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님은 알지요 - MBC 느낌표 선정도서
김향이 글, 권문희 그림 / 비룡소 / 199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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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그림자가 꼭두각시 인형처럼 깝신댄다. 치마를 펄럭이며 겅중댄다. 영분이의 볼은 산당화 꽃잎처럼 발갛게 물들었습니다. 아이들은 무논의 개구리처럼 떠들어댑니다. 강가습지에는 갈대와 부들이 배게 자랐고, 조리풀, 수크령들이 얼크러져서 몸을 숨기기에 좋았습니다.'

보꾹이니, 시렁이니 옥춘당이니 이런 말 들어보셨나요? 우리말을 풍부하게 쓴 것이 놀랍다는 박완서님의 추천글을 보고 이 책을 들었습니다. 이 책에 나와있는 단 한 문장도 예사롭지 않더군요.

나이가 나이이다 보니, 아무래도 영어책을 많이 보게 됩니다. 그러나 영어의 다양한 표현을 배우면 배울 수록 우리말 한글에 대한 목마름은 커져만 가더군요. 참 이상하지요? 할머니가 부엌 무쇠솥에서 긁어주시는 누룽지마냥 구수하고 정감있는 문체가 그리웠습니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이 동화책을 보면 우리말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입 안에서 오물오물 자꾸만 소리내어 읽고싶어집니다.

만약 제가 학부모가 된다면, 아이들에게 소리내어 읽어주고 싶습니다. 한글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이 이야기를 듣는 아이들은 저절로 알게 되지 않을까요? 어른들도 쉬이 구사하기 힘든 아름다운 우리말 표현이 그득합니다. 볕고개 아이들의 순수함을 읽고 있노라면 마음 한 켠이 따스하고 보송보송해지구요.

이 책의 거의 마지막 부분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고향과 친구를 마음에 담고 있는 사람만큼 행복한 사람은 없다.' 오랜만에 만나는 구성진 우리말과 고향의 따스함과 아이들의 순진함을 만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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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19
사라 스튜어트 지음, 데이비드 스몰 그림, 지혜연 옮김 / 시공주니어 / 199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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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이라는 제목의 어린이 그림책이 신문에 소개된 적이 있었다. 조선일보 섹션신문인 books 조선에 이 책이 리뷰되어 있었다. 아이들의 입장에서 본 도서관은 어떤 표정을 담고 있을까.그 무렵 아이들이 읽는 그림책에 관심가게 되어 이 책을 주문했다.

이 그림동화은 엘리자베스 브라운이라는 소녀의 책사랑에 관한 이야기이다. '책을 읽었어요', '책방에 갔어요', '책을 좋아했어요.' 등등 책에 관한 간결체의 문장은 아이들이 읽기에 적절하고, 데이비드 스몰 특유의 색감각은 책을 보는 내내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

평생 책을 쌓아두고 살다가 끝내 자신만의 도서관을 만드는 주인공이 한편으로 부럽기도 하고, 또 책을 읽다가 쇼핑거리를 잊어서 그냥 집에 돌아온다는 등의 일화에 공감이 가기도 한다.

감자칩보다, 놀이터보다 책을 좋아하는 소녀의 이야기를 읽게 되면 왜 그렇게 책을 좋아하게 될까 하는 호기심에 브라운의 일상을 눈여겨 보게 된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동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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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rlie and the Chocolate Factory - Penguin Young Readers Level 3 Penguin Young Readers Level 3 23
로알드 달 지음, 퀜틴 블레이크 그림 / Longman(롱맨)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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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찰리는 언제나 초콜릿을 먹고 싶어하는 가난한 소년입니다. 노쇠하신 네 분의 조부모님, 마음씨는 착하나 가난하신 부모님과 다 떨어져 가는 낡은 집에서, 양배추국으로 연명하며 살아갑니다. 그런 찰리에게 일년에 단 하루, 다른 아이들과 똑같은 즐거움을 얻을 기회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윌리 웡카의 크림이 듬뿍 든 달콤한 초콜릿을 먹을 수 있는 찰리의 생일 뿐입니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은 로얼드 달의 가장 대표적인 아동소설입니다. 책 읽기 싫어하는 아이조차 이 책을 읽으면 책이 참 재미있구나 느끼게 되는 신기한 책이기도 하죠. 저는 이 책을 초등학교 6학년 때 읽었는데, 읽고 읽고 또 읽고 스물 두살이 된 지금도 소장하고 있습니다. 가끔 좋아하는 학생이 있으면 빌려주기도 하고 말이죠.

Charlie and Chocolate Factory는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영문판 원서입니다. 페이퍼백으로 들고 다니기도 참 가볍고, 읽기도 편합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Young Reader's level입니다. 중, 고등학생이면 충분히 읽을 수 있는 수준입니다. 혹여 아이들을 위해 이 책을 사주실 생각이라면, 한글판과 영문판을 같이 선물해주시는 것도 괜찮을 듯 싶습니다. 내용을 알고 있으면 영문을 이해하기 좀 더 쉬워지니 말이죠.

