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의 심리학 - 심리학자가 들려주는 음식에 담긴 42가지 비밀
멜라니 뮐 & 디아나 폰 코프 지음, 송소민 옮김 / 반니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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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의 심리학』은 온라인 푸드 칼럼니스트 디아나 폰 코프(Diana von Kopp)와 편집자 겸 음식·건강 블로그 운영자 멜라니 뮐(Melanie Mühl)이 썼다. 무겁고 진지해 보이는 제목과 달리 42개의 짧은 이야기는 짧고 읽기 편한데, 아무래도 두 저자 모두 음식 블로그에 글을 연재한 경험 때문으로 보인다. 



40대 초반의 두 여성 저자가 고른 42가지 이야기는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에서부터 햄버거를 포함한 다양한 정크푸드, 30일 다이어트, 구내식당, 와인, 케이크, 밀크셰이크, 몸무게 등 대체로 여성들이 더 관심을 보일 만한 주제를 다룬다.



익숙하고 일상적인 주제로 미처 알지 못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게 장점인데, 다만 저자의 '결론'에 대해서는 동의도 반대도 어려운 게 유감이다. 예를 들어, 체중이 많이 나가는 웨이터는 손님이 알코올음료와 디저트를 시킬 가능성을 크게 높인다며 일부 학자들이 미국의 레스토랑에서 웨이터와 손님 간의 상호반응을 관찰한 사례를 예로 드는데, 정말 웨이터의 체질량지수가 높을수록 손님은 더 많은 음식을 시킬까? 웨이터나 웨이트리스의 외모가 준수할수록 한 번이라도 더 보려고 음식을 더 주문할 수는 있겠다 싶은데, 이런 경우는 글쎄 잘 모르겠다.



번역서의 밋밋한 제목에도 아쉬움은 있다. '음식'이나 '심리학'이나 책의 내용이나 성격과는 다소 멀게 느껴진다. 42가지 이야기 중에 '음식'의 비중이 높긴 해도 구내식당, 혀, 대형마트, 비즈니스 런치, 메뉴판, 웨이터 등 단순히 우리가 먹는 것(food) 외의 이야기도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심리학'보다는 원제처럼 많은 이들이 아마 모르고 있을 '놀라운' 이야기라는 데 더 초점을 맞추는 게 낫지 않았을까 싶다. 



디톡스의 진실?


저자는 유명 연예인들이 마치 영양사라도 되는 듯 식이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경계한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는 디톡스 다이어트를 두고 '건강한 몸은 해독할 필요가 없다'라며 실제로 체내에 독이 쌓였다면 녹즙 한 잔으로는 별 도움이 안 된다고 꼬집는다.


붉은 접시의 진실?

가장 흥미로웠던 대목 중 하나가 바로 "꼴보기 싫은 친구는 빨간 접시에 음식을 담아줘라"다. 저자는 세 가지를 이유로 든다. 첫째, 옥스퍼드대에서 빨간색 그릇이 배고픔을 완화한다는 사실을 밝혀냈고 둘째, 붉은색이 원래 위험을 연상하며 셋째, 빨간 접시에 담긴 음식은 맛있어 보이지 않아 적게 먹는단다. 그런데 '붉은 접시'를 검색해 보면, 이렇게나 많은데... 


컴포트 푸드 (Comfort Food)

<브리짓 존스의 일기>에서 브리짓이 이불 속에서 컴포트 푸드(고민 상태에서 위로를 주는 거부할 수 없는 음식)로 아이스크림과 초콜릿을 먹는 대목이 나온다. 결론만 말하면, 컴포트 푸드는 '신화'라고 한다. 마법은 없어도, 맛은 있는 컴포트 푸드, 먹을까, 말까?  



우리가 음식에서 어떤 것을 좋아하고 어떤 것을 싫어하느냐, 어떤 음식이 매일 식탁에 올라도 되고, 어떤 게 절대로 오를 수 없느냐는 특정 음식문화 안에서 형성된 사회화의 결과다. (중략) 또 개인의 음식 세계 내에서는 교육, 학습과정, 경험, 기질에 의해 개인적 호불호가 형성된다. (p.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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