대한다. 하지만 경솔한 판단으로 시중에 통화량을 늘리면서 악화의 유통량이 오히려 늘어나게 된다. 부채와 화폐 발생량이 증가하면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는 것이다. 정부는 가격을 동결하지만 이미 경제는 붕괴 수준으로 정부는 고통스러운 화계개혁을 단행한다. 그래도 경기 부양 효과는 별로 없다. 인플레이션의 역사는 너무 자주, 많이, 빠르게 반복되어 왔다.

3부는 금융 위기 시대 인플레이션이 결정하는 부의 기회를 이야기한다. 국가는 적당히 빚을 지고 인플레이션을 조장한다. 인플레이션만큼 아무도 모르는 새 부채를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떨어뜨리는 방법은 없다. 각국의 중앙은행은 통화량을 지속적으로 증가시키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통화량 증가 정책으로 근래의 경제 위기를 해결할 수 있을 지, 가능하다면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지 모른다. 통화량 증가 정책은 불편한 개혁을 막을 수 있으나 또 다른 금융 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다. 인플레이션의 피해자는 저소득층이다. 저소득층에겐 인플레이션을 피해갈 기회가 훨씬 더 적기 때문이다.

4부는 인플레이션으로 수익률을 높이는 투자법에 대해 설명한다. 이자는 예로부터(기독교와 유대교, 마르크스주의사와 사회주의자) 윤리적으로 옳지 못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자는 시장 경제에 있어서는 필요악이다. 수십년 전부터 금리는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 글로벌 저축과잉, 구조적 장기 침체, 신경제 위기, 부동산 위기, 유로 위기 등 금융 위기도 금리 하락에 일조했다. 근래에 각국 중앙은행의 금융정책은 제로 금리로 판치게 만든 장본인이라고 할 수 있다. 제로 금리 시대에 경제 리스크는 더 심해질 전망이다. 연금은 삐걱거리고 저금리도 생명보험은 몸살을 앓고 있다. 인플레이션의 피해를 당하지 않으려면 자산 가격이 상승하기 전에 유가물(부동산, 주식, 귀중품 등)을 매수하거나 붕괴되기 전에 매도해야 한다. 하지만 유가물은 이미 자산 인플레이션에 빠져있기 때문에 소비재에 투자를 해야하는데 투자 위험이 유가물보다 크다. 혹은 금융 자산 투자하는 것인데 거품이 터지기 전에 금융 자산을 처분하는 것이다. 그 어떤 것도 결코 쉽지 않다. 전략없는 투자는 빈깡통과 다름없다. 포트폴리오 구성은 투자 성공의 90퍼센트 이상을 좌우하는 성공의 열쇠라고 한다. 솔직히 이 부분은 조금 어렵다. 쉬웠다면 누구나 부자가 되었겠지...

온건한 인플레이션은 슬금슬금 다가오기 때문에 체감조차 하기 어렵다. 연간 2퍼센트만 상승해도 당장 우리의 지갑에는 돌풍이 돌고, 연간 4퍼센트씩 상승한다면 노후를 준비하는 것조차 힘들어진다. 그 동안은 내가 아끼면 잘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꾸준히 아끼고 노력하며 산다면 어쩌면 지금보다 나은 삶을 살지도 모른다. 그런데 내가 한 가지 간과한 것이 있다. 금융시장과 경제 정책이 돌아가는 사정에 무관심했다는 것이다. 지난 인플레이션이 초래한 경제의 역사를 보면 지배 계층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이 안이하게 대응하고 있다가 빈털털이가 되고 말았다. 투명한 미래는 없다. 이 책은 나같은 사람들에게 뜨끔한 책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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