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아웃 네이션 - 2022 세계경제의 운명을 바꿀 국가들
루치르 샤르마 지음, 서정아 옮김 / 토네이도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2000년대 초, 브릭스를 중심으로 거대 신흥국 열풍이 불면서 경제성장의 황금기가 열렸다. 그 정점에 달했던 2007년에는 세계 183개 국가 중에서 단 3개국을 제외한 180개국의 경제가 성장했고, 그중 114개국이 5% 이상의 성장률을

보였다. 급성장하는 경제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조차 감소하던 이른바 골디락스 경제(Goldilocks economy)의 시기였는데 1990년대 초 공산권이 몰락하면서 인력과 자본, 재화가 유입된 덕분이고, 무엇보다도 전 세계적인 유동성 팽창으로 말미암은 결과였다. 그런데 금융위기가 세계를 강타하고 2008년이 되면서 이들 신흥국의 무역수지도 급감하고 있다. 경제 중력의 기본 법칙에 따라 거대 신흥국들의 경제가 다시 기존 수준으로 돌아가는 가운데, 세계적인 경기침체를 돌파해 다가오는 2020년 가장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국가는 어디일까? 이 책은 바로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있는데,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보여지는 '이제까지 브릭스에 대한 예측과 극명한 대비'가 흥미로움을 더한다.

 

모건 스탠리에서 신흥시장 부문 총괄사장인 저자 루치르 샤르마는 250억 달러의 신흥시장 자산을 운용한단다. 현장 전략과 계획 수립차 한 달에 일주일 이상 신흥국을 방문한다는 그는 해당 국가의 암시장에서부터 최상위 부유층과 정치권의 동향까지 분석한다고 하는데 이 책은 15년간의 그러한 경험과 연구의 결과물이다. 유명 경제지에 정기적으로 칼럼을 작성한다는 그는 전문가와 일반 대중들 사이에서 가장 균형 잡힌 시각을 갖추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는데, 과연 그 말처럼 책에 대한 국내외 평을 봐도 모두들 경제서답지 않게 쉽게 잘 풀어냈다는 칭찬 일색이다.

 

이 책은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들어온 신흥강국 브릭스(BRICs)를 국가별로 들여다보며 그들이 왜 이 총체적 난국을 타개해 나갈 수 없는지를 조목조목 설명한다. 저자의 풍부한 경험과 지식이 집대성된 이 책의 장점은 브릭스 각국에 대한 상세한 정보와 가장 최근의 소식을 사실적이고 현실적인 입장에서 전달한다는 점이다. 그동안 너무 낙관적으로만 봐 왔구나 생각이 들 정도로 저자가 전달하고 있는 이야기들은 기존에 내가 알고 있던 것들과도 많이 달랐다. 게다가 이 책을 더 눈여겨볼 수밖에 없는 이유는 글로벌 위기를 당당히 이겨내고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나라, 그의 표현대로 '브레이크아웃 네이션(Breakout Nation)'이라고 점쳐지는 국가 중에 우리나라가 속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에 대한 저자의 평가는 브릭스에 대한 적나라한 지적과는 확연히 다르게 지나치리만치 긍정적이다. 세계 경제를 올림픽으로 치자면, 우리나라에 '금메달'을 기꺼이 주겠노라고 말할 정도이니. 그런데 우리나라 대기업에 대한 칭찬이나 통일에 대한 긍정적인 해석은 전적으로 동의하기는 어려운 부분이고, '이 정도의 경제 규모를 갖춘 나라에서 서비스 부문과 내수시장이 그처럼 장기적인 정체를 겪는 것' 역시 그의 말마따나 쉽게 간과할 수 없다.

 

이미 세뇌당한 것인지 그가 지적한 브릭스의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가진 잠재적 가능성에 대해서는 쉽게 포기되지 않는다. 중국이 아무리 급부상해오고 있다고 할지라도 아직은 미국 경제 규모의 30%에 불과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 미국 국민도 중국(의 급부상)에 대한 두려움이 점점 커져만 가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을 것 같다. 게다가 우리는 중국의 부상도 물론이지만, 미국의 원기회복도 두렵긴 마찬가지다. 소프트산업과 문화산업처럼 고부가가치산업으로 인한 부의 창출과 축적은 부러울 따름이고, 급하락 중이라는 원자재 가격은 미국에도 호재가 되고 있으니 말이다. 새로운 시대의 브레이크아웃 네이션은 "바람이 불지 않으면 노를 저어라"라고 충고하지만, 노를 젓는 것도 젓는 건데, 앞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 방해가 되는 건 비단 바람의 유무만이 아니다. 바람의 세기와 방향, 간격과 주기도 신경써야하고, 바람이 아닌 다른 요인들에 대한 대처까지 생각해내야 하는 우리는 진정 '브레이크아웃'하기 위해 아직 해야 할 숙제가 많다.

 

아무쪼록 그동안 브릭스만 강조해오던 차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의미 있는 책이다. 마찬가지로 평소 멀게만 느껴지고 국내 언론에서도 잘 다루어지지 않던 나이지리아, 폴란드, 체코, 인도네시아 등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됐다. 그가 말한 대로 우리에게 조만간 핑크빛 미래가 펼쳐질지 지켜보자. 2020년이라고 하지만, 사실 얼마 남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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