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미래의 자동차를 지배할 것인가 - 세계 최고 자동차 전문가가 말하는 새로운 모빌리티의 세계
페르디난트 두덴회퍼 지음, 김세나 옮김 / 미래의창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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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미래의 자동차를 지배할 것인가』의 저자 페르디난트 두덴회퍼는 일반경영학 및 자동차 경제학과 교수로 자동차 제조사에서 근무한 바 있다. 이 책에서 그는 중국의 부상을 비롯해 발 빠르게 혁신 중인 미국과 유럽의 자동차 산업을 비교하며 자동차 강국 독일 국민으로 독일 자동차 산업에 우려를 나타내며 과연 독일이 자동차 강국으로 남을 수 있는가를 말한다. 하지만, 그의 예측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은 독일보다 훨씬 더 위태롭다는 사실!



우버 택시 등 카 셰어링(carsharing)이 인기를 끌면서 얼핏 생각하면 자동차 판매량이 줄어 산업이 위축될 것 같지만, 자동차 판매 대수가 앞으로 더 증가한다는 가정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많다. 저자는 자동차는 앞으로 우리의 퍼스널 모빌리티(personal mobility (PM): 킥보드, 바이크, 스쿠터, 자동차 등 다양한 개인 소형 이동 수단)에서 더 중요해진다고 거듭 강조하며, 다임러의 전망이 틀린 이유는 시스템 자동차의 혁신 능력을 간과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미래학 관련 도서에서도 숱하게 보았지만, 자율 주행차가 몇 년 안에 시판되면 당장 택시 운전기사부터 일자리를 잃게 되고 자동차 보험, 자동차 제조업, 자동차 영업, 운전면허와 운전교습소까지 줄줄이 타격을 받을 것이다. 게다가 전기차는 부품도 적어 자동차 수명이 증가해 한 대 사서 평생 쓸 수 있다고 하니 부품 업체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우물쭈물하는 사이, 미래는 어느새 코앞에 와 있다!



아래는 이 책에서 가장 눈여겨본 부분을 정리한 글이다. 개인적으로는 자율주행 자동차를 다룬 4장과 새로운 모빌리티 세상의 사회적 가치를 다룬 6장이 가장 흥미롭다. 또, 중국과 독일의 경쟁 구도도 그렇지만, 일론 머스크와 중국 시장과의 관계도 눈길을 끈다. 



이머징 마켓과 승용차 밀도
자동차를 많이 사면 살수록 차량 보유대수가 증가해 인구 천 명당 승용차 보유대수가 증가하는데 이 지표를 승용차 밀도라고 부른다. 1인당 국민소득이 증가하면 자동차 보급률이 소득 증가율을 앞지르다가 보급 속도가 둔화하기 시작한다. 표에서 오른쪽에 위치한 미국과 일본, 서유럽 국가들은 자동차 시장이 포화 상태이고, 왼쪽에 위치한 중국이나 멕시코, 터키 등 신흥 공업국은 이머징 마켓이라고 볼 수 있다. 이곳의 인구가 약 70억 이상이라 산술적으로는 승용차 시장이 앞으로 4배 더 커질 수 있다고 보는데, 핵심은 어쨌든 아직 시장이 성장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점이다. 다만, 저자가 주장한 대로 자동차 산업에서 독일과 유럽의 중요성이 지속해서 더 커진다면 그 가운데 어정쩡하게 서 있는 우리나라는 더 힘들어진다는 점. 
 
독일을 위협하는 중국의 부상
· 중국인들은 자동차 영업에 혁명을 일으킬 것이며, 전통적인 영업망을 송두리째 흔들어놓을 것이다. (p. 91)
· 중국은 자동차 비즈니스의 요충지로 벌써 전기자동차로 선풍을 일으키고 있으며, 이제 자동차 산업은 중국 없이는 아무것도 안 된다. (p. 95)
· 중국은 전기 충전소 인프라 확대를 위해 투자하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는무배출 자동차 주행을 요구하는데, 독일은 이 점에 취약하다. (p. 97)

중국의 부상은 압도적이다. 중국은 정부가 지정한 서구 자동차 제조사와 조인트벤처로 더 질 좋은 자동차를 만들고, 국내산 신차로 성공을 거두고 있다. 저자의 말대로라면 중국발 제2의 물결이 새로운 영업 콘셉으로 유럽에 몰아칠 거라 하니, 전통적 자동차 강국과 신흥 강국 사이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자율주행 자동차
2014년에 구글이 선보인 '첫 주행A First Drive' 영상에 보면, 없는 것들이 있다, 먼저 운전대가 없고, 브레이크 페달과 가속 페달도 없다. 영화처럼 그저 사람이 타기만 하면, 자동차가 알아서 운전한다. 신체적으로 불편한 분들이나 고령자에게 특히 편리하겠지만 음주운전 사고를 많이 일으키는 사람에게도 이보다 좋은 선물은 없겠다. 무엇보다 사람이 운전할 때보다 오히려 더 안전한 게 분명 장점이지만, 자율주행자동차는 경제 시스템을 비롯해 사고 배상 문제, 데이터 독점 등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산적해 있다는 게 말 그대로 문제다. 2020년이면 베이징이나 상하이에서 지정된 구간을 따라 무인 전기 택시를 투입하는 시험 프로젝트가 시행된다고 한다. 고작 3년 후다! 사실 베이징뿐 아니고, 미국도 시범 프로젝트가 곧 시작될 거란다. 결국 최초의 로봇 택시는 중국과 미국에서 주행하게 될 거라는 말인데...

니콜라 테슬라와 일론 머스크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테슬라(Tesla Motors)가 니콜라 테슬라(Nikola Tesla)라는 천재적 발명가의 이름에서 따왔다는 건 이 책을 통해 알았다. 그는 모든 시대를 통틀어 가장 천재적인 발명가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토머스 에디슨의 회사에서 일하기도 했는데 에디슨은 돈이 되는 일에 집중했다면, 테슬라는 전형적인 이상주의자로 누구나 공짜로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미래를 꿈꿨다고 한다. 오늘날 구글이 데이터 독점기업으로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며 일각에서 비난받는 것과 달리, 테슬라는 호응과 지지를 얻는 기업이다. 다만 테슬라가 성공하려면 중국과의 관계를 풀어야 하는데 일론 머스크가 이를 어떻게 해결할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새로운 모빌리티 세상의 승자와 패자
저자는 일본의 중소 규모 자동차 제조사가 가장 큰 위험에 처해 있다고 지적한다. 일본 기업들은 수익 약화로 어려움을 겪는 동시에 경직된 기업 구조에 사로잡혀 있으며, 공유경제 경험이 없다. 저자는 현대기아를 일본보다 한 단계 위인 '위태위태한 그룹'으로 분류했으나 그렇다고 우리나라 회사가 딱히 더 나은 위치라고 보이지도 않는다. 마치 독일의 경쟁상대가 아니라는 듯 타사에 비하면 별로 언급도 없다. 미래학 도서를 읽을 때마다 느끼지만, 우리나라는 딱히 설 자리가 없어 보인다, 애석하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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