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페이지로 자서전쓰기
송숙희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모닝페이지로 자서전쓰기 - 송숙희 랜덤하우스 

얼마전 토즈라는 곳에서 송숙희님이 주관하는 ‘글쓰기 교실’을 연다는 안내메일을 받았다.
시간도 맞을 것 같고 평소에 관심이 있던 분야라 신청을 했고 결과는 통과였다. 그래서 카페 가입도 하고 진행과정에 대한 안내도 받았다.
그러던 중에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발생해서 단 한 차례도 참여하지 못하고 불참하게 되었다는 메일을 보내게 되었다.
주최하시는 쪽에도 송구한 생각이고, 나 역시 무척 아쉽고 안타깝다.

이런 과정에서 네이버에 있는 “빵굽는 타자기”라는 카페를 알게 되고 회원가입을 했다.
어느 날 대문에 뜬 안내글을 읽었다.
리뷰 이벤트를 진행한다는 정보였다.
재빠르게 가서 리뷰를 신청했고, 이 책을 받게 되었다. 

이 책의 제목에 쓰인 “모닝페이지”는 원래 줄리아 카메론이라는 작가가 쓴 ‘아티스트 웨이’라는 책에 등장하는 내용이다.
매일 아침 시간을 정해서 일정 분량의 글을 쓰고 하루를 시작한다는 뜻을 가진 말이다.
몇 년 전, 아티스트 웨이를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남들은 특별하게 받아들여졌을지 모르지면 나는 그 책의 본문 중에 있는 이런 문구가 기억에 남는다.

“하지만 피아노를 잘 치게 될 때쯤에는(또는 연기를 잘 하고, 그림을 잘 그리고, 멋진 소설을 쓸 때쯤에는) 제가 몇 살이 되는지 아세요?”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런 노력을 하지 않아도 그 나이가 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그러니 이제 시작해보자.“

이 책을 읽고 얼마 후 나는 어릴 적의 꿈이었던 글쟁이, 또는 작가라는 이름을 내 것으로 만들자고 작정을 했다. 그리고 꾸준히 조금씩 글을 쓰고 있다.


모닝페이지로 자서전쓰기는 위에 소개한 “아티스트 웨이”의 자서전을 조금 다르게 응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들려주고 싶은, 남들에게 기억되고 싶은 이야기를 완성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자주 듣게 되는 단어가 있다.
“스토리텔링”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하는 것, 또는 그 과정을 의미할 이 단어가 앞으로 살아가야 할 미래, 우리의 현실이 될 그 날을 위한 키워드라고 말한다.


어릴 적부터 우리는 할머니의 무릎을 베고 누워 옛날이야기를 듣고 자랐다.
우리가 들었던 이야기들은 항상 똑같다.
“옛날 옛날에~”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주인공이 구구절절한 위험과 역경을 온몸으로 받아내고 결국에는 “~행복하게 살았대.”로 끝을 맺는다.
그 이야기에 눈물도 빼고 콧물도 빼면서 빠져들었다.


가끔 이런 말을 듣는다. 아니 가끔은 직접 하기도 한다.
“내가 살아온 이야기를 책으로 쓰면 장편 대하소설이 된다.”
실제로 우리는 스스로 생각하기에 굽이치고 돌고 도는 삶을 살아왔고 살고 있으며 살아갈 것이다.


이 책은 바로 그 이야기, 나만의 “장편 대하소설”을 쓰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1. 스토리에이지 - 이 세상 모든 성공은 이야기로 통한다.
2. 스토리마이닝 - 삶의 곳간에서 이야기 소재 찾는 법
3. 스토리텔링 - 바이러스처럼 유포되는 이야기 만들기

이렇게 크게 세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있다.


왜 우리가 책을 써야 하는지에 관한 부분에서 시작하는 이 책은 이야기를 하기 위한 방법과 보다 엣지있는 책을 위한 멋진 스토리텔링의 방법을 이야기한다.
또한 이야기를 남들에게 들려주는 방법까지 친절하게 제시하고 있다.


