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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부자가 20청춘에게 - 세계 최고의 CEO들이 젊은이에게 전하는 성공비법
명로진 지음 / 아이엠북 / 2013년 1월
평점 :
품절
생각해보면 "돈"이라는 놈은 있으면 있을수록 세상 살기 편해진다.
옛날에는 땅을 얼마나 많이 갖고 있는가, 광에 얼마나 많은 쌀을 쌓아두었는가가 부의 척도였었다.
이제는 그 모든 것이 "돈"으로 환치된다. 땅? 쌀? 건물? 아니다. "돈"이면 된다. 게다가 긴급한 필요가 생길 때면 "돈"을 갖고 있는 것이 절대 유리하다.
지갑이 두둑하면 없던 자신감도 생기고, 그렇지 않으면 어쩔 수 없이 어깨가 쳐진다.
예전에 2년제 대학에서 강의를 할 때, 다섯 명 정도씩 조를 편성해서 한 학기동안 인터넷 마케팅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한 적이 있다.
그 때 내가 제시한 수업진행 방법은 이런 거였다.
“각자 알아서 주제를 하나 정해 한 학기동안 완성한다. 만일 수업시간에 진행한 프로젝트로 단 돈 한 푼이라도 벌어오면 무조건 A+이다. 돈을 벌지 못한 조는 기말 평가 때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고 학급 동료들에게 평가를 받는다. 모든 조의 프레젠테이션이 끝나면 조별로 마련된 모금함에 학생 개개인이 생각하는 가치만큼 돈을 넣는다. 모인 돈의 액수에 따라 학점을 결정한다.”
결국 수업 목표는 딱 하나였다.
“돈이 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라.”
생각보다 학생들의 수업 몰입도가 높았다.
실제로 "돈"을 벌어온 조도 있었고, 프레젠테이션에서는 온갖 아이디어가 난무했다.
가끔 “무슨 수업을 돈으로 평가하느냐?”는 다른 교수, 강사들의 핀잔도 들었지만 결과적으로 학생들에게 가장 만족도 높은 수업이라는 평을 들었다.
생각해보면 나는 살면서 한 번도 "돈"에 대한 공부를 해본 적이 없다. 초, 중, 고등학교를 거쳐 2년제 대학, 편입을 통해 4년제 대학과 대학원까지 지나는 동안 수없이 배운 많은 과목 중에 "돈" 버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수업은 없었다.
아니, 학교라는 신성한 곳에서 "돈"이라는 속물을 입에 담는 건 금기! 라는 공공연한 룰이 있었던 게 분명하다.
그 때 수없이 들었던 말은 이런 거다.
“공부 열심히 해라. 그러면 돈이고 여자고 다 따라온다.”
그게 거짓말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안다. 하지만 가르치는 사람은 그렇게 말을 했고, 배우는 사람도 그 말을 믿거나 최소한 믿는 척하며 시간을 보냈다.
언젠가부터 재테크에 관한 책을 읽기 시작했다.
내 기억에 재테크 관련 책 중에서 가장 크게 히트했던 책은 아마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시리즈가 아닐까 싶다.
나 역시 그 시리즈를 모두 읽었고 꽤 큰 충격을 받았었다.
그 외에도 제법 많은 책을 읽었다. 시골의사 박경철의 부자 경제학을 위시한 몇 권부터 주식에 관한 책도 읽었고 좀 더 폭 넓게 알고 싶다는 생각에 경제, 경영관련 도서도 읽어 보았다.
하지만 책에서 만나는 "돈" 이야기는 실체가 없다. 그런 책을 아무리 많이 읽어도 여전히 내 주머니는 가난하다.
최근 몇 년 동안 "돈"에 대해 고민한 내 결론은 이거다.
"돈" 자체는 사실 아무 것도 아니다. 돈이 그토록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은 "돈" 그 자체의 힘이 아니라 "돈"이라는 매개체에 대해 사회구성원이 갖는 믿음 때문이다.
흔하게 듣는 말은 이런 거다.
“무인도에 갈 때 절대 가져갈 필요 없는 것이 바로 돈이다.”
맞다.
사실 "돈"이라는 매개체가 그다지 신뢰할 만하지 못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는 많다.
기록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유명했던 어떤 나라에서는 한 때 휴지를 사기에 "돈"이 너무 많이 필요해서 휴지를 사느니 차라리 그 "돈"으로 밑을 닦는 게 낫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었고, 집 한 채를 살 수 있는 "돈"이 불과 몇 년 만에 맥주 한 잔을 살 정도로 "돈" 가치가 하락했었다는 이야기도 들었던 기억이 난다.
"돈"이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려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사회구성원의 신뢰다. 그 말은 그 사회가 충분히 예측 가능하도록 안정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말이다.
적어도 내 손에 쥐고 있는 "돈"에 대해 내 주위사람들과 같은 수준의 가치를 부여할 수 있을 만큼의 믿음은 존재해야 한다.
우리는 "돈"을 보며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이 돈만 갖고 있으면 언제든 내가 필요한 무언가를 이 돈과 바꿀 수 있다. 배가 고프면 먹을거리를 해결할 수 있고, 추우면 옷을 살 수 있다. 결국 돈을 갖고 있으면 내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그 무엇이라도 해결할 수 있다.“
이제는 그 돈마저 실물이 아닌 통장에 찍힌 숫자로 갈음되고 우리는 플라스틱 쪼가리로 해결한다. 그 플라스틱 쪼가리의 이름은 신용카드다.
