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lestine (Paperback)
Sacco, Joe / Fantagraphics Books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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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사코가 그린 팔레스타인이야기는 우리에게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이야기다. 조 사코는 그의 작품 [팔레스타인]에서 자신의 출신을 배제하고 객관성을 가지고 그가 관찰한 팔레스타인을 그려내었다. 증오에 가득차고 이방인에게 동정어린, 혹은 강요된 돈을 받아내는 팔레스타인의 아이들, 그 마지막에 그 또래의 아이가 유대인 군인들에게 치욕을 겪는 모습까지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만화라는 매체를 이용하여 보다 많은 독자들에게 생각만 해도 머리가 지끈지끈 아픈 팔레스타인의 현실과 문제에 대하여 전달한다.

팔레스타인 작품 속에 들어간 이야기 속에서 가장 주목되는 점은 폭력이 일상화된 공간의 모습과 민주주의국가이면서도 자유가 제한된 모습들이다. 특히 “감옥이 우리의 대학이었다.”는 진술에서 느껴지는 일종의 우리 역사와 일맥상통하는 동질감이다. 나라를 빼앗겼다는 그들의 설움이 일제 식민지시기를 거친 우리에겐 낯선 것이 아니다. 영국이 팔레스타인 지역에 이스라엘 국가 건설을 승인한 뒤 이스라엘 유대인들은 ‘합법적인 방법’으로 혹은 처벌의 일환으로 팔레스타인인의 거주지를 빼앗고, 경제력을 제한하거나 파괴하였다.

[팔레스타인]에서 자주 찾아 볼 수 있는 대화는 ‘당신이 우리의 증언을 취재해 간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이 있느냐?’ ‘당신 같은 기자들 여태껏 많이 상대해 왔다.’라는 팔레스타인인들의 한숨이었다. 마찬가지로 3․1운동직후 우리나라 독립운동은 세계여론의 관심을 받았으나 강대국들의 이익과 관련되어 나라의 독립과 관련된 조치들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팔레스타인 또한 오랫동안 국제사회의 무관심속에 버려졌었고, 지금은 이슬람과 연결하여 설명하는 ‘무장’ ‘테러’와 같은 수식어가 따라오는 불합리한 담론으로 변화되었다.

지금은 이 책이 묘사하는 시점에서 15년 정도 경과하였다. 15년 동안 뚜렷한 변화를 얻어내지 못한 오슬로평화정착회담이 있었고, 2000년 9월 제2차 인티파다가 발생하였다. 2001년 9․11사태이후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은 ‘테러리스트’라는 오해 아닌 오해를 받기에 이르렀다. 많은 팔레스타인인들이 그들의 집을 잃고 많은 수가 레바논으로, 이집트로 떠나갔다. 바로 제작년에만 하더라도 이스라엘과 레바논 전쟁이 있었다. 유대인들의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그리고 아랍세계에 대한 무력사용 방침은 언제까지나 계속될 것만 같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사이의 증오와 민족주의는 억제되어야 할 것이다.

이 만화는 흔히 아트 슈피겔만의 [쥐]와 비교되곤 한다. [팔레스타인]과 [쥐]모두 만화라는 매체로 그들이 겪고 들은 바를 가감없이 독자들에게 전달해주고 있다. 쥐에서 보아왔던 유대인들의 참혹한 경험과 역사가 유대인이 가해자가 되어 그들이 겪었던 그 경험 속으로 팔레스타인인들을 밀어 넣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또한 팔레스타인인들의 고통에 대해 무관심하며, 이스라엘 유대인들이 저지르는 일들을 방관하는 국가의 일원이 된다는 것이 어쩌면 나를 가해자 속에 포함 시키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참고. 같이 읽으면 좋을 책 : 에드워드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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