쉽게 재미있는 다양한 사례를 들려주며 내게 귓속말을 한다.
“자. 이제 너의 이야기를 해봐. 네가 어릴 적에는 어떤 꼬마였는지, 학창시절과 연애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겪었던 그 굽이치는 삶의 흔적들을 들려줘.”라고 말이다.


지금은 단순하게 읽기만 하는 책의 시대는 분명 아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내 딸의 교과서를 들춰보면 공책이 필요 없는, 직접 필기를 할 수 있도록 편집되어있다.
과목별로 공책을 하나씩 사야했던 나의 어린 시절과는 천지차이이다.


이 책 역시 그렇다.
제법 두툼한 책은 사실 한 권의 책이 아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한 권의 책 ‘모닝페이지로 자서전쓰기’와 한 권의 노트 ‘모닝페이지로 자서전쓰기-자서전이 완성되는 352가지 질문 리스트’를 따로 만들어서 둘을 하나로 합친 다음 그 것을 또 다른 하나의 표지로 덮은 책이다.
둘을 분리하면 따로 들고 다닐 수도 있다.
특히 ‘352가지 질문 리스트’는 다이어리처럼 들고 다니면서 짬짬이 질문을 완성한 후에 그걸 기본 자료로 삼아서 살을 붙이는 과정을 거치면서 자연스레 하나의 ‘자서전’이 완성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그래서 굵은 만년필에 붉은 잉크를 채워 밑줄을 긋게 만든 구절을 소개하겠다.

눈만 뜨면 어딘가에 페인트를 칠하는 페인트공에게 묻는다. “무슨 재미로 페인트를 칠해요?” 그는 질문이 반갑다는 듯 대답한다. “지구의 한 모퉁이를 칠하고 있거든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남자와 여자가 만나서 새로운 가정을 꾸리는 것은 인류의 역사를 만드는 일이다.
하지만 그 역사를 이루는 과정에서 또 다른 아픔이 있고, 그 아픔으로 깨어지는 가정이 생긴다.
사실, 깨어지는 가정의 대부분은 ‘심각한 오해’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오해는 불신을 낳고, 불신은 믿음을 배반하게 된다.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면서 맞닥뜨리는 무수히 많은 사건, 사고와 함께 사람이 겪는 비극은 모두 이 ‘오해’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른다.
수만 년을 이어온 인류의 역사는 어쩌면 그 오랜 기간 동안 함께 했던 남자와 여자의 오해로 쌓아올린 벽의 역사일지도 모른다.
천천히 쌓여가는 오해의 벽이 서로를 바라볼 수 없는 높이까지 올라가면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것이다. 

오해는 풀어야 한다. 남자와 여자의 오래된 오해의 벽을 허물어야 한다.
그것이 오늘도 도장을 찍고 판사 앞에서 갈라서는 ‘이혼’이라는 이름을 선택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나에게서 떠난, 아니 내가 떠나버린 아이엄마에게 이 글을 선물하고 싶다. 비록 인연이 짧아 오래 함께 하지는 못했지만... 

어쩌면 이 글은 이혼한 전 아내에게 하는 나의 구차한 변명일 수도 있을 것이다.
========================================================================= 
2009년 여름, 공식적인 통계수치는 이혼율이 54%라고 보고하고 있다. 더불어 서울, 경기, 인천 지역의 이혼율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한다.

혼례를 치르는 것은 인류의 역사를 이어가는 성스럽고 의미 있는 행사이다. 그런데 그렇게 혼례를 치른 100쌍 중에서 54쌍이 다시 남남이 된다고 한다.
우리나라 역시 인구증가율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고 한다. 그 이면에는 분명 이혼하는 가정이 한몫 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이혼을 결정하는 과정에는 누구도 개입할 수 없다. 당사자가 아니면 그 부부를 제대로 이해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홧김에 하는 이혼이든, 오랜 기간 고민 끝에 내린 이혼이든, 이혼을 하게 되면 그 전에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무수히 많은 문제가 앞을 막아선다.
사실 이혼을 하게 되면 이혼을 하는 순간부터 상상하지 못했던 장벽이 앞을 막아서게 되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이 없다.
나 역시 이런 이야기를 들어보지 못하고 이혼을 하게 되었고, 부딪히면서 깨지면서 후회를 하기도 하고 이를 악물기도 한다.
나의 경험이 다른 누군가에게 조언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스타트 신드롬 - 행복한 시작을 위한 심리학
김진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스타트 신드롬 - 김진세 / 위즈덤 하우스

