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제갈공명 (상)
진순신 지음 / 까치 / 199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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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에 꽤나 많이 관심을 가지게 되어 20번이 훨씬 넘은 뒤 횟수를 잊어먹게 되었을때 자연스레 난 후삼국지와 반삼국지, 정사에 충실한 삼국지, 각종 인물전 등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중 특히 관심을 끈 인물이 둘이었는데 한명은 조운 자룡이고, 또 한명이 제갈공명이었다.

제갈공명에 관한 책을 찾던중 우리나라 사람이 지은 3권으로 된 책을 읽게 되었는데 그 표현이 천박할뿐 아니라 역사에 대한 그 어떤 고증이나 제갈량이라는 인물 자체에 대한 해석이 빈약하여 실망을 금하지 못했었다.

그러던중에 발견한 이 책은 나에게 큰 기쁨을 주었는데, 만화 <창천항로>에서나 볼수 있던 조조의 서주성 시민 학살에 대한 제갈량의 분노를 여기에서도 볼 수 있다는 작은 기쁨은 물론 삼국지를 아우르는 중국역사에 있어서 한 개인으로서의 제갈량을 좀 더 면밀히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즐거움을 얻었기 때문이다.

빌려서 보게 된 이 책을 소장하기 위해 대형서점 여러군데를 돌아다녔지만 구할 수 없어 안타까워하다가 몇년전에 강남부근의 어느 서점에서 발견하게 되었을때의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예전의 기억을 떠올리며 다시금 들쳐보게 만드는 위대한 인물 제갈공명.

그다지 많지않은 삼국지 인물전 중에서 삼국지 매니아라면 꼭 읽어야할 책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 책이 좀 더 유명해졌으면하는 아쉬움이 더욱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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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 1
아다치 미츠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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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다치가 삼각관계에 대해 보여주는 방식은 상당히 흥미롭다. 우선 어떤 결말로 이어져도 만족스러우면서도 아쉬움이 남는다는 것이고(그만큼 여운이 크다는 말이지만), 삼각관계의 당사자뿐만 아니라 주변인물들(등장인물 절대 다수가 그렇지만)중에서 절대 악자는 없다는 것이다. 이런점때문에 아다치의 만화는 단순한 청춘물의 범주를 넘어선다. <H2>는 그런 아다치의 소위 '청춘만화'를 표방하는 작품들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수작이며, 개인적으론 아다치의 작품들중에서뿐만 아니라 내가 지금까지 보아온 만화중에서 가장 좋아하고 애착이 가는 만화이다.

수많은 격언과 기억에 오래 남는 어록을 만들어낸 <H2>. 그 어록들 중에서 가장 <H2>의 성격을 가장 잘 대변해주는 대사로 난 '고교야구는 교육의 일환이다'라는 말을 꼽는다. 하루카의 오빠인 센까와 감독이 말한 이 대사는 프로세계의 비정함과 냉정함, 승리를 향한 집착을 비중있게 다루는 다른 스포츠만화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성격임을 보여주는 동시에 야구가 중심이지만 삼각관계뿐만이 아닌 인생 전체에 대한 조망을 해주는 성장만화이자 교육만화라는 특징을 보여준다.

어설프게 눈요기식이나 상투적으로 집어넣는 사랑과 배신, 삼각관계, 부자간의 갈등 등등을 다루었지만 결국 주인공이 한단계 한단계 레벨업이 되어 최종적인 승리자가 되는 그저그런 스포츠 만화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승리했다.', '피나는 노력과 수많은 인내, 무수히 흘린 땀으로 이뤄낸 값진 승리, 그 뒤에 이어지는 기쁨과 환희', 이런 정형화된 방식을 택하는 스포츠만화는 또 얼마나 많은가.이런 모든 것을 뛰어넘은 <H2>는 스포츠만화중에서도 청춘만화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수작인 것이다.

또 하나 아다치 만화의 특징을 거론하자면 '대사'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 대사들은 그 상황을 아주 적절히 묘사하면서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그림과 표정과 그 대사와의 연계성을 유기적으로 결합해서 독서를 할때 항상 지나치고 못보았던 의미를 찾게되어 읽을때마다 새로움을 느끼게 한다. 명작이란 다름아닌 몇번을 보아도 지겹지 않은 것이다.

아쉽고 여운이 많이 남지만 속편을 바라지는 않는 아다치의 만화들...난 지금 <H2>를 한권씩 한권씩 모으고 있다.

(덧붙임 : 그래도, 누가 뭐라해도 아다치 만화중에서 삼각관계의 극치는 <진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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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ss TOEFL 실전독해
신성일 지음 / 네오시스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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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일 선생님은 고시계에선 손에 꼽히는 영어 명강사이십니다. 아시는 분은 다 아시겠고, 선생님께서 쓰신 문법책 등등의 마이리뷰에서도 몇몇분들이 언급하셨듯이 테이프를 같이 들으면 배가 되는 책입니다. 다만 일반적인 영어공부를 하시는분께서는 조금 피하셔야 할듯 하네요. 기출문제를 유형별로 분석해놓으셨는데, 그 기출문제라는 것이 변리사, CPA, CTA, 행시, 사시, 외시 등등입니다. 난이도가 제법 되지요.

유형별로의 정리가 잘 되어 있어서 영어시험의 감을 잡기 위해서는 꽤 좋은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기출문제집이지 새로 만든 문제가 있는 모의고사식의 문제집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염두에 두시는게 좋을것 같네요.

