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역을 맡은 자의 슬픔 - 사회 귀족의 나라에서 아웃사이더로 살기
홍세화 지음 / 한겨레출판 / 2002년 12월
평점 :
절판


그 어느때보다도 홍세화씨나 박노자씨의 글 중에서 와닿는 글귀는 자아실현과 생존권 해결에 관한 이야기였다. 우리는 누구나 둘 중 하나에 치중하거나 둘을 조화시키려고 애쓰거나 한다. 자아실현에 치중하는 이들은 하고싶은 것을 하다보면 먹고 살기 힘들어지는 이 사회에 절망하게 되고, 생존권 해결에만 집착을 하다보면 그렇지 못한 이들과 자신은 다르다고 은연중에 생각해버린다. 그 둘을 치열하게 조화시키고자 사는 이들은 어느정도 적당히 평범하게 살아갈 수 밖에 없다.

지금껏 자아실현을 위해 애써왔던, 나이 들어서도 내가 하고싶은 것을 하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왔던 나에게, 자아실현은 꿈도 꾸지 못한채 오직 생존권을 위해 파업을 하는 노동자들, 지나치게 생존권 문제가 해결되어 사회문제에 대한 고민을 모르고 사는 이들, 결국 밥그릇 싸움으로 귀결되는 극우 - 보수 언론들과 정치인들을 다시 한번 스스로 자리매김해 볼 수 있었다. 그 어느때보다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해준, 나를 성찰하게 해준 홍세화씨께 감사드린다. 당신이 악역을 맡으므로 해서 얻게 된 슬픔때문에 난 깨달음의 기쁨을 얻었다. 그 미안함때문이라도 난 홍세화씨의 글처럼 살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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