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가지 질문
레오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원작, 존 무스 글 그림, 김연수 옮김 / 달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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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시작하면서

   가장 중요한 때는 언제인가?

   가장 중요한 사람은 누구인가?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

하는 세 가지 질문을 던지고 니콜라이의 세 친구들로 하여금 각자의 상황에 맞는 해답을 제시하게 하고 결국 거북이 할아버지 레오와 함께한 경험으로 인하여 가장 중요한 때란 바로 지금, 이순간이며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너와 함께 있는 사람이고 가장 중요한 일은 네 곁에 있는 사람을  위해 좋은 일을 하는 것이며 결국 그것이 우리가 이 세상에 있는 이유라는 해답을 찾는다.

   

   이 해답대로라면 “가장”이라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현재 지나는 시간 시간 모두가 중요하고 내 옆의 모든 사람이 중요하고 내가 하는 모든  일이 중요한 것이 되므로 결국 살아가면서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는 얘기가 될 수 있으니까 말이다.


   작가가 제시한 해답에 나 또한 순순히 수긍을 하게 되지만 나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사람만큼은 물론 지금 나와 함께 있는 사람일 수도 있지만 결혼하기 전에는 나 자신 이였고 결혼해서 아이들이 있는 지금은 우리 가족인 것 같다.

   톨스토이가 일흔이 훨씬 넘어서 썼다는 이 이야기는 아이들보다는 오히려 하루하루를 바쁘게 쫓겨 살아가면서 자신이 이 순간 무엇을 위해 일하며 살아가는지를 잊어버리게 된 지금의 어른들에게 더 필요한 철학적 메시지가 아닐까 생각된다.

 

   이 그림책의 그림은 수채화로 표현한 단순하면서도 탁 트인 배경이 니콜라이가 던진 세 가지 질문의 해답을 생각하며 명상에 잠기는 시간을 가져 볼 수 있을 만큼 보는 이로 하여금 편안하고 여유로운 느낌을 준다.

   그 속에 니콜라이가 날리는 빨간 연이 자칫 심심해질 수 있는 그림에 생기를 불어 넣으며 니콜라이가 던진 세 가지 질문인 양 넓은 하늘에 맴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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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큰 집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40
레오 리오니 지음, 이명희 옮김 / 마루벌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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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다란 집을 갖고 싶어 하는 어린 달팽이에게 아빠 달팽이는 한 편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커다란 집을 갖고 싶어 스스로 그 방법을 깨우친 달팽이가 믿을 수 없도록 크고 화려한 집을 만들게 되지만 결국 그 집의 무게 때문에 먹지도 움직이지도 못하고 사라져버린다는 이야기……. 아빠 달팽이가 들려 준 마치 우화 같은 이 한편의 이야기는 어린 달팽이 스스로 작은 집의 유용함을 깨닫게 해준다.


   하지만 달팽이가 큰 집을 가지려 애쓴 것이 꼭 욕심이요 허영 때문 만이었을까?

   어린 달팽이, 그리고 이야기 속 달팽이처럼 누구나 살아가면서 더 큰 것, 더 화려한 것, 더 많은 것을 갖길 원한다. 단지 그것에만 집착해서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무게 이상이 되어 그것으로 인해 더 큰 것을 잃는 어리석음에 빠지지  않도록 자신을 때때로 돌아볼 수만 있다면 살아가면서 조금의 욕심은 부려보아도 괜찮지 않을까


   한가지에만 집착하여 자신의 뜻대로 커다란 집을 갖게 되었지만 결국 그로 인하여 사라져버린 어느 달팽이의 이야기가 어린 달팽이에게는  슬픔과 교훈을 주고 읽는 나에게는 우리네 사는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왠지 연민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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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나이팅게일 - 그리스 설화 1
메네라오스 스테파니데스 지음, 포티니 스테파니디 그림, 이경혜 옮김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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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은이 메네라오스 스테파니데스가 쓴 그리스의 설화들, “동화로 읽는 그리스 신화”에 그림을 그렸던 야니스 스테파니데스의 딸 포티니 스테파니디가 일러스트를 맡은 총 10권으로 구성된 “그리스 설화”시리즈 중 1권이다.


   책을 펼치면서 덮을 때까지 읽는 이로 하여금 예상되는 과정을 하나도 어긋나지 않고 지켜나가는 이 이야기의 내용은 대략 이러하다.  공주의 동생인 왕자가 갑자기 나이팅게일과 사라지고 공주는 슬픔에 빠진다. 급기야 왕은 공주가 찾고 있는 슬픈 나이팅게일(동생인 왕자와 동일 시 되고 있는)을 찾아오는 사람과 공주를 결혼시키겠다고 선언하고 마음씨 착한 보잘 것 없는 한 소년(이 이야기 속에서 소년은 이름조차 없는 단지 소년으로만 불리 우는 낮은 신분이다.)이 모든 역경을 물리치고 공주에게 나이팅게일을 찾아주게 되어 결국 공주와 결혼해서 행복해졌다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그 소년과 반대되는 악한 성품을 가진 주인 아들 스누티의 탐욕과 비뚤어진 성품을 소년의 착한 심성으로 바꾸어 놓는다는 이야기…….


   국적만 다를 뿐 이 이야기의 전개는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전개방식을 보여준다. 사건이 발생하고, 그 사건을 해결할 수 없자 해결하는 자에게 큰 보상을 주겠다는 조건이 제시되고, 별 볼일 없어 보이는 주인공이 험난한 여정을 자신의 착한 심성이나 지혜, 거기에  더해진 요정이나 신의 도움으로 해결하고 결국엔 해피앤딩으로 끝난다는 전형적인 옛 이야기 전개방식…….


