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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의 제국 - 새로운 중국, 마오쩌둥을 넘어서
필립 판 지음, 김춘수 옮김 / 말글빛냄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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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의 제국
(Out of Mao's Shadow: The Struggle for the Soul of a New China)
 
2008년 워싱턴 포스트 선정 올해의 책
2008년 이코노미스트 선정 올해의 책
 

천안문 민주화운동은 어떻게 일어났는가? 공산당은 어떻게 해서 지지를 다시
얻을 수 있었는가
?
그리고 앞으로 얼마나 권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나는 이러한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7년에 걸쳐 중국 곳곳을 찾아다녔다. 그 동안 내가 찾아낸 것은 세계에서 가장 거대하고, 성공적인
권위주의체제의 공산당 정부였다. (프롤로그 중에서)

워싱턴포스트 중국 특파원을 지낸 이 책의 저자 필립 판(Philip P. Pan)이 이 책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하나다. 스스로가 프롤로그에 밝히고 있듯, '많은 사람들의 시각을 통해서 중국의 미래를 위한 민주화의 항쟁을 서술하려는' 것이. 1"회상"에서는 중국에서 최근에 일어났던 비극적인 역사들을 보존하고, 폭로하려는 개인들의 노력들을 다루고, 2부 "부패"에서는 공산당이 마오쩌둥의 사후에 어떻게 발전해왔고, 생존을 모색해왔는가에 대해서 탐구하며, 3부 "투쟁의 계절"에서는 아직도 중국에 남아있는 과거의 잔재들을 떨쳐버리려고 노력하는 4명의 보통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 
  
놀라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 사회의 문제점, 달리 말하면 중국이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는 책이다지난 10년간 중국이 일군 경제성장은 경이로울 정도지만, 정치적인 측면에서는 (아무리 90년대 이후로 변화하고 있다고 해도) 여전히 일당 독재 체제를 따르는, 언론은 제 기능을 상실하고 국가나 정부의 부당한 목적이나 의도 때문에 개인의 권리나 의견은 가뿐히 묵살되는, 사회이자 국가다. 그러나 저자도 말하지만 중국의 현 일당 독재 체제는 분명 변화가 불가피하다. 그 과정에서 어떤 규모와 성격의 (유혈)사태가 벌어질지는 알 수 없지만, 중국이 지금보다 더 나은 사회와 국가로 한 단계 올라서기 위해서 그 과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중국은 과연 마오쩌둥의 그림자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마오쩌둥에 대한 개인숭배는 열광적이었고, 종교적 맹종에 가까웠다. 학생들은 기도문을 암송하는 것처럼 마오쩌둥의 어록들을 큰 소리로 읽었고, 때로는 그의 초상화 앞에서 읽기도 했는데, 이러한 모습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광경이었다. (p. 147)

일부에서는 이 작품을 두고 '중국의 과거와 미래를 조망한 역작'이라고도 평가하는데, 이 책은 중국 근대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 살아서는 물론이고 죽어서도 쉽게 잊혀지지 않는 이 사람, 마오쩌둥이 중국 사회에 끼친 영향을 보여준다. 마오쩌둥이 죽은 지 10년도 더 지난 1989년, 민주주의를 갈망하던 중국인들은 다시금 천안문 광장을 가득 메웠다. 그러나 당국의 무력진압에 의해 말 그대로 처참하게 목숨을 빼앗겼다. 그러나 비슷한 시기에 저 멀리 독일에서는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고, 소련 역시 붕괴되면서 동유럽 전역에 민주주의 국가들이 줄지어 탄생하고, 가까운 이웃나라인 우리나라와 필리핀마저도 민주화를 이루어냈다. 바꿔 말하면, 세계적으로 여러 국가들이 80년대 말에 민주화를 이루어내면서 정치경제적 측면에서 한 단계씩 진일보했다고 평가 받을 수 있어도, 중국만큼은 예외적인 입장이었다는 말이다. 실질적으로 중국이 경제적으로 부상하기 시작한 게 21세기 들어와서였던 것처럼, 그들은 꽤 오랜 시간 동안 세계적으로 고립돼 관심조차 얻지 못하는, 말하자면 "먹고 사는 것조차 어려운 사회주의 국가"에 불과했다. 
 