영어를 잘 하는 초등학교 고학년이라도 이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혹은 해리포터 외에 즐거운 영어소설을 읽고 싶으신 분도 아마 마음에 드실겁니다. 읽는 동안 웡카의 초콜릿 공장에 견학가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실 겁니다. 전 식사대용껌을 씹는 바이올렛이 제일 부러웠습니다.

'아~ 이건 뭐지? 로스트 비프잖아? 껌을 씹기만 하는데도, 국물이 가득한 연한 고기를 씹는 것 같아. 아 맛있어. 이렇게 맛있는 고기는 처음이야. 아, 이번에 또 맛이 바뀌었네. 안에 크림이 가득 든 구운 감자야~. 아 정말 맛있어~.'

이 후 바이올렛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 책에서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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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lue Day Book 누구에게나 우울한 날은 있다 블루 데이 북 The Blue Day Book 시리즈
브래들리 트레버 그리브 지음, 신현림 옮김 / 바다출판사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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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겐, 사연이 좀 많아 특별하게 느껴지는 책입니다. ^-^ 친구와의 약속에 바람맞은 제가 뾰루퉁한 기분으로 서점에 들어갔다가 발견한 책이거든요. 서점에서 단숨에 읽고는 우울했던 기분이 싹 달아났답니다. 그래서 제 것 한 권 , 그 친구 한 권. 곱게 편지 써 선물했었죠. 제 남자친구와 저를 이어준 결정적인 책 한권이에요. ^-^

우울한 날, 우울한 느낌에 젖어 어디 땅 속으로라도 들어가고 싶을 때, 나 자신이 정말로 하찮게 느껴질 때, 다른 사람과 문제가 많을 때면 한 번씩 들춰봅니다. 어찌 이런 사진들이~!! 글에 딱 맞는 동물들의 표정이 압권입니다. 정말 누구나 다 알만한 유명한 책이죠. 보고 있으면, 우울함은 사람 뿐 아니라 동물도 느끼는 보편적인 감정이란 생각에 힘이 납니다. ^-^ 영어를 공부하시는 분이라면, 번역된 한글 아래 희미하게 적혀있는 원본글을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 책 선물하기 망설이시는 분이라면 꼭 한 번 선물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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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토드 부크홀츠 지음, 이승환 옮김 / 김영사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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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이란 학문이 어렵고 딱딱하게 느껴지십니까? 경제학이란 그저 경제학자들이 내일, 내달, 내년의 경제상황을 예측하기 위해 존재하는 학문이라 생각하십니까? 경제 말만 들어도 머리가 아프신지요. 그렇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합니다.

우리는 이 책에서 생활 여기저기 귀동냥으로 들었던 경제학자들의 이론을 말랑말랑한 상태로 만날 수 있습니다. 저자인 토드 부크홀츠의 입담이 상당히 돋보입니다. 이론은 딱딱하기만 하다는 생각은 버리시고, 이 책이 대학의 교과서라는 생각도 버리시고, 단지 재미있는 위인전, 재미있는 이야기책으로 먼저 접근하시면 좋지 않을까 합니다.

당대의 유명한 경제학자들이 어떤 시대, 어떤 환경에서, 어떤 부모 밑에서 , 어떤 고민을 하며 세상을 살았는지 엿볼 수 있습니다. 사람을 알면, 그 사람의 배경을 알면 그 사람이 더욱 친근하게 느껴지듯이, 이 책을 읽으면 경제학자의 이론과 그 이름이 훨씬 친근하게 다가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는 이 책을 읽고 애덤 스미스가 왠지 친근하게 다가오더군요. 걷다가 웅덩이에 빠져서 나는 왜 이모양일까 되뇌던 애덤스미스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저도 살아갈 희망을 느꼈습니다. =)

솔직히 말해 저는 경제학 전공자가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는 일상에서 항상 경제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경제정책, 기업의 경제정책, 가계의 경제정책.... 그렇습니다. 사실 경제란 살림을 하는 것과 다름없지 않을까요? 어떻게 하면 모두 다 경제적으로 풍족하게 살 수 있는가 하는 고민 말입니다. 부자도 가난한 자도 다같이 경제적으로 어제보다 풍족해질 수 있는 방법, 부자와 가난한 자의 차이를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는 방법, 내일보다 나은 살림살이를 위해 이것저것 방책을 생각하고 그것의 결과를 예측하는 것 등 말이죠.

우리가 경제생활을 하면서 항상 고민하던 문제들을 경제학자들은 단지 복잡한 수식과 그래프, 어려운 말을 쓸 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이 책을 읽고 경제학에 대한 인식을 많이 바꿀 수 있었던 것 큰 수확이었습니다. 경제학도 사회과학의 한 분야라는 것을 말입니다. 학문이라는 걸 말이죠.

제가 책을 읽으면서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2~3백년 전의 경제학자가 한 고민과, 현재의 경제학자가 하는 고민이 별로 다르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고전경제학과 현대 경제학이 결국은 하나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사실을 말이죠. 이는 가끔 우리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빠졌을 때, 지난 날의 경제상황 분석과 대책을 현재에서 다시 시뮬레이션 해 적용하는 모습을 봐도 알 수 있습니다. 경제학을 처음 접하시는 분, 경제라는 말만 들어도 머리가 아픈 분, 이 책 정말 읽어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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