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월드의 건설자들 래리 니븐 컬렉션 2
레리 니븐 지음, 김창규 옮김 / 새파란상상(파란미디어)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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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0년이 지났다……. <링월드 2 :  링월드의 건설자들>은 일종의 <링월드>의 시퀄_Sequel, 속편_이라 보면 되겠다. 작가 래리 니븐의 말에 의하면 "후속작을 쓸 생각이 눈곱만큼도 없었다"는데, 전작이 워낙 인기 있었다보니 독자들의 성원에 힘입어 이런저런 과학적 오류를 잡아가면서 보다 세밀한 링월드의 세상을 그려내게 되었단다. <링월드2>의 출발은 1권의 대탐험이 있은 지 20년 후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 후 20년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 주인공 루이스 우는 전기 자극 중독자로 황폐화된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와 함께 인간의 우주로 온 링월드 여인 프릴_지구에 도착하자 빠르게 노화하여  1년 5개월 뒤에 죽고 만다_을 국제연합에 연구용(?)으로 빼앗기는데, 그 자책감에 허우적거리고 있는 중이다. 고양이를 닮은 크진인_키 240㎝쯤, 어깨너비 90㎝정도의 덩치_은 1.25초 만에 1광년을 갈 수 있는 우주선을 대가로 받아 고향에 간 덕분에 '크미'란 이름과 영지를 받아 결혼도 하고 잘나가고 있다. 그런 어느 날, 루이스와 크미는 또다른 퍼페티어에게 강제 징집(납치) 당한다. 납치자는 퍼페티어 세계의 최후자이며 네서스의 배우자. 보수당에게 밀려 권력에서 밀려난 이 녀석은 링월드에서 보물_마법의 변환장치_을 찾아 권토중래를 꿈꾸며, 한 번 더 링월드를 탐사하자고 한다…….

 

상상불허의 링월드! 폭 160만㎞, 길이 10억㎞, 반지름 1억 5천만㎞의 링 모양의 구조물로, 그 중앙에는 항성이 있다. 지구 면적의 300만 배나 되는 면적이며, 링의 안쪽 면에 토양과 바다와 대기를 마련해 두고 공기를 가두기 위해 링의 양쪽 테두리에 1500m가 넘는 벽을 세운 인공 건축물이다. 링과 항성 사이에 스무 개의 사각형 차광판이 고리처럼 달려 있어 링월드에 30시간짜리 낮과 밤을 제공해 준다. 정말 어마어마하다. 한 항성을 중심으로 존재하는 행성 모두를 건설자재로 삼아 만들었다는 상상에서 시작한 건데, 이런 고도의 변환기술을 가진 문명이 사라지고 인간과 비슷한 원주민이 남은 이유는 뭘까? 그런데 다시 방문한 링월드에 뭔가 문제가 생긴 것이다. 궤도가 불안정한지 중심이 되는 항성으로부터 한참 벗어나 있는 것이 아닌가. 이대로 두면 1년 5개월 뒤 항성과 충돌하여 분해될 판이다.

 

 
어쨌거나 루이스와 크미는 퍼페티어가 탐내는 변환장치를 찾아 본격적인 탐험에 나선다. 물론 이를 통해 전작에서 미흡했던 링월드의 디테일을 보여줌으로써 그 참모습을 알게 해 준다. 일단 링월드의 지리적 환경이 지구나, 화성, 크진 행성 등을 극투영법을 사용해 1:1 축척으로 만든 실제 크기의 지형이란 걸 확인한다. 그리고 다양한 원주민들과의 조우에서 재밌는 생활상도 소개되고 있는데, '리샤스라_타종족과의 섹스_'를 화해의 행위로 이용하는 대목도 흥미롭다. 어떤 종족은 이를 통해 상호간의 인구를 조절하거나 거래 계약 성립의 상징으로 삼기도 하네. 이 리샤스라는 일종의 양념이라 하겠다.^^ _이 책은 1980년에 나왔다. 그렇다면 보노보노에 대한 2차 연구자료들이 나오던 시점, 작가는 이를 참조했을 가능성이 있겠구나. 보노보노는 섹스를 공격성이 없다는 사교적 행위로 이용한다고 알려져 있다..._

 

링월드의 건설자는 과연 누굴까? 여기서 은하계 중심에 있는 행성에 살았던 '팩 종족'이 새롭게 등장한다(214쪽). 그리고 왜 원시인들이 존재하는 이유도 설명되어진다(215쪽). 루이스 및 링월드에 존재하는 인간형 생물의 공통된 선조로 '팩 양육자'를 설정했으며, 링월드의 건설과 몰락 이유도 조심스레 제시한다(220쪽~). 정확한 몰락 이유는 초전도체를 먹어 치울 수 있는 박테리아 때문인데(273쪽), 이런 장르소설은 더 이상 언급하는 건 그렇고…….


하여튼 전작 <링월드>를 읽은 독자는 예의상(?) 읽어줘야하는 책이다. 전작에 비해 어떤 특별한 감동은 없지만, 흡혈귀에 쫒기던 기계인의 여인_발라버질린_을 만나는 섬씽도 있고, 공중도시의 도서관에서 만난 여성 사서_하르카비파롤린_와의 얽힘이나 광속여행의 시간왜곡, 다양한 링월드 군상들의 모습, 끝부분에 등장하는 전편의 지구 여인 틸라 등등은 여전히 흥미롭다.
과연 궤도를 이탈하는 링월드를 구할 수 있을 것인가? 어떻게 안정성을 회복할 것인가? 난 이것이 궁금해 끝까지 읽었는데... 에필로그에 이르렀어야 그 결말을 알 수 있었다. 때론 황당무계·허무맹랑하다고 느껴지기도 했으나, 최근 NASA에서 금성에 비행선 띄워 '하늘 도시'를 건설하겠다는 하복(High Altitude Venus Operational Concept·HAVOC)프로그램을 공개하기도 했으니, 상상을 덧없다고 무시할 일은 아니다. 무릇 과학의 진보는 이런 상상으로 부터 한 걸음 내딛는게 아니겠는가... 여하간 링월드의 세계에 빠져들었던 뭐~ 그런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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