필립 판은 말한다. 자유시장 경제가 결과적으로 자유로운 사회, 즉 민주사회를 불러 오게 될 것이며, 이에 중국 정부가 어떻게 반응하는 가에 중국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그런데 이 질문에 대한 구체적인 해답은 이 책에서 찾을 수가 없다. "그때 그 시절" 중국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공산당 총서기이자 권력 서열 3위에 이르는 고위급 정치인사에서부터 대학생과 노동자에 이르기까지 공산당에 의해 어떤 일을 겪어야 했는지를 객관적인 목소리를 빌어 이야기하는 책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중국 당국이 무자비하게 빼앗아가 버린 국민들의 목숨과 자유가 고스란히 담겨 있고, 그 일련의 과정에서 나타난 당국의 탐욕과 위선, 그리고 부패가 총체적으로 드러나는 책이다.
 
과연 중국이 80년대 말에 다른 나라들처럼 민주화에 성공했더라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오늘날 중국의 모습은 얼마나 또 어떻게 다를까? 오늘날 중국이 경제적으로 부상할 수 있었던 배경은 90년대 초반 중국 공산당의 정책 노선 변경에 있다. 92년 거행된 제14회 공산당대회에서 중국의 최고 지도층은 공식적으로 '사회주의적 시장경제'의 구축을 개혁의 궁극적인 목표로 천명하면서, 이전까지 사용하던 '시장사회주의'라는 말을 버리고 '사회주의적 시장경제'라는 말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제 중국의 경제규모는 세계 2위로 올라섰고, 그들은 그 성장을 멈추지 않기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사람들의 교육수준은 날로 높아져가고, 머지 않아 '그때 그날'처럼 국민들은 일당 독재체제를 더 이상 납득하지도 묵인하지도 않을 날이 올 것이다. 과연 얼마나 빨리 또 얼마나 성공적으로 마오쩌둥의 그림자에서 벗어날 수 있느냐에 중국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국 '문화대혁명은 어리석은 정치놀음'이었다. 그때 그 시절 정확하게 몇 명이 목숨을 잃었는지 파악할 수조차 없지만 수십만 명에서 수백만 명이 당국에 의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전해진다. 지금까지도 당국은 여전히 무조건 덮어두려고만 하고, 미화시키고, 애써 정당화시키기는 데에만 급급하다. 마오쩌둥의 뒤를 이었던 덩샤오핑은 아예 역사가들에게 마오쩌둥을 '비극적인 영웅'으로 묘사하지 말고 '위대한 프롤레타리아 혁명을 견지해온 노동자들의 지도자'로 불러달라고 당부하기까지 했단다. 사태를 은폐하고, 축소하고, 왜곡하려는 그 역시도 또 한 명의 공모자에 불과할 따름이다. 이 책의 의도는 바로 거기에 있었을 것이다. 자의가 됐건 타의가 됐건 중국인들의 뇌리에서 잊혀져 간 "그때 그날"에 대한 기억을 불러 일으키고, 피 흘리며 죽어간 이들의 정신을 기억하기 위함일 것이다. 너무나 많은 이들이 의미 없는 죽음을 맞았는데 언제까지 진실을 왜곡하고 거짓을 일삼을 것인가?
 

 
작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류샤오보(Liu Xiaobo)는 국가전복혐의로 11년형을 선고 받아 여전히 복역 중이다.  그런데 요새는 하다 못해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도 민주화 열풍이 가세다. 마치 도미노처럼 여러 국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독재자의  탄압에 국민들이 들고 일어서고 있다. 중국에서도  '재스민 혁명'을 일으키자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으나 번번이 당국에 의해 가로막히고 있단다. 중국인들은 아프리카를 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달 초 한 신문 사설에 중국의 젊은이들 역시 우리 젊은이들처럼 스펙 쌓기 바빠서 정치에는 관심이 없어 실제로 재스민 집회에 참여한 20대를 찾아보기가 힘들다고 안타까워하는 글이 실렸었는데 앞으로 정말 중국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까? 필립 판은 에필로그에 많은 중국인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정치적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고는 하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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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도덕인가?
마이클 샌델 지음, 안진환.이수경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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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올 한 해 출판계의 주요 키워드가 정의무소유란다
이는 3월에 입적하신 무소유의 법정 스님과 6
개월 만에
50만부 이상이 팔린 화제의 책 정의란 무엇인가?
』의 저자이자 
하버드대
정치철학 교수 마이클 샌델이 올 한해 화제의 중심에 있었다는 말로도 
바꿔 말할 수 있을 것이다
. 정의란 무엇인가?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몇 해 전에 출간된 책이 국내에 뒤늦게 소개됐는데
그 책 역시 나란히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올라 있다
그게 바로 공공철학Public Philosophy: 
Essays on Morality in Politics
으로 국내에는 왜 도덕인가?라는 
제목으로 소개됐다
.
 