[행복한 시작을 위한 심리학]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는 스타트 신드롬, 저자인 김진세는 여성 심리와 스트레스에 관한 전문가라고 한다. 저자의 소개에는 여자보다 더 여자의 마음을 잘 아는 정신과 전문의로 알려져 있다고 적고 있다.
여자보다 더 여자의 마음을 잘 알면...
흠, 나 같으면 카사노바가 될 꿈을 꾸게 될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무엇인가 새로운 시작을 할 때 겪게 되는 심리적인 고통과 그 고통을 피하려는 갖가지 증상을 다루고 있다.
우선, 크게 네 가지 분야를 정해서 각각의 경우에 해당하는 사례를 간략하게 소개하고 적절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형태로 구성되어있다.

성격, 사랑, 관계, 일...
생각해보니 한 사람에게 있어서 위의 네 가지 분야에서 성공적이라면 그 삶이 그다지 불쌍하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 몇 가지를 꼽자면...
우선, 부드럽고 속삭이는 느낌이 드는 가벼운 문체로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책 어디를 펼쳐봐도 강하게 주장하거나, 목소리 큰 느낌이 드는 문장이 없다.
그냥 편하게 들을 수 있는 목소리 좋은 선배의 이야기 같은 느낌...

게다가 저자가 겪은 다양한 사례를 적절하게 소개하는 형식이다 보니 공감대의 형성도 쉽게 이루어지는 것 같다.
아마도 저자가 소개하는 사례들은 저자가 경험했던 다양한 사례의 특징을 가상의 인물의 성격으로 묘사한 것 같다.
하지만 기본적인 특징이 뚜렷하다보니 나, 또는 내 주위의 어떤 사람과 쉽게 연결시킬 수 있다. 그러니 책을 읽는 데에 몰입이 잘 된다.

이 두 가지 특징이 이 책의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생각된다.
장점으로는, 편하고 쉽게 읽히고 공감이 잘 된다는 점이다. 당연히 책장도 잘 넘어가고 편하게 읽을 수 있다.
그로 인해 ‘아, 내가 갖고 있던 고민이 이런 요인이 있어서 그렇구나. 나도 그다지 어렵지 않게 극복할 수 있겠네.’ 또는 ‘음, 알고 보니 이런 거였군. 그렇다면 나도 시도를 해볼까?’와 같은 결심을 하는 데에 분명 도움이 된다.
나도 이 책을 읽으면서 몇 몇 부분에서 크게 공감하게 되고 밑줄까지 긋게 되기도 했으니 말이다.

그런데 정작 아쉬운 것은 위에 언급한 이런 부분이 다른 한 편으로는 단점이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아마도 이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마음 편하게 읽고 심리적으로 큰 부담을 느끼지 않았으면 하는, 배려의 마음에서 가능한 한 딱딱하지 않고 심각하지 않게 글을 풀어쓴 것 같다. 그리고 그런 저자의 마음 씀씀이가 곳곳에서 드러난다.
문제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문제가 무엇인지’하는 부분과 해결하고 싶다는 욕구는 충분히 이끌어내는데 반해 그 해결책으로 내놓은 부분이 약하다는 생각이다.

[이러저러한 문제가 있습니다. 당사자는 너무 힘들고 고민이 됩니다. 성격마저 부정적이 됩니다... 그런데 사실 그런 문제는 크든 적든 누구나 겪는 것입니다. 너무 심각한 고민은 오히려 독이 됩니다. 마음을 편하게 하시고, 현재 처한 상황을 조금 긍정적으로 바라보도록 하세요. 사실 당신이 갖고 있는 문제는 당신만의 문제는 아니니까요. 그리고 해결책은 그다지 먼 곳에 있지 않습니다. 단지 보는 관점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훨씬 좋아질 수 있습니다. 혹시 아무리 하려고 노력해도 안 된다면, 전문가의 상담과 함께 적절한 약물을 복용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됩니다.]
이 책의 전반적인 논조는 바로 위의 글과 같다.
따라서 책을 읽다보면, ‘내가 갖고 있는 문제가 그렇게 심각한 것은 아니고,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자연스러운 증상이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해결을 위한 조언이 너무 피상적이지 않나 싶다.

