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 1
곤도 마리에 지음, 홍성민 옮김 / 더난출판사 / 2012년 4월
평점 :
품절


크게 두 가지만 생각하면 된다. '물건을 버릴지 남길지 결정하는 것'과 '물건의 제 위치를 정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 두 가지만 할 수 있으면 누구나 완벽하게 정리할 수 있다. (p. 29)


'일상생활에 대한 팁을 담은 책을 읽어본 적이 있던가?'라며 시큰둥한 상태로 집어 들었는데, 신기하게도 저자는 독자인 내가 어떤 반응을 할 줄 미리 알고 있기라도 했던 것처럼 덤덤하면서도 때로는 시니컬한 어조로 문장을 풀어나간다. 덕분에 예상을 뒤엎고 재미있게 읽었다. 주부들을 대상으로 하는 여성지에 정기적으로 연재된 수납법 내지는 정리법 시리즈를 한 번에 독파한 기분이다(중년 여성들을 대상으로 하는 잡지는 대체로 노골적이면서도 한없이 직설적인 문장이 많은데, 그 적나라함에서 오는 재미가 인기의 요인이기도 하지 않은가? 일본 방송 매체에서 오랫동안 정리정돈법을 전파해온 이른바 '정리의 달인'이라더니 실제로 여성지에 연재했을 지도 모를 일이겠다).

 

저자는 정리를 잘하려면 '버리기'부터 잘하라고 조언한다. 실제로 책 전체 절반 이상을 '버리기 기술'에 대해 할애하고 있기도 하다. 특히나 PART 2는 제목부터 '죽어도 못 버리는 사람들을 위한 버리기 원칙'이다. 일상생활에 대한 정보를 담은 책이니만큼 저자는 시종일관 직접적이면서도 분명한 어조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일상에서 벌어지는 헤프닝과 적나라한 일상의 단면에 멋쩍은 미소를 짓게 될지도 모른다.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는 '진짜 인생은 정리 후에 시작된다'며 잘만 하면 진짜 마법이 되어 줄 정리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긴 겨울이 끝나고 마치 봄을 뛰어넘어 여름이 온 것만 같은 요즘이긴 하지만, 이렇게 계절이 바뀌고 무언가 '정리'를 해야만 하는 시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읽으면 좋을 책이다. 실천에 관한 부담도 적어, 저자가 알려준 요령을 따라 시도해보기에도 적합하다. 다만, 이 책에 나오는 수많은 사례 전부는 아니더라도 일부 "극적인" 사례들은 정리 전과 후를 비교해주는 사진이라도 실었더라면 훨씬 더 효과적이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활자를 통해서도 저자의 말대로 '한 번 치워볼까?'라는 마음이 생기기는 하지만, 아마 사진이 함께 실렸더라면 그 마음을 좀더 "빨리"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엔진이나 다름없었을 텐데 말이다. 

 

나 또한 급한 일을 앞에 두고 책상에 앉으면 여기저기에 불규칙하게 꽂아두고 쌓아둔 책이나 종이뭉치와 씨름하거나, 더러는 일기장을 꺼내들고 일기를 쓰겠다며 법석을 떨기 일쑤다(내 경우는 조용해진 새벽에 일기를 쓰기 때문에). 이 경우,  '심리적으로 정리하고 싶은 다른 무언가가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저자의 말이 정확한 지적이다. 사실 그렇게 정리를 했다고 해서 마음의 혼란이 사라지는 것도 아닌 건 저자도 알고 나도 아는 사실이니까. 저자는 말한다. '어지르는 행위는 문제의 본질에서 눈을 돌리기 위한 인간의 방위 본능'이니, '한 번에 단 기간에 정리를 끝내고, 그리고 나서 자신이 마주해야 할 문제에 더욱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라'고. 저자의 말에 귀를 기울여 봐야겠다.

 

저자의 '정리 찬양'은 결국 근본적으로는 '진정한 자기 자신 알기'로 귀결된다. 저자는 자신이 갖고 있는 물건은 자신이 어떤 선택을 해왔는지를 말해주는 선택의 역사라 말한다. 샘 고슬링도 자신의 저서『스눕(Snoop)』에 '우리의 성격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공간들과 떼려야 뗄 수 없을 만큼 연결되어 있다'고 하질 않았던가? 우리가 가진 물건은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를 말해준다. 그러니 진정한 자신을 알고, 또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을 찾아내고자 한다면 자신에 대한 '재고 조사'인 정리부터 하자는 말이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자, 그럼 "한 번에, 단기간에, 완벽하게 정리하자.!"  

 

 

해당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