 
정의란 무엇인가가 엄청난 성공을 거두면서 마이클 샌델에 대한 
대중과 출판계의 관심이 하늘
높이 치솟았고,
그가 펴낸 다른 저서들 역시 
이미 여러 출판사에서 노리고 있(을 게 당연하)다. 그의 책이 소위
"대박"을 
터뜨리며 수년 전에 출간된 책들이 모두 앞다투어 출간된다면 어떤 의미에서 보면 
그다지
바람직한 현상은 아닐 수도 있겠지만, 사실
올 해 초 국내에서 이미 
"정의"가 화두가 된
마당에 "도덕"이라고
안 팔릴 이유가 없고,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는데 실패할 리 없어 보인다. 
많은 이들이 기억하겠지만
올 초에는 
내 최고의 기업으로
군림해온 삼성의 폐부를  찌른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을 생각한다출간돼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변변하게 홍보 
한 번 못했지만 
’읽을 사람은 다 읽은’ 책이
되지 않았는가? 그리고 이제 한 해를 
마감하는 시점에서 마이클 샌델이
또 한 번 우리에게 무거운
질문을 던진다. 
정의에 이어 이번엔 도덕이다.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에서는 올해 출판계를 대표하는 키워드로
 ’자기 구원’을 선정했다.
’『정의란 무엇인가』의 열풍이면에 정의롭지 못한 
사회 현실에 분노한 대중이 책을 통해
근원적인 문제가 무엇이며, 
해결책은 무엇인지 스스로 찾고자 하는 욕구가 있는 것’
이라고 진단을 내렸다.

주위를 봐도정의란 무엇인가
를 소장하지 않은 사람을 골라내는 것이
더 빠를 정도로 이 책은 거의
Must-Have 아이템이나 다름없어졌다. 
이쯤 되면 근래에 보기 드문 현상이니 우리에게도 희망이
있다
말해도 좋을까? 
걸림돌이라면... 모두들 사 놓았지만 완독한 이를 찾기가 다소 힘들다는 점 정도?

(사실 나
역시 그 중 하나지만) 한 해를 ’정의’로 시작하고 ’도덕’으로 
끝마치고자 하는 노력을 보면 
우리 사회는
전보다 한 단계 더 성숙해져 가는 것 
같기도 하고. 
변화하고 진보하고 성숙해져 가는 사람들의
수준만큼
정치인들도
"진화"할 줄 알고, 기업인들도 "성숙"해지려는 노력을 더 기울이면 좋지 않을까?  
윤리적 기반을
잃은 정치야말로 국가와 국민의 공공선에 해악을 끼치는 
가장 무서운 적이다
따라서 공직자와 정
치인의
도덕성은 일반인보다 높아야 한다.
(p. 121)

 

이 책은 1도덕이란 무엇인가2도덕적 가치의 원류를 찾아서
와 
3자유와 공동체를 말하다로 구성된다. 복권과 도박, 소수집단 우대정책

낙태와 동성애, 핵전쟁에 이르기까지
일상과 직접적으로 연관된데다 
누구나 적어도 한 번쯤은 생각해봤음 직한 주제들이어서
비교적 읽기가
수월했다고 치면, 다양한 정치이론을 검토하는2
부는 칸트(Immanuel Kant)에서 
존 듀이(John Dewey)
, 존 롤스(John Rawls)에 이르는 여러 철학자들이
등장해 
어려웠던 편이고, 3부 역시 미국 정치사의 주요 논쟁을 담고 있는 만큼 녹록하지 않다.  

