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 파월의 실전 리더십
콜린 파월 & 토니 콜츠 지음, 남명성 옮김 / 샘터사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미국이라는 나라는 어떤 나라일까?
여전히 아메리칸드림이 유효하고 누구에게나 기회가 열려있는 나라일까?
2013년 현재 미국은 여전히 세계 곳곳에 영향력을 발휘하고 미국의 기준을 표준이라고 들이밀고 있다. 그런데...
그들이 말하는 표준은 공정하지 않다. 그리고 너무나도 지독하게 돈으로만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 금융제국이 조금씩 삐걱대는 파열음을 듣게 된다.
미국으로 이민 간 친척들은 치과 치료를 받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다.
적어도 내가 어릴 적 듣던 꿈꿀 수 있는 나라의 모습은 아니다.

 

그런데 그런 미국이 여전히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이유는 무얼까?

 

어쩌면 미국은 아주 심각할 정도로 자국우선주의, 아니 어쩌면 지독한 국수주의로 똘똘 뭉친 나라가 아닐까 싶다.
그런 미국이 여전히 강대국인 이유를 내 나름대로 말하자면, 누구나 원하면 미국의 시민이 될 수 있는 원칙 때문이 아닐까 싶다.
현재 미국이라는 나라는 말 그대로 온 세상 모든 인종들이 다 모여 구성하고 있다. 나 역시 그들이 제시하는 조건만 충족할 수 있다면 언제든 미국 시민이 될 수 있다. 그렇게 전 세계에 미국시민이 될 수 있는 문을 열어두고 있다는 점이야 말로 미국이 가진 가장 큰 힘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펼쳐든 책, <콜린 파월의 실전 리더십>의 저자이자 미국의 대표적인 군인인 콜린 파월 역시 이민자 출신이다. 그의 부모는 미국으로 이민을 했고, 그 역시 청년 시절에는 허드렛일을 하던 이민 2세대일 뿐이었다. 더구나 그는 육군사관학교 출신도 아니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무료대학인 뉴욕시립대학을 다녔고, 그곳에서 ROTC로 군인의 길에 들어선 인물이다. 그런 그가 지금은 미국의 군, 정계를 아우르는 대표적인 인물이 되었다. 말 그대로 입지전적인 인물이 된 것이다. 게다가 그는 흑인이다!
지금 미국의 대통령 역시 흑인이다. 바로 이것이 지금의 미국이 여전히 힘을 갖는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콜린 파월이 자신의 경험을 담아 쓴 리더십에 대한 이야기다.
내가 느낀 가장 큰 특징 하나.
이 책에서 저자는 자기가 무조건 옳다고 큰소리치지 않는다. 책 앞머리에 저자 스스로 밝혔듯이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몇 가지 원칙을 소개하며 거기에 자신의 경험을 담았다.
나 역시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슬로건, 그리고 왜 그래야 하는지를 자신이 겪은, 아니 미국과 미국의 정치적 우방과 적국들이 겪은 역사적 사실들을 들이대며 이야기한다.
그 자신이 이 원칙들을 적용하며 군 생활을 했고, 정치를 했으며 국제무대에서도 활동했다고 하니 어설프게 개인이나 작은 공동체 수준에서 겪은 경험을 갖고 반박할 수도 없을 것 같다.

 

우리가 읽는 대부분의 자기계발서에 등장하는 인물들로는 감히 맞대볼 수조차 없는 이름들이 수두룩하게 나온다. 미국의 대통령, 의회의원부터 세계 각국의 정상들, 영국왕실, 사우디의 왕까지 말이다. 게다가 그의 선택은 엄청난 결과를 가져오는 것들이었다. 후세인을 제거하기 위해 벌인 전쟁, 소말리아 내전 같은 엄청난 인명 살상을 불러온 비극에서부터 나라 사이의 외교적인 사건까지 말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내 입장에서는 저자의 경험이 워낙 거대한 것들이라 그다지 피부에 와 닿지 않았다.

 

그런데 저자 역시 인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저자 자신도 실수를 했었으며 매일이 두렵다고 했고 잘못된 선택으로 엄청난 고통을 겪기도 했다는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리더십을 이야기하는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오히려 웬만한 정치, 첩보물 소설을 읽는 기분이 들었다. 그런 엄청난 일을 책임져야 하고 결정해야 하는 위치에 서면 그로 인한 스트레스는 과연 얼마나 클까?
그런데 그가 그런 일을 하면서 결정을 내려야 할 때 결정적인 기준이 되어준 것들은 모두 우리가 알고 있는 지극히 상식적인 것들이라는 사실도 재미있다.

 

책 내용 중에는 한국 사람인 내 입장에서는 쉽게 동의할 수 없는 부분도 있었고 책을 마무리하는 뒤쪽에서는 ‘이런 내용을 꼭 넣어야 했나?’라는 생각이 드는 부분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미있다는 점, 더불어 옛 어른들의 말씀은 틀린 것 없다는 사실을 상기하게 된 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은 값은 되는 것 같다.

 

이 책에서 내 눈길을 끌었던 첫 번째 문장은 이것이다.
“당신 행동의 이유가 당신의 외부에 존재한다면 그건 이유가 아니라 핑계다.”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왜 이 일을 했어?” 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이유를 나 아닌 다른 곳에서 찾아야 한다면 그건 잘못된 일이라는 말이다. 잘못된 일이 아니라면 다른 곳에서 이유를 찾아야 할 필요가 없을테니 말이다. 그리고 그렇게 다른 곳에서 이유를 찾는다면 그건 ‘내가 했지만 내 탓이 아냐’라고 말하려는 핑계일 뿐이다.
또 하나.
전장에서 지휘관이 있어야 할 자리는?
정답은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으면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곳에서 가장 가까운 자리.

 

글쎄...
내가 뚜렷하게 리더라는 자리, 나 이외의 다른 사람들을 부리면서 성과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 자리를 차지할 일이 있을지는 모르겠다. 일단 내 성격 자체가 그런 자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하지만 만일 내가 그런 자리에 앉아야 한다면 그 땐 이 책을 꺼내서 다시 한 번 꼼꼼이 읽어보게 될 것 같다.

 

아! 한 가지 쬐금 재수 없는 점.
저자 스스로 자신이 너무도 중요한 일을 처리하는 자리에 있었던 사람이라는 사실을 뚜렷하게 알고 있고 그런 점에 어마어마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걸 책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엄청난 자부심.
재수 없다고 표현한 건 어쩌면 부러움일 테고, 그런 자부심 가질만한 사람이라는 건 인정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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