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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내면을 검색하라
차드 멩 탄 지음, 권오열 옮김, 이시형 감수 / 알키 / 201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전 세계 대학생들이 가장 일하고 싶은 기업, 구글Google의 엔지니어인 차드 멍 탄(Chade-Meng Tan)이 지은 책이다. 우연히 명상에 눈을 뜨게 된 그는 구글 직원들을 상대로 '내면검색Search Inside Yourself'이란 이름의 감성지능 강화 프로그램을 7주간 진행했다고 하는데, 이 책은 그 수업의 효력에 힘입어 세상 밖으로 나왔다.
그런데 감정조절에 앞서 감성지능에 대해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가 없다. 감성지능이란 자신과 타인의 기분, 감정을 이해하고 그들 사이를 구분하며, 이 정보를 자신의 생각과 행동의 지침으로 이용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그럼 그것이 왜 중요한가? 저자의 말에 따르면, 감성지능이 업무에 필요한 3가지 중요한 기술을 갖추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란다. 그 가 말하는 3가지는 바로 뛰어난 업무성과, 탁월한 리더십, 행복의 조건을 창조할 수 있는 능력이다. 하지만 감성지능을 개발하는 궁극의 목적은 '자신을 최적화하여 이미 할 수 있는 것보다 한층 높은 수준을 달성하기 위함'으로, 한 마디로 표현하면, 최적화Optimize를 위해서다.
저자가 말하는 명상연습 순서를 보면, 자신감 연습-> 자기통제력 연습-> 자기 동기부여 연습-> 공감능력 연습-> 리더십과 사회성기술 연습으로 이어진다. 여기서 말하는 자신감은 자만심이 아니라 자책감을 느끼지 않고 자신의 한계를 인정할 정도로 겸손해질 수 있는 깊은 자신감이다. 필요에 따라 때로는 태산만큼 부풀려도 보았다가 때로는 모래알만큼 작아지게 만들 줄 아는 지혜를 배우는 것이다. 결국 내 마음의 평화라는 것도 그 출발은 진정한 자기 자신에 대한 앎이 전제되어야 하고, 타인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것 역시도 나 자신을 제대로 알고난 후에야 가능하다는 것이 핵심인데, 거꾸로 생각하면 오늘날 평화를 잃은 이 시대에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노력은 자기 내면의 응시란 말로도 해석이 될 것이다.
엔지니어라서 그런가, 이미지 해상도로 명상과 내면의 평화라는 주제를 풀어내는 것이 신선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아, 그래 이거다!' 싶기도 하다. 기술이 발달해 카메라는 물론이고 언제부턴가 휴대전화에 장착된 카메라마저도 그 해상도가 뛰어나고, 텔레비전 방송마저도 HD라며 출연자의 모공까지도 적나라하게 잡히는 이 시대에 정작 우리 내면의 해상도는 얼마나 될까? 감정에 쉽게 휘둘리고 자기인식에 곧잘 실패하는 이유는 아마도 우리 내면의 해상도가 낮아서는 아닐까?
이 책의 핵심을 저자답게 표현하면 자기 자신을 구글링하는 것일게다. 조금 더 보편적인 언어로는 '놓고 비우고 버리는 행위'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며, 딱 한 마디로 하자면 내려놓음의 다른 말이 될 것이다. 그렇게만 하면 마음이 가벼워지고 편안해져서 '마음챙김'을 깊이 있게 하는 선순환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바로 '추가비용 없이 덤으로 얻는 즐거움'인 기쁨의 마음챙김이다. '예를 들어 즐거운 산책, 연인과 손을 맞잡는 것, 맛있는 식사, 잠든 아기를 안고 있거나 좋은 책을 읽는 자녀와 함께 앉아 있는 시간 등이야말로 순간순간 주의를 집중함으로써 마음챙김을 연습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들이다. 나는 이것을 기쁨의 마음챙김Joyful Mindfulness이라 부른다.(p. 107)'
이 책은 이른바 '꿈의 직장'이라 불리는 구글의 엔지니어가 전하는 내 안의 구글링googling 비법과 그 이점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여타의 자기계발서와의 차이라면, 명상이란 주제를 엔지니어적인 독창적인 시각으로 조금 덜 부담스럽고 조금 더 편안하게 전달한다는 점이다. 저자의 말대로, 세상을 구한다는 말은 실로 거창해서 마음을 무겁게 하는 것도 사실이다. 어쩌면 저자의 말대로 세상을 구하기 위해 무작정 애를 쓰기보다는 내면의 평화, 측은지심, 열망을 키우는 데 집중하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일 수도 있다. 저자가 인용한 틱낫한 스님의 말씀대로 우리가 마음을 가라앉히는 법을 배우면, 어느새 행동이 우리를 이끌게 될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