만일 해결을 위한 조언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해주었다면 어땠을까 싶다.
가령, [새로운 직장에 적응하기 위한 3주간의 훈련] 뭐, 이런 식의 제목에 날짜 별로 시도해 볼 다양한 방법들을 알려준다던가, [나쁜 남자에게 끌리지 않기 위한 자가 진단법 - 나는 나쁜 남자의 먹이가 되기 쉬운 타입인가?] 이런 식의 제목과 함께 자가 진단을 위한 문항을 나열하고 점수 별로 구체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와 같은 조언도 함께 있었다면 실생활에 응용을 할 수 있는 구체적인 지침서가 되지 않았을까 한다.

이 책을 읽으며 눈에 띄는 몇 가지를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관계에 관한 소개에 나오는 분노조절에 대한 부분에 분노를 관리하기 위한 네 가지 검토 항목이 나온다.
중요한가, 정당한가, 변경가능한가, 가치가 있는가...
이 네 개의 질문 중에서 하나라도 ‘아니오’에 해당한다면 분노를 가라앉히도록 하자. 뭐 이런 이야기이다.
그리고 에필로그에는 처음 걸음을 걷게 되는 아기에 대한 이야기가 짤막하게 등장한다. 그런데 여기서 저자의 유머러스함을 엿보게 된다.
“한걸음 떼었다고 생각하는 순간, ‘꽈당’하고 넘어지고 맙니다. 그리고 아기는 생각하지요. ‘젠장, 다시는 걷지 말아야지.’”
이 글을 읽으면서 떠오른 그림은, 퉁퉁한 아기 하나가 책상다리로 앉아서 얼굴 잔뜩 찡그리고 얼굴이 벌게지는 그런 모습이다.

각 장 별로 저자는 자신이 경험한 스타트 신드롬을 간략하게 적었다. 전문가 역시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그런 ‘스타트 신드롬’을 겪고 있으니, 우리의 고민은 지극히 정상적이라는 그런 메시지일까?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평소에 심각한 문제라고 고민하던 것들이 사실은 나만의 문제도 아니고 평생 해결할 수 없는 기질적 문제가 아닐 수 있다는 자각과 함께 조금만 노력하면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조언과 응원의 메시지로 가득하다는 것이다.

가까운 책장에 잘 꼽아두고서, 가끔 힘겹거나 고민되는 일이 있을 때, 그냥 아무 곳이나 펼쳐들고 편하게 읽다보면 저자가 옆에서 말을 걸어오지 않을까 싶다.

“당신, 그렇게 힘들어 하지 않아도 되요.
자, 따뜻한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천천히 그 힘든 짐을 내려놓으세요.” 

(이 리뷰는 이글루스 레츠리뷰에 선정되어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별 없는 아침
린우드 바클레이 지음, 박현주 옮김 / 그책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이별없는 아침 (No time for goodbye) - 린우드 바클레이, 김현주 역 | 그책 

이 책의 표지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있다. “오늘 아침, 나의 가족이 사라졌다.”
오호, 충분히 호기심을 자극한다.
책은 진작 주문해서 책꽂이에 꼽아두었는데, 다른 일이 있어서 억지로 밀어두고 있었다. 그리고 지난 밤, 책을 펼쳐들었다. 두께가 제법 두툼하다.
처음 몇 페이지에 걸쳐 여주인공 신시아의 가족이 갑자기 사라진 그 날의 아침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야기는 다시 25년을 건너 뛰어 테렌스 아처와 결혼한 신시아, 그리고 그 둘 사이의 딸 그레이스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제 성인이 되어 한 가정을 꾸린 신시아, 하지만 그녀에게 어린 시절, 그 가족이 사라진 사건은 풀리지 않는 응어리가 되어있다. 그녀는 성인이 되었지만 어릴 적 살던 집에서 그렇게 먼 곳으로 이사를 가지도 못한다. 전화번호도 함부로 바꾸지 못한다. 25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났지만, 그래도 언젠가 불쑥 사라진 그녀의 아빠와 엄마, 오빠가 돌아올지도 모르기 때문에...
혹시 잠깐이라도 외출을 하려면 사랑하는 딸에게 쪽지를 남기는 그녀의 엄마, 하지만 그 날, 온 가족이 사라지던 그 날에는 그 쪽지마저 남아있지 않았다.
아무런 흔적도 없이, 마치 원래 그랬던 것처럼 그녀에게서는 가족이 사라졌었고 그 기억은 여전히 그녀를 놓아주지 않고 있다.