비록 저자 스스로가 머리말을 통해 이 책은 철저히 일반독자들을 염두에 두고
집필했다고 밝히고 있지만 말이다
.
 

왜 도덕인가? 지금 왜 우리에게 도덕이 화두일 수밖에 없는가?
우리가 사는 사회가 가장 기초적 가치인 도덕이 있어야 할 자리를 경제논리가 
대신하는 사회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도덕적 해이와 거짓말,
각종 로비와 
공직자의 부패
, 경제인의 각종 특혜와 비윤리적인 이권개입

일반 시민의 도덕 불감증 등이 만연한 사회이기 때문이다.
 
도덕적 가치를 외면하고 물질적 가치를 중시하는 사회가 아니라 서로 다른 윤리적
도덕적 가치가
경쟁할 수 있고 의견 불일치를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것이 정의로운 사회로 나아가는 첫 번째 단계다. (본문 중에서)
 
공동선의 정치가 선입견과 편협한 태도로 이어진다고 주장하는 자유주의자들에 반해,  
편협한 태도는 삶의 형태가 혼란스럽고 근원이 불안정하며 전통이 완성되지 않은
곳에서 가장 창궐한다고 주장하는
공동체주의자들. 공동체주의자 한나 아렌트는
 "
대중사회를 견디기 힘들게 만드는 것은 그 구성원들의 수가
아니다. 
그보다는 그들이 살아가는 세상이 그들을 결집시키고 관계시키고 분리시키는 힘을
잃었다는
사실이다.
"라고 말한다. 저자 마이클 샌델 역시 공동체주의의 4대 이론가 
중 하나로
시민의식공동체, 시민적 덕성
을 강조한다. 그의 말대로, 
’우리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더 많이 연루되어 있는
동시에 그 어느 때보다도 
분리된 채’ 살아간다. 사회적, 정치적 조직이 광범위해지면서 우리의 집합적인

정체성 용어들은 세분되었고 정치적 삶의 형태들은 공동의 목적을 넘어섰다.
우리의 공공생활이 약해지고 공통적으로 연계되어 있다는 느낌이 희미해질 때, 
전체주의적 해법을
제시하는 대중정치에 빠질 위험이 높다. 공공선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권리를 주장하는 사람들을 향해
그런 위험성을 지적한다. 
공공선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옳다면 우리에게 가장 시급한 도덕적·
정치적 과제는
바로 우리의 도덕성을 회복하는 것이다. (P.166)

 
가족, 이웃, 도시, 마을, 학교 등 전통적으로 사람들에게 도덕적 기준과 소속감을 
부여하고, 개인의 이익이
아니라 전체의 이익을 생각하고 타인을 위해 책임을 
다하고 이해관계의 다름을 해결하고 다른 이를
존중하면서 자신의 견해를 
주장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던 공동체 혹은 ’시민사회’제도가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건 비단 미국뿐만이 아니다. 우리 역시 가정과 학교의 권위가 한없이 
내려간 지 오래다.
그러므로 우리도  공동체를 구성하는 기본 토대를 재구축하고 
공공선에 관심을 기울이는
력을 게을리하지 않아야겠다.  
 

 
민주주의는 단순히 국민에게 원하는 것을 제공하기 위한 제도가 아니다
올바르게 시행된 정치는,
국민들이 자신의 욕구를 되돌아보고 그것이 올바른지 
판단한 후 그 욕구를 수정하도록 이끈다
.
고객과 달리 국민은 때로 공동선을 위해
자신의 욕구를 희생시키기도 한다
.
그것이 바로 정치와 상업의 차이점이다
(pp. 41~42)

 
 
오늘날 미국인의 삶에 만연한 무례함은 훈계를 한다고 해서, 정치적 차이를 
좁힌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 그것은 당파적 목소리를 누그러뜨림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근본적인 문제로 인해 나타나는 증상이다. 
미국인들이 무례한 태도에
불안감을 느낀다는 사실은 공동체를 구성하는 
도덕적 토대가 무너지고 있다는 깊은 두려움을 나타낸다. 가족, 이웃, 도시, 마을, 
학교, 교회와 노동조합에 이르기까지 전통적으로 사람들에게 도덕적 기준과 
소속감을 부여한 수많은 기관들이 위험에 처해 있다. (P.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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