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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기업의 조건 - 지속 가능한 수익과 성장을 창출하는 기업의 패러다임
램 차란 지음, 양유석 옮김 / 더난출판사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기업을 성장시키고, 더 나아가 성공적인 기업으로 키워내기 위한 기업 종사자들의 노력이 홈런이 되어 그라운드를 뒤흔드는 순간, 그 기업은 마침내 성장과 성공의 발판 위에 우뚝 선 것이리라. 그런데 말이 그렇지 그게 어디 쉬운가? 실력이 다소 처지는 선수들도 그렇겠지만, 출중한 선수라고 해서 매 경기 홈런을 친다면 왜 사람들이 그 뻔한 경기에 열광하겠는가? 그럼 홈런이 터지지 않아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 차선책은 무엇일까? 이 책은 바로 거기서 출발한다. 기업의 성장을 홈런에 빗대며, 홈런이 어렵다면 안타라도 계속 쳐 보자고 독려한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반드시 홈런을 칠 기회가 올 테니까. 설령 그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해도 괜찮다. 요기 베라의 말처럼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니까(It ain't over till it's over) 말이다.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 책에는 마케팅과 합당한 예산, 혁신과 내실성장 등 10가지 구체적 방안이 소개되어 있는데 역시 가장 눈여겨보게 되는 부분은 리더십이다. 책에도 인용되어 있지만, 피터 드러커의 말대로 경영의 근본적 과제는 사람들에게 공통의 목표와 가치, 조직구조, 계속적인 교육 기회와 발전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그들이 집단의 이름으로 성과를 이루도록 만드는 것이다. 개개인이 하나의 집단으로 성과를 이루어 내기 위해 가장 큰 책임과 역할을 맡아야 하는 것은 단연 리더이다. 경기가 침체되고 기업이 하강국면에 빠지면, 흔히들 비용부터 줄이려고 애쓴다. 더러는 중요한 회의 시간의 대부분을 비용절감과 재고축소와 같은 비용축소에 할애하는 답답한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정작 리더가 온 정신을 집중해야 하는 것은 변화하는 고객들의 니즈를 파악(*업스트림 마케팅)하고 하강국면에서 탈피시켜줄 수 있는 유망한 신제품을 개발해내는 일이다. 저자는 이에 대해 리더는 비용축소에 온 신경을 집중할 것이 아니라 성장에 전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리더의 중요한 임무 중 하나는 성장이 중요하고 시급하다는 사실에 대해 끊임없이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다. 이는 고객의 니즈에 대한 정보를 끊임없이 모으고, 걸러지지 않은 정보들을 모든 부서들과 공유하는 것을 포함한다. (p. 93)'
개인적으로 이 책의 장점은 기업이나 조직이 성장과 번영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쉽게 범할 수 있는 우를 짚어준다는 점을 꼽는다. 여전히 많은 조직에서 브랜드를 구축하고 판촉이나 광고, 고객관리와 같은 다운스트림 마케팅(downstream marketing)에 더 크게 치중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고객의 니즈를 찾아내고 또 창조하고, 이윤을 창출함과 동시에 고객들의 니즈에 타 경쟁사보다 더 크게 만족시킬 수 있는 업스트림 마케팅(upstream marketing)이라고 강조하는 것도 그 예다. 당장의 가시적 성과를 기대해 근시안적인 처방에 집중하는 이들이라면 책에 실린 GE나 콜게이트, 톰슨 로이터의 예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책을 덮으려는 찰나, '만일 당신이 성장하는 기업에 속해 있지 않다면, 당신은 극단적으로 제한적인 상황에 처하게 될 수도 있다.'는 문구가 보인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좀 더 수월히 찾을 수 있도록 저자는 친절히도 18가지의 질문을 던진다. 고교 동창모임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카터는 그 18개의 질문에 대한 답을 하던 중, 결국 자신이 속한 퍼니처 글로브가 퇴락하는 기업이라는 사실에 맞닥뜨린다. 그가 내린 결론은 바로 이윤이 나는 성장을 위해 리더를 포함, 고위 간부들만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모든 이들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이 책의 제목(Profitable Growth is Everyone's Business)이기도 하다. 성장 기업의 필요충분조건은 열 가지가 넘을 수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근본은 기업, 그리고 조직 내에서 과연 누가 노력해야 하는가 하는 질문이 아닐까 싶다. 성장하는 조직과 기업의 구성원이라면 모두가 각자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을 것이며, 그들 모두가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분주하게 조직을 꾸려나가는 훌륭한 리더가 있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