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공감 진솔한 교감 -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현장 프레젠테이션 스토리
석훈 지음 / 마인드북스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유쾌한 공감 진솔한 교감 -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현장 프레젠테이션 스토리

석훈 (지은이) | 마인드북스 | 2012-11-28

작가의 친필 사인을 담아 책을 들고 왔다.

노란색 간지에 진짜 간지나는 작가의 친필 사인이다!

사실 이 책을 펼쳐들기 전까지는 오해를 하고 있었다.

그냥 적당한 프리젠테이션 기법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했다. 표지에 흰색으로 쓰인 [PRESENTAION]이라는 글자 때문이리라.

저자 석훈은 현재 농협생명에서 근무 중이며, 사내외 강의도 하고 외부 강사 섭외도 하는, 직장인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 전문가다.

이 책에서는 프리젠테이션 요령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처음부터 끝까지 파워포인트 캡쳐 화면은 절대 등장하지도 않는다.

맨 마지막 장의 [깨알같은 어드바이스]에서 파워포인트 슬라이드 쇼 중에 쓸 수 있는 단축키 [b]와 [w] 만 알려준다.

작가 자신의 현장 강의 경험을 살려, 많은 사람 앞에서 특정 주제로 일정한 시간동안 말을 해야 하는 사람들을 위한 조언집이다.

생각해보니 내가 처음 강의라는 걸 했던 게 1990년 가을쯤이었던 것 같다.

여학생 한 명 달랑 앞에 앉혀놓고 사시나무 떨듯 떨어가며 이야길 했다.

여학생은 그런 내 모습이 안타까웠던지 들고 온 보온병에서 따뜻한 차를 따라 건네주기까지 했다.

결국 30분도 못 채우고 뛰쳐나간 기억이 난다.

그렇게 강의라는 걸 시작한지 벌써 20년을 훨씬 넘겨버렸다.

간간히 읽었던 강의 기법 관련 책들이 몇 권 있었다.

조벽 교수의 책부터, 제법 유명한 외국 번역서에 이르기까지...

그렇게 읽은 책에서 나도 모르게 많은 부분을 배웠고, 지금 강의에서 써먹고 있을 것이다.

이 책, [유쾌한 공감 진솔한 교감]은 두껍지 않아 읽는 데에도 큰 부담이 없다.

게다가 저자의 경험담이 마치 나의 예전 모습을 보는 것 같아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했다.

강의를 하면서 나도 모르게 몸에 밴 제법 효과가 좋은 습관들...

우선, 나는 강의를 할 때, 무조건 한시간 정도 일찍 도착한다. 아무리 늦어도 삼십분 전에는 도착한다.

배가 고파도 강의 전에는 음식을 먹지 않는다.

강의실에는 꼭 수강생보다 먼저 들어간다. 이리저리 둘러보고 수강생 자리에도 앉아본다.

나는 강의를 하면서 이리 저리 왔다갔다 한다. 너무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강의 시작 전 강사 소개를 할 때, 가장 멀리 있는 사람과 눈을 맞추고 인사를 한다.

강의 중에는 수강생 몇 명과는 꼭 눈을 맞춘다.

강의가 끝나면 모든 수강생이 강의장을 빠져나간 후에 제일 마지막으로 나가며 강의실 문을 닫는다.

이 중 몇가지는 상황에 따라 지켜지지 못하는 것들도 있지만, 꼭 하는 습관이다.

막연하게나마 이런 게 어떻게든 효과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귀찮아서 자료를 찾아보지는 않았다.

이 책을 읽다 보니 내가 하고 있는 이런 습관들이 어떤 효과가 있는지 알게 되었다.

이것만으로도 저자에게 땡큐~ 인사를 날려야겠다.

내가 생각하는 강사의 본분은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이 절대 아니다.

강사는 "필요한 것을 찾아서 전달하는 사람"이다.

필요한 것을 얼마나 잘 찾는지, 그것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어떤 방법을 사용할 것인지, 정말 잘 전달되고 있는지, 마지막으로 수강생들이 잘 전달받아서 챙겨 가는지... 이 모든 것을 꼼꼼하게 확인하고 챙기는 것이 바로 강사가 해야 할 일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역시 몇 군데 밑줄을 그었다.

딱 두가지만 적어보자면...

86페이지에서 난 이 부분에 밑줄을 그었다.

하지만 잘 모르면 잘 모른다고 말해야 한다. ‘모른다.’라고 하면 크게 문제가 생길 것 같지만 사실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사실, 강사 입장에서 모르는 걸 모른다고 말하는 건 꽤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나도 "모르겠습니다." 이 말을 당당하게 하는 데에는 거의 십년이 걸린 것 같다. 그 말을 내뱉으며 머릿속은 아득해졌는데...

정말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수강생들이 화를 내지도, 강의가 끝나버리지도 않았고 심지어 강의 후 "좋은 강의 고맙습니다." 인사까지 받았다. 솔직한 게 최고다.

마지막으로 196페이지에는 이런 문구가 있다.

참가자들은 보다 수준 높은 강의를 들을 권리가 있는 사람들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예전 대학 강의를 주로 할 때 학생들에게 이런 말을 참 많이 했었다.

"여러분은 비싼 등록금을 내고 이 자리에 앉아 있습니다. 저는 얼마가 되었든 강의료를 받고 이 자리에 서 있습니다.

돈을 사용하는 모든 집단에서 돈을 지불하는 쪽은 갑이라는 위치를 갖습니다.

돈을 냈으므로 만족스러운 강의를 들을 권리가 있습니다.

강사는 돈을 받았기 때문에 그만큼 강의를 해야 하고요.

물론 강의를 열심히 들어야 할 의무도 있습니다. 원래 계약에서 갑은 을이 수행할 업무를 적극 협조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거든요."

이 책은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나도 대략 두어시간 정도만에 다 읽었다.

만일 대중 앞에서 이야기를 해야 하는 상황을 처음 맞닥뜨린 이가 있다면...

이 책은 분명 우황청심환보다 좋은 효과를 내줄 것이다.

내가 붙인 이 책의 별명!

우왕!!!청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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