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인을 위한 물리지식 - 자연현상과 일상, 가전기기에 숨어 있는 물리의 40가지 핵심 원리!
이남영.정태문 지음 / 반니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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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나이 138억 년, 지구 나이 45억 년,

달이 생성된 45억 년 전 지구의 하루는 겨우 6시간.

작가의 말처럼, 수명이 고작 100년도 채 될까 말까 하는 

인간은 어떻게 이런 걸 다 알아낼까?

그야말로 '과학의 신비'다.



45억 년 전 6시간에 불과하던 지구의 하루는

달의 조석력으로 지구 자전이 느려지면서

지금처럼 '하루=24시간'이 되었다.

약 20억 년 후에는 '하루=90일 (2160시간)'이 돼 

1년 기준으로 딱 4번만 해가 뜨고 진단다.



하루 24시간이 너무 짧다며 바쁘게 사는 이에게

90일짜리 하루, 그러니까 2160시간짜리 하루를 

살게 하면 어떨까?

'내년에 보자'라는 인사는 '네 밤 자고 보자'가 된다.

90일짜리 하루라니, 뭘 해도 웬만해서는 

끝나지 않는 하루다.



90일 동안, 대체 얼마나 많은 일이 가능하고, 

또 불가능할까. 온갖 상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90일짜리 하루에는 좋은 게 더 많을까, 나쁜 게 더 많을까?

그 하루 엄청 살아보고 싶다!





『교양인을 위한 물리지식』을 읽던 중, 엿가락처럼 늘어지는 온갖 상상을 일단 멈추고 다시 읽어나간다. 이 책은 호모 사이언스라는 필명으로 브런치(www.brunch.co.kr)에 연재하던 글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무지개나 구름 등의 자연현상에서부터 냉장고, 스피커, 모니터 등의 가전기기 등에 숨어 있는 원리를 물리학적으로 접근한다. 예를 들어, 저자는 공명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그네 타는 춘향이를 데려오는데, 대략 아래와 같다. 참고로, 공명현상이란 주기적으로 진동하는 물체에, 그 진동수와 같은 주기로 작은 힘이라도 꾸준히 가하면, 물체의 진동 폭이 아주 크게 증가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몽룡의 눈에 띄어야 하는 만큼, 춘향이는 그네 앞에서 얼마나 벼르고 벼렀을까. 이때 중요한 건, 춘향이가 탄 그네를 밀어주는 향단이의 타이밍이라고 한다. 만약 향단이가 그네의 진동 주기와 어긋난 주기로 밀거나 타이밍을 놓치면, 흔들림은 감소하고 공명현상은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는 공명현상에 대한 설명을 이어가기 위해 1940년에 시속 64km의 바람에 끊어진 미국의 타코마 내로우즈 다리(Tacoma Narrows Bridge)를 소개한다. 실제로 이 다리는 공명현상에 의해 다리가 끊어진 첫 번째 사례라고 한다. (그런데 '첫 번째 사례'라면, 두 번째, 세 번째 사례도 있다는 건지.... 궁금하지만 검색을 더 하지는 않았다.) 

 


TV 드라마에서 유성우가 떨어지던 어느 날 밤, 형이 동생에게 그동안 마음에 담아둔 이야기를 꺼낸다. 그 장면을 눈여겨본 저자는 바로 그 장면에서 케플러의 법칙을 말하기 시작한다. 과학을 전공한 학자의 눈에 비치는 세상과 일반 대중의 눈에 비치는 세상은 얼마나 다를까. 내가 바라보는 세상과 타인, 특히 과학자가 바라보는 세상이 얼마나 다른지 궁금하신 분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그나저나 핼리 혜성이 지구를 방문한 게 1986년이라고 한다. 다음번 방문은 2061년이라고 하는데, 아이고, 너무 먼 미래다. 나도 2061년에 핼리 혜성을 볼 수 있을까...



기능적으로 볼 때 몇 가지 아쉬운 점이 남는다. 먼저, 책에 실린 40개의 이야기는 3개의 메인 카테고리-자연현상, 가전기기, 일상-로 나뉘니만큼, 챕터 구분을 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싶다. 또, 종이책이니만큼 일부러 신경 써서 그래프나 관련 도표를 훨씬 많이 넣었는데 안타까운 점은 그것들이 쉬워 보이거나 흥미로워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과학 도서가 아닌 일반 서적이면 그래프나 관련 도표가 큰 도움을 줄 수도 있겠지만, 이 책에 들어간 것들은 과학 원리나 법칙을 설명하는 것들이라 표에 적힌 용어 자체도 낯설고 별다른 재미나 효과를 주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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