그리고 위에서 언급된 시험을 준비하시는 분들중에 제법 영어가 잡혀있으신 분들께서는 유형별 영문법과는 달리 테이프를 병행하지 않으셔도 될듯합니다. 테이프까지 들으시면 오히려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릴것 같네요. 서브노트는 병행하셔도 좋을 듯 합니다. 다른 고시 사이트나 신림동 서점에서 구입하셔서 같이 보시면 틀림없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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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우천왕기 3 - 머나먼 길
이우혁 지음 / 들녘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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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혁의 소설이 내게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오는 이유중 하나는 준비과정에서 들인 노력 자체만으로도 감동으로 다가온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한국형 판타지'를 끊임없이 시도한다는 것이다. 방대한 사료를 수집하여 면밀하게 검토한 후 오는 글쓰기는 당연히 구성을 치밀하게 해주며, 이는 그가 시도하고 있는 '한국형 판타지'의 자리매김을 가능케 하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된다고 본다.

<왜란종결자>에서 신립의 배수진, 이순신의 죽음이라는 단순한 역사적 사실을 자신만이 설정한 판타지 세계속에서 이유있는 '인간의 행위'로 연결시킨 점은 감탄할만 하다. 이제 그 노력이 다시 <치우천왕기>로 이어지고 있다. 사료의 정리나 준비기간은 물론이고, 우리만의 영웅신화에 대한 갈망과 한국형 판타지의 근간을 형성하는 도력, 윤회, 신수, 선인 등에 대한 그의 관심은 높이 평가되어야 한다.

하지만 완간될 <치우천왕기>와 <왜란종결자>의 후속편이 될거라고 하는 <귀전종결자>를 위해서도 이우혁을 아끼는 독자의 한사람으로서 따끔한 지적이 필요한 시기가 바로 지금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우혁은 <퇴마록> 서문에서부터 재미있는 소설을 추구했다고 한다. 물론 '재미'를 주는 부분은 독자마다 달라서 우리 땅에서 일어나는 '국내편'이 가장 재미있을수도 있고, 실망스러웠던 '세계편'을 보상해준 진지한 성찰이 가득했던 '혼세편'이 가장 재미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치우천왕기>는 신화적 측면에서 보기엔 현대식(그는 최대한 고증을 했다고 하며, 그 한계또한 모르는 바도 아니지만) 설명이 오히려 영웅에 대한 희화화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제갈공명의 전기를 쓸때 그가 여자를 보고 음탕한 생각을 했다거나 하는 설명이 들어가면 설사 그게 사실일 지라도 소설의 격을 떨어뜨리게 된다. 실제 이런 류의 인물전은 몇 몇 있다.) '혼세편'에서 짤막하게 맥달의 죽음이 다루어진 것을 생각해보자. 이우혁이 제대로 고민하고 있다면 완결을 향해갈수록 분위기는 '혼세편'의 그 부분처럼 되어야 할 것이다.

또 하나 내가 이우혁 소설을 읽을때마다 불만족스럽게 생각하는 부분은 너무나 상세한 해설이다. 하지 않아도 독자의 머리속에 정리되어 있고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을 애써 친절하게 또박또박 활자로 옮겨적는 것은 그다지 칭찬할 만한 일이 못된다. <퇴마록>에서는 개별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므로 좀 덜하지만 <왜란종결자>나 <파이로 매니악>에서는 좀 지나치다싶을 정도였고, 걱정했듯이 <치우천왕기>또한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의 글쓰기 스타일은 이미 고정되어 있을 것을 생각하면 이 부분은 아쉽기 그지없다.

다만 무한한 상상력과 치밀한 구성과 작은 소재 하나라도 끊임없이 고뇌하는 글쓰기이기에 모든 불만들을 덮어버리고 앞으로 나올 책들을 끊임없이 기대하게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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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역을 맡은 자의 슬픔 - 사회 귀족의 나라에서 아웃사이더로 살기
홍세화 지음 / 한겨레출판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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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느때보다도 홍세화씨나 박노자씨의 글 중에서 와닿는 글귀는 자아실현과 생존권 해결에 관한 이야기였다. 우리는 누구나 둘 중 하나에 치중하거나 둘을 조화시키려고 애쓰거나 한다. 자아실현에 치중하는 이들은 하고싶은 것을 하다보면 먹고 살기 힘들어지는 이 사회에 절망하게 되고, 생존권 해결에만 집착을 하다보면 그렇지 못한 이들과 자신은 다르다고 은연중에 생각해버린다. 그 둘을 치열하게 조화시키고자 사는 이들은 어느정도 적당히 평범하게 살아갈 수 밖에 없다.

지금껏 자아실현을 위해 애써왔던, 나이 들어서도 내가 하고싶은 것을 하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왔던 나에게, 자아실현은 꿈도 꾸지 못한채 오직 생존권을 위해 파업을 하는 노동자들, 지나치게 생존권 문제가 해결되어 사회문제에 대한 고민을 모르고 사는 이들, 결국 밥그릇 싸움으로 귀결되는 극우 - 보수 언론들과 정치인들을 다시 한번 스스로 자리매김해 볼 수 있었다. 그 어느때보다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해준, 나를 성찰하게 해준 홍세화씨께 감사드린다. 당신이 악역을 맡으므로 해서 얻게 된 슬픔때문에 난 깨달음의 기쁨을 얻었다. 그 미안함때문이라도 난 홍세화씨의 글처럼 살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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