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명 - 전 세계 100억 인류가 만들어낼 위협과 가능성
대니 돌링 지음, 안세민 옮김 / 알키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도대체 이 지구라는 행성엔 현재 몇 명의 인간이 살고 있는 걸까? 그리고 몇 명까지 수용하여 살아갈 수 있는 걸까? 먹고 살 수 있는 자원이 유한하니 분명 그 끝이 있을 텐데 그 한계치는? 도무지 알 수 없는 영역이니 그냥 하루하루 무시하고 살아갈 뿐... 그닥 머리 아프게 고민하고 싶지 않은 주제이다. 그래서 그런가! 이 책 <100억 명 : 전 세계 100억 인류가 만들어낼 위협과 가능성>을 손에 잡은 지 거의 넉 달이 다되도록 끝을 못봤다. 가끔씩 이런 책이 있다. 어려운 책이 아닌데도 도저히 진도가 안 나가는... 분명히 외면하거나 무시해버리기엔 괜찮은 주제이나 나의 취향이 아니니 그럴 것이다. 책상 끝자락에 밀쳐놓았던 책을 끌어당겨 다시 읽기 시작한다. 정말 탄탄하고 방대한 연구 자료들이 저자의 역작이란 게 느껴지는데  나에겐 여전히 재미가 없다._머리로는 별 다섯, 가슴으론 별 넷_ 빨리 다 읽고 책장으로 보내버려야지~ 하면서도 또 밀쳐놓길 반복했다. 이 책은 그랬다.

 

저자는 인류 역사의 전반부로 기원전 6만 2,000년에서 기원후 1988년까지로 정의하고 있다. 전반부라는 말은 1988년에 세계인구가 50억 명에 이르렀다는 의미이다._지구 종말 시계는 자정 6분을 가리켰단다_ 세계인구가 10억이 되는 데는 6만 4천년이 걸렸다고 하네. 10억이 되던 해는 1820년이었고... 그런데 1851년을 시점으로 인구 폭발이 일어나 1971년에 끝나는 인구 충격의 시대를 경험하게 된다. 1926년이 되어 세계 인구는 20억에 도달하는데, 이는 10억 명이 될 때보다 600배나 더 빨라서 겨우 106년 걸렸단다. 그 후로 불과 34년 만에 30억 명에 도달하고(1960년), 15년이 지난 1975년에 40억 명, 13년이 지난 1988년에 50억 명, 12년 후 2000년에 60억 명, 그리고 11년이 흐른  2011년 70억에 이르면서 그야말로 인구 과잉의 두려움을 주기에 이른 거다. 34→15→13→12→11년, 정말 대단하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이 시각 현재의 지구 인구가 궁금하여 센서스(http://www.census.gov/popclock/)에 접속해 보니 72억 명에 육박하고 있음을 확인한다._궁금하면 저 링크를 클릭!_

 

 

그런데 1851년 이후 4차례의 예외(1차 대전과 독감, 대공황, 2차 대전, 중국의 기근)를 제외하고 매년 인구증가율이 전년보다 더 높은 현상이 1971년까지 정확하게 120년간 지속된 이유는 뭘까?_이후 인구증가율은 빠른 속도로 하락_ 이 책의 7장에서는 이를 '단속평행 Punctuated Equilibrium' 이론으로 설명하고 있더라(361쪽~). 그리고 전기의 보급, 혁명의 효과 등 여러 요인을 들기도 하고...그러면서 '우리는 1851년 전후로 그렇게 변하지 않던 세계 인구가 왜 급변했는지 결코 알아낼 수 없을 것이다."고 아리송하게 결론내고 있다. 이거 인구 증가 원인을 규정하지 못한다는 말 아닌가. 한껏 기대하게 해놓고 이게 뭐람. 이와 마찬가지로 언제부터 인구 증가 속도가 줄어들었는가에 대한 근거도 찾아내지 못했단다. 다양한 백신, 학생 운동, 새로운 피임법, 여성 해방들을 꼽고 있는데 그 공통적 근저로 교육을 들고 있는 게 그나마 설득력이 있었다. 전 세계 사람들이 자녀를 덜 갖고 자녀에게는 자기보다 더 나은 교육을 보장하기 위해 더욱 열심히 일한다는... _이런 사례로 한국을 들고 있다._

 

유엔의 예측에 의하면 2025년에 80억 명, 2045년에 90억 명, 2090년에 세계 인구가 100억 명이 될 것이라고 한다. 100억? 진짜 이 지구에 100억 명이 살 수 있는 걸까? 이들이 먹을 먹거리와 물이 있기나 할까?_식량을 재배해 바이오 연료로 전환하는 것은 많은 사람이 굶고 있는 상황에서 '생명'을 위한 일이 아니므로 특히 잘못된 일이라 지적하네(274쪽)_ 그런데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지만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평균수명은 길어지고 출산율은 빠르게 낮아져 인구 감소 현상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는 게 세계적 추세 아닌가? UN 인구과(Population Division)는 출산율이 예상보다 조금 더 낮아진다면, 24개국은 287년 이내 인구가 거의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지 않았는가. 이는 부유한 국가로의 이민이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라 한다._재밌는 내용이 있는데, 이민자들은 새로운 지역의 출산율을 신속하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기에 가장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유럽으로의 이민을 제한하는 것이란다.(69쪽)_ 실상은 인구증가율이 감소했을 뿐 인구는 계속 증가추세에 있다는 걸 간과한 것이다. 아프리카와 인도를 중심으로 계속 인구가 늘어날 것이라 하니 정녕 100억이 함께 사는 미래는 암울한 악몽일까?

 

정말 세계 인구가 100억 명이 될까? 그리하여 약탈의 우울한 시대가 올 것인가? 이런 지나친 걱정은 금물이다._저자는 이 책 1장에서 이를 먼저 지적하고 있다_ 저자는 마지막 장에서 인구 증가에 따른 여러 문제는 있겠으나, 일부 가난한 국가의 인구 증가율만 낮춘다면 이런 시나리오는 가능성이 희박하니 두려워 말라고 한다. 우리가 변하면 세상도 변할 것이므로 우리가 가진 것을 얼마나 더 잘 나눌 수 있는가에 따라 미래 인류의 운명은 훨씬 더 크게 좌우될 것이란다. 결국 불평등의 해소와 조화가 해법인가 보다. 쉽게 잘 될까? 인간은 이 지구상에서 무시무시하게 성공적으로 번식해 온 포유류이다. 설마 '피보나치의 토끼'처럼이야 되겠는가. 그 능력으로 잘 헤쳐 나가겠지... 나는 인간의 불완전성에서 기인하는 전쟁, 예측불허의 질병, 환경오염으로 인한 기후변화 등 지구의 자생적 치유력(?)을 믿는다. 긍정적 낙관이 아니라 부정적 조율로 지구는 숨쉬기를 유지하리라 생각한다. 대재앙으로 끝난 과거의 공룡시대와는 다른 결말을 위해 범지구적인 패러다임의 전환이 정착되긴 되어야 할거다. 서두에도 썼지만 참 괜찮은 연구물이란 건 100% 인정하는데, 내겐 어렵고 머리 아픈 책이었다. 하지만 이런 책이 도서관에는 꼭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드네. 자~ 이제 책을 책장으로 휘~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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