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글들은 작가들이 30대 즈음에 쓴 글이 많다.스스로 연륜과 통찰이 어느 정도 있다고 믿게 되며 열정과 치기마저 가득한 시기. 가장 팔팔하게 살면서도 뭔가 부족하다고 생각하여 무엇에든 저돌적이 될 수 있는 시기. 여문 듯 여물지 않은 글 속에 자기를 아낌없이 드러낼 수 있는 순수함이 있는 시기. 자신의 다짐과 바램을 이룰 수 있는 인생이, 무한히 이어질거라 믿는 시기. 잘난척마저 물컹한 살 속의 오돌뼈같이 매력이 되는 시기. 그런 글이 나는 좋다. 30대의 정신으로 살 수 있다면 더 없이 좋겠다.
여름밤은 익어가기 좋고,겨울밤은 깊어지기 좋다.봄밤은 취하기 좋고가을밤은 오롯해지기 좋다.당신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무엇이‘ 익어가고 깊어지는지,취하고 오롯해지는지 묻는다면?‘무엇이든‘이라 대답하겠다. - 12 p.------------------첫문장부터 딱 좋다. 문장에서 묘한 끌림이 느껴진다. 이래서 산문은, 에세이는 아무나 내는게 아닌거다. 미묘하게 뭔가 다르다. 곰곰 씹고 싶은 문장들이 통발에 물고기 걸리듯 올라오는 것들이 있다. 아... 오늘은 취하기 좋은 봄밤인데, 현실은 집콕이다. 집은 취하기엔 어울리지 않는 공간이고 함께 취하고픈 동무도 없다. (남편이랑의 술은 ‘반주‘로 족하다.)과연 올해, 취할 봄밤을 하루라도 보낼 수 있을 것인가? 정녕 취하고 싶은 금요일 봄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