고등학교 교사인 남편과 시간제로 의류매장에서 일하는 아내, 경제적으로도 풍족하지 않지만 그래도 검소하게 살아가는 지극히 평범한 한 가족이다.
초등학생인 그레이스에게 무슨 일이 닥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그건 어쩌면 어린 시절 겪었던 그 사건이 다시 재현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공포심에서 기인하였을 것이다.

어느 날, 그들의 주위에서 어쩌면 사소하고 어쩌면 큰 의미를 갖는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전화, 우체국 소인이 찍히지 않은 우편물, 부엌에 놓인 아버지의 모자...
이제 그토록 신시아를 사랑하는 남편 테렌스 아처마저 그녀를 의심을 하기 시작한다.
이야기는 여주인공인 신시아가 아닌 그녀의 남편 테렌스 아처의 시각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그녀가 받은 우편물은 오랜 세월동안 버려진 채 호수처럼 변해버린 채석장에서 그녀의 가족을 찾아보라는 친절한 내용을 담고 있다.
경찰과 함께 찾아간 그 곳에서 그녀는 25년간 물속에 잠겨있던 엄마의 차, 그리고 유골을 발견한다. 엄마와 오빠의 유해...
무언가 진실이 밝혀질 순간이 오려하면 벌어지는 살인사건, 그녀의 이모, 그리고 25년이 지난 사건을 파헤치던 사설탐정이 죽는다.

열네 살 어린 딸 하나만을 남겨두고 사라진 가족의 의문이 밝혀지는 그 순간, 25년 동안 절대 알 수 없던 진실이 그녀를 아프게 한다.

가족이라는 단어가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이 모조리 거짓일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책이 “이별없는 아침”이다.

어쩌면 너무도 흔한 주제, 주위에서 많이 보고 듣는 이야기...
이 책의 저자, 린우드 바클레이에게는 이런 평범한 주제를 이용해서 장편 소설을 만들고, 읽는 이로 하여금 빠져들게 만드는 힘이 있나보다.
컬럼을 쓰며 글 쓰는 훈련을 했고, 이 책으로 장편 추리소설 작가로 인정받는 작가가 되었다고 한다.

‘도대체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은 뭐야?’,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려고 이러지?’라는 생각과 함께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궁금증이 결국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책을 끝내게 만들었다.

이 책 역시 언젠가 멋지게 영화로 탄생할 것 같은 느낌... 

(이 리뷰는 이글루스 레츠리뷰에 선정되어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피터 드러커, 마지막 통찰
엘리자베스 하스 에더샤임 지음, 이재규 옮김 / 명진출판사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피터 드러커, 마지막 통찰 (The Definitive Drucker) 엘리자베스 하스 에더샤임 / 이재규 역 / 명진출판 

이 책을 왜 읽게 되었을까?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이 책이 책꽂이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이유를 모르겠다. 나는 원래 이런 류의 책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당연히 내가 돈 주고 산 건 아니다. 어쩌면 누군가가 놓고 간 책이 내 책들과 함께 섞여서 오게 되었거나 뭐 그렇겠지.

평소에는 그냥 넘어갔었는데, 어느 날 이 책이 눈길을 끌었다. 어쩌면 이 책이 내게 말을 걸었을까? 이렇게 자리만 차지하고 있기 지루하니까 자기 좀 봐달라고?
그래서 꺼내 들고 표지를 들여다보다가 저자가 피터 드러커 자신이 아니라 엘리자베스 하스 에더샤임이라는 여성이라는 걸 알았다.

