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카루스의 날개로 태양을 향해 날다 - 안경환의 법과 영화 사이
안경환 지음 / 효형출판 / 200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절대 제목을 잘못 읽지 않으셨길 바란다. '지향'이 아닌 '지양'이다. 소위 어느 한 분야에서 상당한 위치에 오른 이들이 쓰는 영화관련글은 자신의 전문지식이 반영된 독특한 글이거나 인상비평이다. 김용택씨처럼 순수한 글을, 김성곤씨처럼 영화평론가들 뺨치는 비평을, 이우일씨처럼 독특한 글을 쓸 수도 있다. 그 외 많은 영화에세이도 있지만 대다수가 지나치게 전문지식에 기대거나 어쭙잖은 인상비평으로 기대이하의 글을 써서 오히려 영화를 값싸게 만들어버리는 책들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법과 영화사이'라는 부제가 낯뜨거울만큼 legal mind가 있는 교수인가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영화속의 법에 대해 접근해가는 방식이 고루하고 지루하기 짝이 없으며 천박하기 그지없다. 후반부로 갈수록 법은 온데간데없고 필자의 경험에 근거한 인상비평이 늘어나고 있고, 심지어는 영화에 대한 줄거리가 틀린 글도 발견되었다.

한 분야의 전문지식인이 영화에 대한 글쓰기를 할때 가장 경계해야할 것 중 하나가 독자층을 분명히 하는 것이다. 이 책에 있는 글들은 안타깝게도 법학도나 법학지망생이 읽기엔 수준낮은 법관련 교양서적이며, 일반인들이 법과 가까워지기 위해 보기엔 저급한 인상비평서이다. 이정도 수준의 글들은 수많은 인터넷 영화웹진에서 아주 적당히 올라오는 수준이며 이보다 훨씬 법과 영화사이에서 고민하는 법학도이자 영화매니아들이 많을 것을 생각하면, 우리 지식인들이 영화에 대해 접근하는 것을 얼마나 쉽게 생각하는지를 알 수 있는 현주소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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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케 현상 2004-11-10 2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안경환... 이런 글을 보니 반갑네요^^

옛날에 법과 문학사이를 서점에서 서서 좀 읽고 굉장히 짜증이 났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 후로 안경환이 '사라'에게 유죄를 때린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됐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