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유로 할 것을 바보같이 한 것이 직유일 뿐입니다. "직유는 은유의 아주 가난한 사촌이다, 아주 가난한 친척이다." p.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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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소리가 너무 많다. 강의에서 선생님이 자기 지식 자랑하고 또 이야기가 딴 데로 새는 건 그렇다고 치자. 근데 그런 별 쓰잘데기 없는 이야기까지 굳이 활자로 지면에 실었다. 책을 두껍게 만들어 가격 올리려고 했던 의도가 다분히 느껴진다. 그 의도는 편집 디자인에서도 쉽게 느낄 수 있다. 줄간격, 소제목 배치, 실전 문장 위의 텅빈 사각형까지. 공백이 굉장히 많다. 읽을 수록 짜증이 스멀스멀 올라왔다가, 원하는 걸 얻어서 불난 가슴에 잠시 찬물을 끼얹기를 간간이 반복하는 책.

*실전 문장에서도 자신의 허영을 자주 지적하는 케이스를 들고 오시는데 정작 이 책에선 그 단점이 개선된 건지 의문.

*읽으면서 배우는 점도 많지만 중복된 내용, 가끔 나를 바보로 아는 건가 싶을 정도의 실전 예시 문장과 해설..은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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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 문장마다 윤문 욕구가 샘솟는다. 본래 벤야민이 어렵게 쓴 걸 감안하더라도 우리말 구조를 비효율적으로 썼다고 느껴진다. 글자들이 삐걱댄다. 직역해서 나온 내용을 우리말 구조에 맞게 쓴 작업의 흔적이 느껴지지 않는다. 한 문장에 동일한 조사가 연이어 나오고 긴 부사구가 적절치 않은 곳에 있다. 읽기가 뻑뻑하다. 영어 독해하듯 어구마다 슬래시를 쳐가며 읽어야 하는 수준이다. 이것은 물론 역자와 편집자의 책임이다. 더구나 이 책이 중역이라 들었다. 역자가 영문학과를 나왔다고 했을 때 눈치는 챘지만 그럼 읽기라도 더 쉽든가. 내일 교보에 가서 출판사 길의 번역판과 비교해 볼 예정이다.


*이후 교보 강남점에서 출판사 길의 책이 없어 직접 보지는 못했으나 다른 사람이 길의 책 한 페이지를 찍어 올린 것을 보고 내 책과 비교해보았다. 역시나 길의 것이 훨씬 나아 기분이 좋지 않았고, 이 책을 읽은 뒤 길의 책을 다시 읽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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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이 결여된 가재도구의 풍요는 시체 앞에서야 비로소 진정으로 쾌적해진다. (p.24, <영주의 장원처럼 고풍스러운 가구를 비치해 놓은 10칸짜리 아파트> 중에서)

왜냐하면 우리가 15살 때 알고 있던, 아니면 하고 있던 것만이 이후 어느 날 우리의 매력이 되기 때문이다. (p.22)

위대한 작가들에게 있어 완성된 작품은 평생 작업해오고 있는 단장들보다는 덜 무게를 지닌다. 왜냐하면 오직 좀더 재능이 부족하고 산만한 자들만이 뭔가를 마친 것에 대해 무상의 기쁨을 느끼며 그것으로 다시 자기 삶을 돌려받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천재에게 있어서는 모든 중간 흇식이, 또 운명의 무거운 타격조차도 편안한 잠과 마찬가지로 그의 작업실 자체의 근면함 속으로 떨어진다. 그리고 단편 속에서 이 작업실의 세력권을 나타내는 선을 그린다. "천재는 근면하다." (p. 21, 표준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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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53


그런가 하면 전통적으로 볼 때 대담하게 자기 스스로를 조롱할 수 있는 자들은 스스로 강하다고 느끼는 부류의 사람들이므로, 스스로에게 채찍을 가하는 것이 바야흐로 힘의 과시가 되어 가는 판국이다. 그 결과 희극의 실행 여부가 계급을 가르는 새로운 장벽이 되었다. 즉 옛날에는 마음 놓고 노예를 비웃는 데서 주인임이 인정되었지만 오늘날에는 마치 노예들만이 주인을 조롱할 수 있는 권리를 지닌 것처럼 보인다. (p.153)

사형의 정당성을 인정한다면 마치 그 제도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행동해서는 안 될 일이다. (p.159)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우리 두 사람은 만족을 느끼게 될까? 아니면 몰랐던 것을 아는 것보다 더 중요한 어떤 것을 잃게 되지는 않을까? 이미 판이 벌어진 뒤에 들어왔다가 남들이 어떻게 될지를 알지 못한 채 판을 떠나야 하는 것이 인생이라면 우리는 바로 그 인생처럼 연극을 경험한 셈이다. 혹시 우리는 그런 특권을 누린 자의 풋풋함을 잃게 되는 것은 아닐까? (p.178-179)

그러한 지혜를 얻는 방법은 보편적인 사상을 조금씩 조금씩 공부해 가면서 세태의 변화를 세심하게 살피고, 미디어의 정보와 자신만만한 예술가들의 주장과 제멋에 취한 정치가들의 발언과 비평가들의 난해한 논증을 매일매일 분석하고 카리스마적인 영웅들의 제안과 호소와 이미지와 외양을 연구하는 것일세. 그래야만 결국 그자들 모두가 바보라는 놀라운 계시를 얻게 될 테니까. 그러고 나면 죽음을 맞이할 준비가 되는 것이지……. (p.290)

제대로 된 패러디는 나중에 다른 사람들이 웃거나 낯을 붉히지 않고 태연하고 단호하고 진지하게 행할 것을 미리 보여 줄 뿐이다. (p.7)

작가는 다른 작가들을 염두에 두며 글을 쓰지만, 아마추어는 자기 이웃이나 직장 상사를 의식하며 글을 쓴다. 그래서 아마추어는 그들이 자기 글을 이해하지 못할까 혹은 그들이 자기의 대담성을 용납하지 않을까 저어한다(대개는 부질없는 걱정이지만 말이다). 아마추어는 말줄임표를 마치 통행 허가증처럼 사용한다. 다시말해서 그는 혁명을 일으키고 싶어 하면서도 경찰의 허가를 받고 혁명을 하려는 사람과 다름이 없다. (p.115-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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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섬 2015-08-03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랑스의 사회학자 마르셀 모스, <관례적인 소비 의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