기업 및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전략 컨설턴트인 저자는 2004년 4월, 자신을 피터 드러커라고 소개하는 전화를 한 통 받게 된다. 그 전화 통화로 인해 저자는 피터 드러커를 가까이에서 취재하면서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2005년 11월, 피터 드러커가 95세의 일기로 눈을 감을 때까지 16개월간 인터뷰와 토론을 거쳐 모두 녹취되고 정리되었으며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이 책, 마지막 통찰이다.

사실 이 책은 줄거리를 소개하거나 내용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 별로 없다. 소설도 아니고, 특별한 이야기가 있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

읽으면서 눈에 띈 구절을 몇 개 적어보도록 하겠다.
18P에서는 인터넷이 바꾸어놓은 세상에 대해 꽤나 그럴듯한 현상을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데이트 상대방을 쇼핑하는 일(”이 남자 혹은 저 여자를 마이 카트에 넣으세요.“ 그리고 클릭하는 것)은 아미존에 들어가서 책을 한 권 쇼핑하는 것만큼이나 쉽다.
28P - 제 2차 세계대전은 군사적 역량으로 전쟁에서 이긴 것이 아니라 산업생산 능력을 기초로 승리한 최초의 전쟁이었다. 당시에는 산업생산 능력이 전쟁의 보조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가 주요 전쟁 수행능력이 되었던 최초의 시기였다.
32P - 21세기에 기업들은 레고 월드(Lego World)에서 경쟁한다.... 레고 조각들은 끊임없이 조립되고, 해체되고, 다시 조립된다.
* 레고는 덴마크 어로 ‘잘 놀다’라는 뜻이고, 라틴 어로 풀이하면 ‘하나로 묶는다.’는 뜻이다.

55P - 고객과 접촉하는 것이, 즉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당신 회사의 내일을 결정하는 출발점이다.
73P - 정보가 넘치는 오늘날 세계에서도 직접적이고 감정적인 정보는 여전히 중요하다.
107P - 혁신은 어제의 세계로부터 해방되는 것이며, 그리하여 우리는 내일을 창조할 자유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155P - “지멘스는 발전기를 발명했기 때문에 전차를 개발한 것이 아니다. 그가 발전기를 발명한 것은 전차의 등장을 예상했기 때문이다.”
209P - 사람은 자신이 수용하는 가치와 아이디어, 그리고 원칙에 부응하여 믿기지 않을 정도로 높은 성과를 산출한다.
250P - 드러커는, 지식은 당신이 기존에 하던 일을 좀 더 잘하도록 하는 것과 관련되기보다는 뭔가 다른 일을 하도록 촉진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278P - 사건들이 매우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한 가지 의사결정은 심지어 그것이 행동으로 옮겨지기도 전에 진부해질 수도 있다.
314P - (비록 완벽히 처리하지 못했다 해도) 올바른 일을 하는 것은 잘못된 일을 완벽히 처리하는 것보다 훨씬 더 우월하다.
321P - “사자는 아무리 배가 고파도 풀을 먹지 않는다.”
333P - 모든 CEO는 흔적을 남긴다.
339P - 회사에서는 누군가가 책임을 져야만 한다. 그것이 우리에게 CEO가 있는 이유이다.
346P - 성공적인 경력은 미리 계획되는 것이 아니라 관리되는 것이다.

이렇게 무수히 많은 이야기를 하기 위해 본문에서는 무수히 많은 사례들을 소개한다.
제약회사, 가전회사, 컴퓨터 회사...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그런 다국적 기업들 말이다.
그 모든 기업들의 실패와 성공, 그 이면에 숨은 교훈을 하나 하나 꺼내어 들려준다.

사실, 이 책은 그다지 재미없었고, 다 읽는 데 시간이 꽤 걸렸다.
거의 대부분을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보며 읽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마지막 장을 닫으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경영이라는 것이 기업에 국한된 것만은 아니다. 게다가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예전과 다른 직업가치를 요구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경영에 관한 이야기는 그대로 나의 삶을 통찰하게 하는 현대 철학이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