   이 이야기들이 만들어지던 시대에는 국적을 불문하고 이러한 교훈을 필요로 했으리라.   그러나 현대에 와서는 옛 이야기의 교훈들이 그대로 받아들여지기 보다는 나름대로의 비판과 재해석으로 좀 더 현실적으로 읽혀지고 있는 것 같다. 특히나 이런 천편일률적인 이야기는 옛 이야기를 처음 접하는 아이들에게는 모험과 그 결과에 대한 흥미로 이어질지 모르겠으나 옛 이야기를 많이 접한 사람에게는 너무도 식상한 내용일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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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띠 이야기 - 개정판 전통문화 그림책 솔거나라 12
정하섭 지음, 이춘길 그림 / 보림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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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십이지상은 중국적 내용에 불교적 표현을 빌어서 불교 건축물이 아닌 능묘에서 나타나다가 불교적 건축물로 이행하여 갔고, 시대적으로도 일시적인 유행사조로 그친 것이 아니라 최근에 이르기까지 일종의 신앙의 대상이 되고 있고, 현재는 띠 동물로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고 한다.

   오늘날에 와서 십이지는 새해를 맞으며 그 해의 수호동물인 12지신의 동물을 통해 한해의 운수를 점치거나 아이가 태어났을 때 그 아이의 운명을 띠 동물과 연관시켜 미래를 예지하려 하거나 할 때 거론된다. 그래서 호랑이해나 용해, 말띠해에는 팔자가 세다는 둥 띠가 너무 세서 좋지 않다는 둥 해서 딸을 낳지 않으려하기도 한다.
   또 결혼 할 때 궁합으로도 사용하여 어떤 띠와 어떤 띠는 잘 맞으니 천생연분이라 하기도 하고 어떤 띠와 어떤 띠는 잘 맞지 않으니 결혼하면 행복하지 못하다고 단정짓기도 한다.   어찌 보면 어이없는 민속신앙이지만 아직도 절대적인 믿음으로 띠와 함께 그 사람을 동일 시 하려는 사람들도 많다.

   한국 사람이라면 태어나면서부터 원하던 원하지 않던 주민등록번호보다 먼저 얻는 것이 바로 그 해의 띠다.   그리고 그것은 죽을 때까지 함께 따라다니며 종종 그 사람의 행동이나 생활에 동일 시 되어 평가되기도 하고 어떤 때는 그 사람을 대하기에 앞서 띠가 그러하니 아마도 그럴 것이다 하는 편견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처럼 우리민족과 띠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놓여있다.   이런 우리문화를 아이들에게 알려줌에 있어 부정적인 시선보다는 이 책의 내용에서 보는바와 같이 12지신이 뜻하는 이로움으로 이해시키고 띠와 사람을 밀접하게 동일시하여 이야기하기보다는 우리민족이 가지고 있는 정서적인 면으로 이해시키는 것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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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설탕 두 조각 소년한길 동화 2
미하엘 엔데 지음, 유혜자 옮김 / 한길사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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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구쟁이 소녀 렝켄은 엄마 아빠가 자신의 말을 잘 들어주지 않는 것에 불만을 가지고 자신의 말을 잘 들어주는 엄마 아빠를 만들어 줄 수 있는 요정을 찾아 간다. 찾아 간 요정에게서 마법의 설탕 두 조각을 얻은 렝켄은 엄마 아빠에게 설탕을 먹게 하고 마법의 설탕을 먹은 엄마, 아빠는 렝켄의 말을 들어주지 않을 때마다 키가 절반만큼씩 줄어들게 된다. 계속 키가 줄어들어 인형 침대에 누울 만큼 작아진 엄마 아빠는 더 이상 렝켄의 요구를 거부할 수 없게 되고 렝켄은 그러한 엄마 아빠의 모습을 재미있어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어린아이인 렝켄이 해결할 수 없는 상황들이 생겨나고 그럴 때 난장이처럼 작아진 엄마 아빠가 아닌 본래 모습의 엄마 아빠의 필요성을 깨닫게 된다.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던 렝켄은 결국 자신 스스로가 마법에 걸리는 희생을 감수하고 엄마 아빠를 본래의 모습으로 돌려놓는다.  


   “모모”를 읽으면서도 느꼈지만 미하엘 엔데의 상상력과 유머러스한 내용인 듯하지만 날카롭게 정곡을 찌르는 작가의 메시지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아이의 시점에서 보면 부모들이란 해도 된다는 말보다는 하면 안 된다는 말을 더 많이 하는, 그러나 쉽게 거역할 수 없는 힘들고 어려운 존재들일 수 있다. 그런 존재들을 자신보다 약하게 만들어서 자신의 뜻을 쉽게 거부하지 못하게 만들었을 때 얼마나 즐거울까. 렝켄이 선뜻 엄마 아빠를 본래의 모습으로 돌리지 못하고 고민하는 부분에서 어른의 시점을 가지고 있는 나로서는   조금 황당하기도 하고 당돌한 렝켄이 어이없기도 했지만 책을 덮고 지난 날 어린 나의 마음으로 생각해보니 이해가 간다. 모든 원인은 결국 엄마 아빠에게 있다고 생각하는 철없는 어린아이로서는 엄마 아빠가 작아진데 대한 걱정보다는 자신의 말을 잘 들어 주게 된 즐거움이 더 컸으리라. 그러니 만큼 다시 엄마 아빠가 자신의 말을 안 들어주는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간다는 것이 그리 탐탁지 않게 여겨지는 것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결국 렝켄은

또한 순수한 아이인지라 자신의 희생으로 부모를 본래의 모습으로 돌려놓는다.


   역시 부모와 자식의 관계에서도 일방적인 힘의 우월로 모든 일을 결정하기보다는 눈높이를 맞추어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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