신용... 믿음...
이게 우리가 "돈"에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근원적인 이유다.
그렇다면 "돈"을 번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누군가 나에게 "돈"을 지불한다는 것은 적어도 그 "돈"의 액면가, 그 이상의 가치를 내게서 가져갈 수 있다는 믿음의 표현이다.
그것이 공산품일 수도 있고, 서비스일 수도 있다. 때로는 손으로 만질 수 없는 말 몇 마디일 수도 있다. 가수는 노래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대가를 받는다. 농부는 농사를 지어 먹거리를 대주고, 제조업자는 생산을 통해 물건을 제공한다. 그 모든 거래는 당연히 "돈"으로 이루어진다.
눈에 보이든, 귀에 들리든 상관없이 다른 이에게 가치를 건네주면 상대방은 나에게 그 대가로 "돈"을 지불한다.
"돈"을 번다는 것은 바로 가치와의 교환을 의미한다. 이게 내가 생각하는 "돈"을 번다는 것의 의미다.
서론이 아주 많이 길었다.
이 책 “20부자가 20청춘에게”는 명로진 작가의 2013년 첫 책이라고 한다.
서른 권 넘는 책을 써온 명로진 작가에게 이 책은 어떤 의미일까?
이 책은 스무 명의 부자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스무 명의 부자는 워낙 유명한 이들이다. 우리가 적어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부자들, 그들의 "돈"에 대한 철학을 풀어낸 책이다.
“리자청, 조지 소로스, 조앤 롤링, 리처드 브랜슨, 오프라 윈프리, 이병철, 존 록펠러, 정주영, 앤드류 카네기, 마쓰시타 고노스케, 칼리 피로리나, 이본 취나드, 하워드 슐츠, 잭 웰치, 빌 게이츠, 워렌 버핏, 스티브 잡스, 스티브 김, 손정의, 샘 월튼“이 20대 청춘에게 이야기한다는 의미다.
사실 부자 수준을 넘는 엄청난 부를 갖게 된 이들은 부자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미 전설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이들의 첫 번째 특징은 스스로 부를 일군 사람들이다.
부모 잘 만나서 어마어마한 부를 물려받은 이들이 아니라 찢어지게 가난한 시절을 겪으며 스스로 "돈"을 벌어서 부자가 된 사람들을 모아 구성했다.
우리나라 개천에서 용 난다라는 옛 속담을 실천하고 증명한 이들의 이야기다.
언제부턴가 우리는 이제는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세상에는 여전히 개천에서 나서 용으로 승천한 사람들이 많고, 지금도 여전히 용으로 날기 위해 몸부림치는 사람들이 있다.
어쩌면 부자가 되는 방법은 수도 없이 많은가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스무 명의 부자들 중에서 마치 지도를 보고 가듯 똑같은 길을 똑같은 방법으로 걸어서 부를 일군 사람은 없다.
매일 매시간을 쪼개고 쪼개서 스스로를 갈고 닦은 사람도 있고, 그냥 재미있고 좋아하는 일을 했더니 "돈"이 따라왔다는 이도 있으며, 다른 사람과의 경쟁을 통해 성공한 지독한 승부사도 있다.
거창하게 세상을 바꾸겠다는 목표를 가진 사람도 있고, 그냥 자신의 일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며 충실하게 살아온 이들도 있다.
돈벌레라는 손가락질을 받으며 돈을 번 사람도 있고 때로는 악랄한 이기주의자라는 평가를 받는 사람도 물론 있다.
그런데 이들의 공통점이 딱 하나 있다.
"돈"을 벌고 난 후의 모습은 대부분 비슷하다.
그토록 어렵게 번 "돈"을 어떤 형태로든 사회에 환원한다. 기부단체를 설립한 이도 있고, 직접 기부한 사람도 있다. 최첨단 과학에 투자하거나 지구 환경을 지키기 위한 사업을 한다.
멋지다. 이게 부자가 아름다운 이유일 것이다.
부자가 아닌 사람들은 상상도 하지 못할 일들, 그토록 엄청난 가치가 있는 일에 그들은 그 "돈", 그 피같고 금쪽같은 "돈"을 아낌없이 쏟아 붓는다.
매슬로우의 인간의 욕구 5단계에 의하면 부자들은 가장 높은 단계인 <자아실현>의 단계에 해당하는 욕구를 충족하고 있는 것일 게다.
그들의 <자이실현>욕구는 1단계 생리적 욕구나 2단계 안전에 대한 욕구조차 위협받는 이들에게 그 최소한의 욕구를 이룰 수 있는 발판이 되고 있는 것 아닐까?
이 책에서도 꽤 많은 곳에 밑줄을 그었다.
그 중에서 지금 딱 떠오르는 것...
이 책에서 말하는 20대 청춘들뿐만 아니라 부자를 꿈꾸고, 성공을 꿈꾸고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싶은 모두에게 꼭 필요한 말이 아닐까 싶다.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당장 나 자신에게 꼭 필요한 말이다.
열아홉번째로 소개한 부자 손정의 편에 나오는 말이다.
[“끝에서 시작해서 다시 앞으로 가라” 인생에서 원하는 목표를 먼저 만들어 놓고 거기부터 시작하라는 것이다.]
가만있어보자. 내 목표가 무엇이더라?
그게 무엇이었든 이 책을 덮으며 목표 하나 추가한다.
“부자가 되자. 돈 때문에 불편해지는 삶은 이제 그만 끝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